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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뉴욕 교계의 '지각 변동'과 한인 교회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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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2026-01-08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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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PRRI의 최신 데이터는 뉴욕이 '백인 기독교' 중심의 미국 패러다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음을 증명한다. 백인 복음주의자가 단 1%에 불과한 이 도시에서, 역설적으로 11%의 흑인 개신교도는 강력한 정치적 결집력을 발휘해 시장을 배출했다. 맨해튼의 무종교인 비율이 38%에 달하고 히스패닉 가톨릭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통계가 보여주는 다원화된 영적 지형 속에서 한인 교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00f9f0768293f7968e73b1f3e2b03e86_1767859797_2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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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과 신념이 뒤섞인 뉴욕, 그 다양성 자체가 이 도시의 새로운 영적 현주소다. (AI사진)

 

타임스퀘어의 화려한 전광판만 보면 뉴욕은 철저히 자본과 욕망이 지배하는 세속의 도성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뉴욕은 여전히 신을 찾는 사람들의 도시다. 다만 그 신을 부르는 이름과 예배의 형식이 우리가 알던 과거의 문법과, 그리고 미국의 다른 지역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뿐이다.

 

공공종교연구소(PRRI)가 내놓은 데이터는 이 도시가 영적으로 얼마나 역동적이고 복잡한 ‘멜팅팟’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PRRI가 분석한 뉴욕시 종교 지형도는 단순한 인구 통계를 넘어선다.

 

이는 지난 시장 선거에서 에릭 아담스가 승리할 수 있었던 정치적 동력의 원천이자, 앞으로 뉴욕 교계가 마주해야 할 선교적 현실을 반영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은 미국 전체 평균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동시에 더 날카로운 영적 양극화를 겪고 있다.

 

백인 복음주의 1%, '바이블 벨트'와는 다른 행성

 

통계 중 가장 충격적인 숫자는 단연 '1%'다. 미국 전체를 통틀어 정치·사회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백인 복음주의 세력이 뉴욕시에서는 고작 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남부 '바이블 벨트'의 문법이나 '문화 전쟁'의 논리가 뉴욕에서 전혀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무종교(Unaffiliated)'의 거대한 파도다. 뉴욕시 전체 인구의 약 26%가 특정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자본과 문화의 중심지인 맨해튼으로 좁히면 이 수치는 38%까지 치솟는다. 10명 중 4명이 제도권 종교 밖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젊은 층과 지식인 계층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교회가 매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뼈아픈 지표다.

 

11%의 흑인 교회, 숫자를 압도하는 결집력

 

그러나 숫자가 곧 영향력의 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체 인구의 26%인 무종교층이 흩어진 모래알이라면, 11%에 불과한 흑인 개신교는 단단한 바위다. 브루클린(13%)과 브롱크스(14%)에 집중된 흑인 교회들은 단순한 영적 공동체를 넘어 강력한 정치적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PRRI 데이터는 에릭 아담스 시장의 당선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다. 그는 백인 주류가 빠져나간 권력의 공백을 흑인 교회의 조직력으로 메웠다. 흑인 교회의 11%는 투표소에서 30%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이는 교회가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할 때, 소수일지라도 도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킹메이커'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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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과 신념이 뒤섞인 뉴욕, 그 다양성 자체가 이 도시의 새로운 영적 현주소다. (AI사진)

 

가톨릭의 주인이 바뀌다: 백인에서 히스패닉으로

 

전통적인 종교 강자인 가톨릭(전체 약 32~36%) 내부에서도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뉴욕 가톨릭을 지탱하던 아일랜드·이탈리아계 백인 가톨릭 신자들은 고령화와 교외 이주로 인해 12%대로 줄어들었다. 대신 그 빈자리를 히스패닉 가톨릭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특히 브롱크스에서는 히스패닉 가톨릭 비율이 30%에 육박한다. 뉴욕 가톨릭의 미래는 더 이상 5번가의 성 패트릭 대성당에 있지 않고, 스페인어 미사가 울려 퍼지는 퀸즈와 브롱크스의 작은 성당들에 있다. 이는 뉴욕 교계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선 새로운 목회 전략을 짜야 함을 의미한다.

 

다양성 지수 0.85, 우리 옆집의 '낯선 신들'

 

뉴욕의 종교 다양성 지수는 0.85로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유대교 인구는 약 8%로 브루클린에서는 12%에 달하며, 이는 전국 평균을 압도한다. 무슬림(3%), 힌두교(2%), 불교(1%) 등 비기독교 인구의 비율도 상당하다. 맨해튼의 고층 빌딩 숲 사이로 히잡을 쓴 여성이 지나가고, 퀸즈의 주택가에서 힌두교 사원의 향 냄새가 나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이다.

 

PRRI의 데이터는 '이웃'의 개념을 재정의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교회의 바로 옆집에 사는 이들은 더 이상 나와 같은 하나님을 믿는 백인이나 흑인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들은 유대교의 율법을 따르거나, 메카를 향해 절을 하거나, 혹은 신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이다.

 

한인 교회, '섬'에서 나와 '바다'로

 

이러한 수치들은 이민자 교회인 한인 교계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백인 복음주의가 1%에 불과한 이 도시에서, 한인 교회는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쩌면 사라져 가는 '주류 백인 기독교'의 환상을 좇으며 우리끼리만의 성을 쌓고 있는지도 모른다.

 

데이터는 명확하다. 뉴욕은 이미 다원주의의 최전선이다. 자신들만의 커뮤니티에 갇혀 내부 결속만 다지는 교회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맨해튼의 지성인(무종교층)에게 복음의 지적 타당성을 변증하고, 지역 사회를 장악한 흑인 교회와 연대하며, 급증하는 타 종교 이웃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지혜가 필요하다.

 

뉴욕의 영적 지도는 이미 바뀌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지도를 들고 세상 밖으로 나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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