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적은 금액입니다”… 봉투 속 1만 달러가 뉴욕의 겨울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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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12-18 21:2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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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뉴욕반석감리교회가 지난 14일, 주님의 식탁 선교회를 찾아 추수감사헌금 전액인 11,540달러를 전달했다. 170년 된 노후 건물에서 겨울철 난방비로 고통받던 선교회는 이 후원금으로 6개월치 전기세를 해결하게 됐다. “적은 금액”이라며 건넨 김동규 목사의 겸손과 달리, 선교회 13년 역사상 가장 큰 기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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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반석감리교회 김동규 목사가 주님의 식탁 선교회 이종선 목사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것은 아주 적은 금액입니다.”
봉투를 건네는 손길은 조심스러웠고, 덧붙인 말은 덤덤했다. 그러나 그 ‘적다’는 봉투를 열어본 순간, 170년 된 낡은 건물에 머물던 냉기는 일순간에 사라졌다. 봉투 안에는 11,540달러(한화 약 1,500만 원)짜리 수표가 들어있었다. 뉴욕의 칼바람 속에서 노숙인과 귀국 희망자들을 돌보던 선교회 관계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의 무게와 봉투의 무게가 빚어낸 거룩한 불일치였다.
지난 12월 14일 주일 오후 3시, 뉴욕반석감리교회 김동규 목사와 교인들이 플러싱에 위치한 ‘주님의 식탁 선교회(대표 이종선 목사)’를 찾았다. 화려한 성탄 행사 대신, 도시의 가장 낮은 곳을 찾아 온기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이날 방문은 단순한 격려 차원을 넘어섰다. 반석교회는 교회의 일 년 중 가장 풍성한 절기인 ‘추수감사주일’ 헌금 전액을 선교회에 쾌척했다.
전기세 2,500달러, 생존을 위협하는 겨울의 무게
선교회가 자리한 건물은 지어진 지 170년이 넘은 고택이다. 역사의 흔적은 깊지만, 단열 기능은 사실상 전무하다. 갈 곳 없는 형제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 머무는 쉼터이자 예배 처소인 이곳에서 겨울은 낭만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종선 목사는 “오직 전기 보일러에 의존해 난방과 온수를 해결해야 하는데, 겨울철이면 월평균 전기세가 2,500달러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형제들의 식사나 귀국 항공권 마련도 빠듯한 재정에, 매달 날아드는 난방비 고지서는 선교회의 가장 큰 근심거리였다. 현장을 둘러본 반석교회 장로와 권사들은 낡은 샤워실과 외풍이 드는 예배실을 보며 말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13년 사역 중 가장 큰 ‘실질적 기적’
반석교회가 전달한 1만 1천여 달러는 선교회 설립 13년 만에 단일 교회로부터 받은 가장 큰 후원금이다. 이 금액은 당장 선교회가 올겨울을 포함해 약 6개월간 난방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생존 자금’이 된다. 추상적인 위로가 아니라, 피부에 와닿는 따뜻한 바람이 되어 형제들을 감싸게 된 것.
이종선 목사는 “김동규 목사님은 겸손하게 적은 금액이라 하셨지만, 우리에게는 사역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거대한 힘”이라며 “올해 이미 3명의 형제가 한국으로 귀국했고, 내년 초 2명이 추가로 귀국할 예정인데 큰 힘을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뉴욕반석감리교회의 이번 결정은 교회 재정을 내부 유지가 아닌 외부의 필요를 위해 과감히 흘려보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려한 트리 장식이나 칸타타 비용을 아껴 이웃의 난방비를 대납해 주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2천 년 전 베들레헴 말구유에 오신 예수가 가장 보고 싶어 했던 성탄의 풍경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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