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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목사] 목회자 위상 회복을 위한 칼럼 (1) 은혜를 아는 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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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3-12-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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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되기 전 한창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세상말로 끗발도 있었고 경제적 풍요로움도 누렸다. 말 한마디에 고위직 공무원들이 꼼짝 못하게 하는 힘(?)도 있었다. 잘 나가는 연예인들, 영화제작에 함께 했던 당대 최고의 영화관련 관계자들, 감독들과 함께하면서 뭐 남부럽지 않은 세월을 보냈다.f3e85db352fd55a6aa718655688fd07f_1701951758_7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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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내가 잘나서 이런 직위를 가진 것이고 어쩌다 윗사람들에게 잘 보인 덕분에 출세 길을 갈 수 있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인지는 0.1%도 생각지 못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난 목사가 되었고 미국으로 이민을 와 힘들다는 이민 목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찾아오는 고난과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몇 년 동안 교회에서 들어오는 재정이 변변치 않자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왔던 물질로 이민의 삶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인 것, 들어오는 수입이 없으니 점점 경제적 어려움이 극에 달하면서 목회에 손을 놓고 돈벌이를 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어쩌면 목회라는 사명보다 먹고 사는 것이 사명이 되어 버린 현실을 지내면서 30여 년 전 부유했던 그때가 생각이 났다. 그때 그 풍요로움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은혜였는가를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놓으신 것은 하나님께서는 나를 높이시기도 하시고 또 가장 낮추시기도 하신다는 사실을 서서히 느끼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지금 이 현실, 목사라고 부름받아 30년 가까이 목회를 하고 있다는 것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아닌가? 그냥 은혜라고 표현하기에 너무 벅찬 감격의 은혜라는 것을 실감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나를 목회를 못하도록 하실 수도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 목사가 되었기에 당연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전폭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 은혜가 없었다면 난 지금 어디서 뭘 하면서 먹고 살아갈까? 그런 의미에서 목사가 된 것에 대한 감격이 끊어지질 않는다. 나 같은 것에게 은혜를 주셔서 목사가 되게 하셨다는 것 자체가 한량없는 은혜 아닌가? 그래서 늘 부끄럽다. 부르신 은혜를 배반하지 않으려면 늘 겸손히 머리 숙이면서 하나님 은혜에 감격하면서 살아야 당연한 것 아닐까. 

 

나는 알았다. 은혜를 모르면 현재 내가 누리고 사는 삶이 당연한 것이고, 내가 타고 다니는 차도 내가 탈만한 실력이 있어서 타는 것이고, 좋은 식당에서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한국을 향해 가는 비행기도 내가 탈만한 물질이 있어서 타는 것, 이모든 것이 당연한 것 이라고 밖에 더 이상 무슨 생각이 들까? 과연 그것이 당연한 것일까?

 

지금 그 은혜를 거두어 가시면 지금까지 누렸던 풍요로움이 다 사라져버릴 것이고 어쩌면 단돈 1불조차 없는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하나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아니 오늘밤 나를 불러 가시면 지금까지 누렸던 모든 것이 일순간에 다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당연한 것으로 여길까?

 

당연한 것이 아니다. 순전히 은혜다. 한량없는 은혜다. 갚을 수 없는 은혜다. 이런 은혜를 알면 감히 목사가 되었다고 그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 늘 말씀을 전하면서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왜 없을까? 나 같은 것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말씀을 전하고도 머리를 들 수 없어야 은혜를 아는 자 아닐는지...   

 

이번에는 자격 없는 자를 뉴욕목사회 부회장으로 세워주셨다. 그 많은 존경받아야 할 목사님들, 인격을 충분히 갖춘 목사님들이 많은데 나 같은 것을 세워주셨다는 것은 내가 잘 나서 세우신 것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배반하지 말고 낮추고 또 낮아져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라고 주신 직분 아닌가 생각되어 또 두렵고 떨릴 뿐이다.

 

목사회나 교회협의회나 무슨 할 일이 많은가? 목사회나 교협 행사들이 중차대한 사업이기에 내가 나서야 이일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서로 회장이 되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덕망있고 실력있는 목회자가 그 자리에 앉지 않으려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부정적인 요인들로 인해 교계에 나서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가장 큰 문제는 회장이라는 직책이 나를 교만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영광을 실추시키는 우를 험하기 쉬운 자리이기에 함부로 나서지 않겠다는 목사님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목사님들이 계시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목회자들의 위상이 날개 없이 추락하는 새같이 떨어져버린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는 목회자들이 은혜의 감격에 젖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목회자들의 위상이 회복되려면 늘 하나님 앞에 두렵고 떨리는 자세로 서 있어야 한다. 언제든지 하나님께서 지금 이 풍요롭고 편안한 자리에서 가장 천한 자리로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주신 은혜를 잊지 말자! 잊지 않을 정도를 넘어서 늘 감격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늘 눈물만 흘리라는 것이 아니다. 은혜받은 자의 자세만이라도 흐트러지지 말라는 뜻이다. 지금 이 자리가 당연한 자리가 아니라는 자세, 이것이 뉴욕 교계에 목사들의 위상을 회복시키는 첫걸음임을 깊이 생각해 보자.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 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15:10)

 

한준희 목사(뉴욕목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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