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공론화', 미주선 '시행착오'…온라인 주일학교, 정답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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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6-03-04 08:3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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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요약] 예장합동이 'e-주일학교' 도입을 공론화한 가운데, 미주한인교회는 같은 위기를 수년 앞서 경험하며 이미 온라인 연합주일학교를 시도해왔다. 해외한인장로회 뉴저지노회와 C&MA 한인총회의 사례는 구조적 협력 없이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냉혹한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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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이 'e-주일학교' 도입을 공론화한 가운데, 미주한인교회는 같은 위기를 수년 앞서 경험하며 이미 온라인 연합주일학교를 시도해왔다 (AI사진)
주일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교사도, 아이도 없다. 이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봉생 총회장)는 3월 4일 서울 총회회관에서 'e-주일학교 운영 공청회'를 열고 디지털 기반 주일학교 체계의 공식 도입 가능성을 처음으로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안기성 총신대 교수는 "앞으로 10년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이 기간에 영적 인프라를 재구축하지 못하면 한국교회도 급격한 쇠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예장합동은 2027년 1월 도입을 목표로 제도화 로드맵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 미주한인교회는 이 위기를 이미 수년 전부터 겪어왔다. 그리고 같은 해법을 먼저 시도했다. 결과는 희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복잡한 현실이었다.
뉴저지와 동부한미 노회: 먼저 시작하고, 먼저 흔들렸다
해외한인장로회(KPCA) 뉴저지노회는 2022년 교육위원회의 청원을 받아들여 '뉴저지노회 연합주일학교 온라인 플랫폼' 시행을 결의하고, 사역자 사례비로 월 3천 달러 지출을 승인했다. 미주한인 노회 차원에서 온라인 연합주일학교를 제도화한 드문 사례였다.
같은 시기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도 어린이 영상 목회사역을 추진했으나, 팬데믹이 끝나고 대면예배로 전환되면서 사역을 담당할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사역이 필요한 교회가 노회 내 3개 교회로 줄어드는 등 확장성이 불분명해지자 노회 차원의 사역 중단을 선언했다.
시간이 지나자 뉴저지노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후 노회 정기노회에서 교육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 사역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참가 아이들이 소수인 상황에서 3명의 사역자에게 매달 사례를 지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위원장이 바뀐 교육위원회는 조심스럽게 폐지를 들고 나왔다.
뉴저지노회 사역은 시들해졌지만 한때 총회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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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일부 교단에서는 시간이 지나자 온라인 플랫폼 사역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AI사진)
C&MA 한인총회: 데이터로 직시한 민낯
C&MA 한인총회는 감이 아닌 숫자로 현실을 마주했다. 2021년 8월, 소속 66개 교회를 대상으로 차세대 사역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교회의 40%는 이미 어린이와 청소년이 한 명도 없는 상태였다. 주일학교가 존재한다고 응답한 교회들도 평균 어린이 수는 5.6명에 불과했으며, 전체 교회 평균으로는 3.7명에 그쳤다.
C&MA 한인총회는 "차세대 사역은 개별 교회가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총회 차원의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 해법이 바로 '어린이 공유사역'이었다. 2024년 백서를 통해 "공유사역은 여러 교회들이 연합하여 자신들의 은사를 기부함으로,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 콘텐츠를 필요한 교회들이 함께 사용함으로, 어린이들과 교회 그리고 신앙의 가족들을 활성화하는 사역"이라고 정의했다.
콘텐츠 구성도 구체적이었다. 소규모 교회의 어린이 주일학교 예배와 가정 신앙교육을 위한 설교 비디오, Arts & Crafts 활동 자료, 일일 성경 구절, 성경학습 '미모지' 기술 등을 개발했으며, 한영 이중언어로 제작된 콘텐츠를 스페인어·베트남어·아랍어 등으로 확장하여 선교 현장에서도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C&MA 한인총회 정기총회에서 '어린이 공유사역'은 안정 단계에 진입한 파란색 사역으로 분류됐다. 이 사역은 릴리재단으로부터 3년 프로젝트로 총 60만불의 펀딩을 받았으며, C&MA 교단으로부터도 10만불을 지원받고 이중언어 주일학교 도우미 바이블킹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장로교 한인총회, 해외한인장로회 총회와 노회 등 비슷한 인식 아래 움직였던 다른 교단들은 대부분 단기적으로 사역을 중단했다. 참가하는 교회 수가 적다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끊는 방식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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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한인총회 정기총회에서 '어린이 공유사역'은 안정 단계에 진입한 파란색 사역으로 분류됐다 (AI사진)
예장합동에 남겨진 질문
한국의 예장합동은 공청회에서 '총회–노회–대형교회–소형교회'의 역할 분담 협력 구조를 제안했다. 총회는 표준 콘텐츠를 제작·공급하고, 노회는 IT 인프라와 행정을 지원하며, 대형교회는 인적·물적 자원을 나누고, 소형교회는 지역 밀착 돌봄에 집중하는 구조다.
미주의 경험은 이 구조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협력 구조는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속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참가 교회가 줄고, 적임자를 찾기 어려워지고, 재정 명분이 흔들리면 제도는 조용히 소멸한다. 뉴저지노회와 동부한미노회가 걸어온 길이 그것이었다.
나현규 예장합동 총회교육전도국장은 공청회에서 "현장 목회자의 47~51%가 거점형 연합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반 가까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합동총회는 제111회 총회에서 'e-주일학교' 제도화 여부를 공식 논의할 예정이다. 미주에서 먼저 답을 찾으려 했던 이들의 경험이, 그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주한인교회의 새로운 도전과 과제
미주한인교회에 남겨진 과제는 단순하지 않다. 예장합동이 공론화한 'e-주일학교'는 미주에서 이미 시도됐고, 이미 흔들렸다. 그 흔들림의 원인은 기술이 아니었다. 콘텐츠가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참가 아이들이 소수인데 사례비를 계속 줄 수 있겠느냐"는 현실 앞에서 의지가 먼저 꺾였다.
미주한인교회가 다음세대 연합사역을 다시 세우려 한다면, 재정이 흔들려도 버틸 수 있는 신학적 합의가 먼저다. 다음세대 교육은 성과가 보일 때만 투자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공동체가 존재하는 한 감당해야 할 공적 책임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C&MA 한인총회의 경험은 그 방향을 조심스럽게 가리킨다. 숫자로 민낯을 직시하고, 백서로 논리를 세우고, 총회 차원의 공식 사역으로 자리를 만들었다. 완벽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미주한인교회에 필요한 것은 더 좋은 플랫폼이나 더 세련된 콘텐츠가 아니다. 아이 셋이 모이는 주일학교도 교단이 책임진다는 선언, 그리고 그 선언을 지키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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