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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지우기' vs 뉴욕시의 '되살리기', 성소수자 깃발 전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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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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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트럼프 행정부의 지시로 스톤월 국립기념비에서 제거됐던 프라이드 깃발이 뉴욕시 공무원들에 의해 다시 게양됐다. 연방 내무부는 국기 게양 규정 준수를 이유로 들었으나, 뉴욕시와 의회는 이를 '역사 지우기'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제리 내들러 연방하원의원 등은 현장에서 깃발을 직접 올리며 저항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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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월 기념비 앞에서 뉴욕시 관계자들이 제거됐던 프라이드 깃발을 다시 게양했다. (AI사진)

 

역사를 행정 명령으로 지울 수 있을까. 1969년, 경찰의 급습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외쳤던 그날의 저항이 57년이 지난 2026년 뉴욕 맨하탄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다른 형태로 재현됐다. 연방 정부가 내린 깃발을 지역 정부가 다시 올리는, 이른바 '깃발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 보도에 따르면, 12일(목) 뉴욕시 관계자들과 지역 정치인들은 맨해튼 스톤월 국립기념비(Stonewall National Monument)에 프라이드(Pride·성소수자 인권 상징) 깃발을 다시 게양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행정부 산하 내무부가 국립공원 내 성조기와 포로/실종자 깃발(POW/MIA) 외에는 게양을 불허한다는 지침을 내려 깃발이 제거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지워진 역사를 다시 세우다"

 

이날 현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깃발 게양을 주도한 제리 내들러(Jerry Nadler) 연방하원의원은 직접 줄을 당겨 깃발을 올렸다. 그는 현장에서 "우리는 트럼프가 성소수자의 역사를 지우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스톤월은 반란이었고, 시작이었다. 오늘 스톤월은 다시 한번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연방 내무부의 새로운 지침이었다. 내무부는 "역사적 맥락을 제공하는 예외"를 제외하고는 국립공원 내 특정 깃발 게양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내무부는 이번 조치가 "수십 년간 존재해 온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뉴욕 정치권의 해석은 달랐다.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은 이번 조치를 명백한 "삭제 행위"라고 규정했다. 줄리 메닌 뉴욕 시의회 의장 역시 국립공원관리청에 보낸 서한에서 "이 결정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가치와 역사를 정화하고 지우겠다는 매우 우려스러운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단순한 깃발 싸움 아닌 '기억의 투쟁'

 

이번 사건은 단순한 깃발 게양 문제를 넘어선다. 트럼프 행정부의 역사관과 이를 저지하려는 진영 간의 충돌로 읽힌다. 실제로 국립공원관리청은 최근 필라델피아 대통령의 집(President’s House) 벽면에 설치된 노예제 관련 설명판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철거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동의하지 않는 역사를 공공장소에서 배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

 

브래드 호일먼-시갈 맨해튼 보로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깃발이 올라갔다. 공동체는 기뻐해야 한다"며 "우리의 깃발은 존엄과 인권을 상징하며 우리는 결국 승리했다"고 전했다.

 

한편, 연방 내무부는 뉴욕시의 이번 조치를 "정치적 쇼(political stunt)"이자 "주의를 분산시키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깃발은 다시 올라갔지만, 공공장소에서 어떤 기억을 보존하고 기념할 것인가를 둘러싼 가치관의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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