가장 완벽했던 날 찾아온 죽음, 그리고 테네시 주지사가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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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6-02-05 19: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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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국가 조찬 기도회 기조연설자로 나선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준비된 원고 대신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비극을 고백했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딸의 자살 시도, 파산 위기 속에서 만난 하나님과, 17년 전 교도소 사역에서 만난 래퍼 젤리 롤(Jelly Roll)에게 사면을 내리며 깨달은 '영원한 사면'의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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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리 주지사가 5일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 인간의 고통과 신의 구속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주지사는 죄수에게 자유를 줄 법적 권한, 즉 '사면권'을 가진다. 그러나 그 권력의 정점에 선 테네시 주지사 빌 리(Bill Lee)는 단상에서 이렇게 물었다. "지상의 사면이 인간의 영혼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가?" 그는 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가 조찬 기도회(National Prayer Breakfast)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래퍼 젤리 롤(Jelly Roll)과의 기막힌 인연을 소개하며, 인간이 줄 수 없는 '영원한 사면'에 대해 증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정관계 인사 수천 명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에서 빌 리 주지사는 예정된 연설자가 아니었다. 대타로 무대에 선 그는 정치적 수사나 거창한 정책 비전 대신, 자신의 인생을 할키고 간 처절한 비극과 그 속에서 피어난 회복의 서사를 담담히 풀어냈다.
가장 완벽했던 오후, 모든 것이 무너졌다
빌 리의 인생은 한 편의 영화보다는 잔혹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그는 25년 전 이 기도회에 처음 참석할 때만 해도 성공한 사업가이자 행복한 가장이었다. 아름다운 아내와 네 아이, 드넓은 농장까지, 남들이 부러워할 모든 조건을 갖춘 삶이었다. 7월의 어느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을 타고 있는 아내와 막내딸을 보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그 확신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멀리서 들려온 네 살배기 딸의 울음소리가 신호였다. 트럭을 몰고 달려간 현장에는 말이 쓰러져 있었고,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와 삶의 질서를 파괴했다.
상실의 여파는 참혹했다. 엄마를 잃은 아이들은 혼란에 빠졌고, 큰딸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총기로 자살을 시도했다. 기적적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가족의 영혼은 산산조각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마저 기울어 파산 직전에 몰렸다. 빌 리 주지사는 당시를 "인생의 나날들이 슬픔과 부서짐, 비탄의 장들로 채워졌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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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묘비 앞에 서 있는 빌 리 주지사 (AI생성사진)
묘비 앞에서 배운 인생의 우선순위
아내가 떠난 지 몇 달 후, 가족 묘지에 주문한 묘비가 도착했다. 인부들이 묘비를 세우고 떠난 뒤, 그는 홀로 켈틱 십자가 모양의 비석 앞에 섰다. 아내의 이름과 네 아이의 이름이 새겨진 차가운 돌을 어루만지며 그는 자신의 묘비가 설 자리를 바라봤다. 그때 죽은 아내가, 아니 하나님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깨달음이 뇌리를 스쳤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아주 적다. 우리는 오직 그 일들에만 집중해야 한다."
고통은 그를 껍데기뿐인 신앙에서 실재하는 신앙으로 이끌었다. 예수님은 단순한 지식의 대상이 아닌, 실제적인 치유자이자 구속주로 다가왔다. 그는 "사람이 부서진 만큼 온전함을 경험할 수 있고, 고통을 이해하는 만큼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역설적 진리를 체득했다.
그는 슬픔에 잠식되는 대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티의 고아원, 우간다의 난민 캠프, 그리고 교도소 사역지로 향했다. 타인의 고통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교육 개혁과 형사 사법 개혁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이 현장 경험 때문이었다. 정치인이 되기 위해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이들을 돕다 보니 주지사라는 자리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교도소의 소년과 주지사, 17년 만의 재회
연설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있었던 특별한 만남에 관한 이야기였다. 빌 리 주지사는 몇 주 전, 사면 심사를 위해 한 남자를 관저로 불렀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아티스트 젤리 롤(Jelly Roll)이었다.
주지사 집무실에 마주 앉은 젤리 롤은 빌 리에게 뜻밖의 말을 건넸다. "주지사님은 저를 기억 못 하시겠지만, 우리는 2008년에 만났습니다."
17년 전, 빌 리는 '멘 오브 밸러(Men of Valor)'라는 교도소 선교 단체의 초청으로 재소자들 앞에서 자신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간증했다. 당시 수감 중이던 젤리 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때 당신은 주지사가 아니었고, 저는 젤리 롤이 아니었습니다."
잘못된 길을 걷던 소년 수감자와 모든 것을 잃었던 사업가가 17년 후, 한 명은 사면권을 가진 주지사로, 다른 한 명은 사면을 기다리는 톱스타로 다시 만난 것이다. 빌 리 주지사는 이 극적인 재회가 "인생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빌 리 주지사는 젤리 롤에게 사면을 허가했다. 하지만 그는 청중들에게 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며 연설을 맺었다.
"제가 주는 사면은 지상에서의 사면일 뿐입니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근원적인 사면이 필요하다는 갈급함이 있습니다. 그 영원한 사면을 줄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입니다."
자신의 비극을 미화하지 않고, 성공을 자신의 공로로 돌리지 않는 그의 연설은 워싱턴의 아침을 묵직한 침묵과 감동으로 채웠다. 고통은 낭비되지 않았다. 그것은 누군가를 위로하고, 누군가를 용서하며, 마침내 구원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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