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수는 줄었는데 침례는 10% 급증... 미 최대 교단의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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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5-12-2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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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5년 남침례교(SBC)는 협동선교프로그램(CP) 100주년을 맞아 연합을 강조했으나, 내부 지표는 복잡했다. 교인 수는 2% 감소한 반면 침례자는 10% 이상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였고, 선교 헌금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법적 비용 부담 또한 가중됐다. 주요 기관장의 잇따른 사임과 거장들의 별세로 리더십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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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맞은 협동선교프로그램, 과거의 영광 넘어 미래로 (AI사진)
거품은 빠지고 알맹이만 남은 것인가, 아니면 침몰 직전의 마지막 불꽃인가.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SBC)가 받아 든 2025년 성적표는 기이한 역설을 보여준다.
전체 교인 수는 전년 대비 2%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교회의 영적 야성을 상징하는 침례(세례) 건수는 오히려 10% 이상 급증했다. 단순히 사람이 모이는 '수적 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헌신자를 길러내는 '질적 성장'으로 판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뱁티스트 프레스(BP)가 발표한 '2025년 10대 뉴스'에 따르면, 남침례교는 올해 '협동선교프로그램(CP)'과 '침례교 신앙과 메시지' 채택 100주년을 맞아 교단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제프 이오그(Jeff Iorg) SBC 집행위원장은 "과거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기억하고 복음 사명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00년의 유산 위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엇갈린 성적표: 떠나는 교인, 돌아오는 현장
데이터는 교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비췄다. 교인 수 2% 감소는 뼈아픈 대목이지만, 예배 참석률과 성경공부 참석률이 각각 5% 이상 증가한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침례자가 10% 넘게 늘어난 것은 펜데믹 이후 현장 사역이 회복세를 탔다는 증거다.
지난 5년간의 추세를 보면 SBC 소속 교회의 40%는 교세가 기울었으나 21%는 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교세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역이 '복음의 불모지'로 불리는 북동부(Northeast)라는 사실이다. 지난 25년 내 개척된 교회들이 기성 교회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재정 면에서도 명암이 교차했다. 라티문 성탄 헌금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고 애니 암스트롱 부활절 헌금이 역대 2위를 달성하는 등 선교를 향한 성도들의 지갑은 열렸다. 하지만 교단 차원에서는 법적 분쟁 처리를 위해 협동선교프로그램(CP) 예산에서 300만 달러를 선공제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성도들의 헌금이 선교지 대신 법정 비용으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에 대해 제프 이오그 위원장은 불가피성을 설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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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역설, 교인은 줄었으나 침례는 증가 (AI사진)
법적 리스크 해소와 리더십의 세대교체
올해는 교단을 옥죄던 법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해이기도 하다. 미 법무부(DOJ)는 2022년부터 진행해 온 SBC에 대한 성범죄 관련 조사를 무혐의로 종결했다. 조니 헌트 전 총회장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역시 법원이 대부분 기각하며 교단의 손을 들어줬다. 데이비드 실스 전 교수가 제기한 소송마저 취소되면서, 교단은 성학대 예방 및 대응 부서를 신설하고 제프 달림플을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내부 시스템 정비에 집중할 여력을 얻었다.
그러나 교단을 이끌어갈 '어른'들의 부재는 가시화됐다. 10월 모리스 채프먼 전 총회장의 별세와 더불어 존 맥아더, 제임스 돕슨 같은 복음주의권 거장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현직 리더십의 이탈도 이어졌다. 브렌트 레더우드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 위원장이 7월 사임했고, 벤 맨드렐 라이프웨이 사장은 지역 교회 목회자로 자리를 옮겼다. 대니 에이킨 남동부신학교 총장과 샌디 위즈덤-마틴 여전도회(WMU) 회장도 은퇴를 예고했다. 2026년은 SBC 산하 주요 기관들과 12개 주총회가 새로운 수장을 찾아야 하는 '리더십의 진공 상태'가 될 전망이다.
과거의 영광인 '협력' 100주년을 자축했지만, 미래를 이끌 리더십과 감소하는 교세라는 숙제가 남았다. 통계는 교회가 덩치를 불리는 것보다, 한 영혼을 회심시키는 본질로 돌아가야 함을 웅변하고 있다. 2025년 남침례교의 기록은 위기 속에서도 본질을 붙잡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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