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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목사 (5) 백화점 흉내 내는 구멍가게의 필패... '영적 전문점'이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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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6-01-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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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6년 뉴욕지구한인목사회 신년 세미나에서 김기석 목사는 이민교회 목회자들에게 뼈아픈 현실 인식을 주문했다. 그는 대형교회를 '목회가 불가능한 CEO 구조'로 규정하며, 승자독식 사회에서 작은 교회만이 한 영혼을 '단독자'로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이 아닌 '영적 전문점'으로서 질적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도전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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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목사는 "작은 것은 현실적으로 고통스럽지만, 영적 심화의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AI사진)

 

"교인 수가 1만 명이 넘어간다? 저는 그건 목회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봅니다. 목회자는 설교자가 될 수는 있어도, 양들의 숟가락 개수까지 아는 '목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대형교회를 꿈꾸는 건 목회를 포기하고 CEO가 되겠다는 욕망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뉴욕의 겨울바람보다 매서운 구질의 공을 던졌다. 성장주의 신화에 젖어 규모의 논리에 압도당해 온 많은 이민 목회 현장에 던져진 묵직한 구질이었다. 지난 1월 15일, 한울림교회에서 열린 뉴욕지구한인목사회 주최 '2026 신년목회자세미나' 현장. 강단에 선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원로)는 작은 이민교회의 어려움을 어설프게 위로하는 대신, 목회의 본질을 수술대 위에 올렸다.

 

이날 세미나는 팩트와 통찰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대다수가 미자립 상태인 이민 교회의 현실을 두고 사회자가 "패배감과 무력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고 묻자, 김 목사는 "작은 것은 아름답다는 말은 현실에서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작은 것은 아름답지 않다, 아프다"

 

김기석 목사는 낭만적인 위로를 거부했다. 그는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인용하면서도 현실을 냉정하게 비틀었다.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우리는 크기에 압도당합니다. 현실적으로 작은 것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고통스럽고, 불편하고, 서럽습니다. 이것을 부정하고 '나는 작아도 행복해'라고 하는 것은 자기기만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루저(Loser) 의식'이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인정했다. 세상은 모든 것을 수치로 환원한다. 교인 수, 예산 규모, 건물 크기가 곧 목회의 성적표가 되는 세상에서 작은 교회 목회자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그러나 김 목사는 이 지점에서 시선을 '크기'에서 '관계'로 돌렸다. 목회란 한 사람의 성도와 전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그 영혼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돕는 '산파'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교인이 수천, 수만 명이 되면 담임목사는 관리자(CEO)가 될 뿐, 한 영혼의 숟가락 개수와 집안 사정을 살피며 기도하는 고유한 목회적 기능은 상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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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목사는 백화점이 아닌 '영적 전문점'으로서 질적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도전을 주었다.(AI사진)

 

붕어빵이 아닌 '단독자'를 만나는 특권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붕어빵 찍어내듯 획일화하려 합니다. 허먼 멜빌의 이야기처럼 말이죠.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는 모두 개별적입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의 특권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단독자'로 대할 수 있는 시간과 여백이 있다는 점입니다."

 

김 목사는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을 인용하며 메시지를 심화했다. 대추 한 알이 붉어지기 위해 태풍과 천둥과 벼락이 필요하듯, 한 사람이 여물어가는 과정에는 숱한 눈물과 시련이 있다. 대형 시스템 속에서는 '숫자'로 치환되어 보이지 않는 그 개인의 태풍과 천둥을, 작은 교회 목회자는 곁에서 지켜보고 함께 겪어낼 수 있다.

 

그는 이것을 "수적 성장이 아닌 영적 심화"라고 정의했다. 사람을 교세 확장의 도구로 보는 욕심을 버릴 때 비로소 한 영혼의 무게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대형교회 목회자가 구조적으로 가질 수 없는, 오직 작은 교회 목회자에게만 허락된 성역이다.

 

백화점과 싸우지 마라, '전문점'이 돼라

 

그렇다면 현실적인 생존과 성장은 어떻게 가능한가. 김 목사는 "구멍가게가 백화점과 경쟁하면 백전백패"라는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없는 게 없는 백화점식 프로그램 목회를 흉내 내서는 승산이 없다. 해법은 '전문점'이다.

 

"전문점은 물건의 종류는 적어도 질(Quality)이 백화점보다 좋아야 살아남습니다. 목회에서 그 질이란 무엇입니까. 바로 영적인 질입니다. 교인들이 '우리 목사님 만나면 시원해, 막힌 속이 뚫려, 내가 존중받는 인간임이 느껴져'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 목사는 프로그램으로 사람을 모으는 방식이 아닌, 목회자 자신의 영적 깊이로 승부를 걸 것을 주문했다. 목회자는 성공하기 위해 부름받은 것이 아니라 신실하기 위해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 숫자의 적음은 '실패의 징표'가 아닌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된다.

 

이날 세미나는 "숫자가 적다는 사실이 불편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실패는 아니다"라는 명제를 참석자들의 가슴에 남겼다. 화려한 성장 전략 대신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본질이, 역설적으로 2026년 이민 교회가 붙들어야 할 가장 세련된 생존 전략임을 확인시켜 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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