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물만 준 농부처럼"... 목회자가 견뎌야 할 '뿌리 내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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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 2025-11-2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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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동부국제기아대책기구 11월 월례회가 26일 리빙스톤교회에서 열렸다. 유상열 목사는 '대나무 농부' 예화를 통해 목회와 선교 현장에서 겪는 낙심을 인내로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당장의 성과보다 '뿌리 내리는 시간'의 중요성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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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열 목사가 대나무의 성장을 예로 들며 목회의 인내를 설명하고 있다.
중국의 한 농부는 4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는 맨땅에 매일 물을 주었다. 이웃들은 헛수고라며 비웃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5년째 되던 해, 땅을 뚫고 나온 대나무 순은 불과 6주 만에 30미터 높이로 자라났다. 사람들은 '6주 만의 기적'이라 불렀지만, 농부는 알았다. 그 시간은 6주가 아니라,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 견뎌낸 5년의 세월이었다는 것을.
이 '대나무 농부'의 이야기가 뉴욕 목회자들의 마음에 파문을 던졌다. 26일 오전, 뉴욕 리빙스톤교회(유상열 목사 시무)에서 열린 미동부국제기아대책기구 11월 월례회 현장이다.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선교의 뜻을 품은 회원들은 유상열 목사의 설교를 통해 '기다림의 영성'을 재확인했다.
이날 유 목사는 갈라디아서 6장 9절을 본문으로 강단에 섰다. 그는 화려한 수사 대신 담백한 어조로 목회 현장의 고충을 짚었다. "목회와 선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라고 정의한 유 목사는, 당장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을 때 찾아오는 낙심을 가장 큰 적으로 지목했다. 그는 씨앗이 땅속에서 썩어 생명을 틔우듯, 지금 흘리는 눈물과 헌신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성경적 원리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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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6주의 기적이라 말하지만, 하나님은 5년의 뿌리를 보십니다."(AI사진)
선(善)은 도덕이 아닌 '그리스도의 법' 성취
유 목사가 정의한 '선(善)'은 단순한 도덕적 착함이 아니었다. 그는 본문이 말하는 선을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서로의 짐을 나누어 지고, 복음 사역자와 좋은 것을 나누며, 믿음의 가정과 이웃에게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행위다.
"선교적 맥락에서 선을 행한다는 것은 복음 전파와 함께 현지인의 삶을 돌보는 총체적 사역입니다. 우리가 심는 것이 과연 순수한 그리스도의 사랑인지, 아니면 인간적 명예나 성과를 위한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유 목사는 목회자들이 흔히 겪는 '낙심'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 아닌 '자기 관리의 부재'에서 찾기도 했다. 재정적 압박이나 인간관계의 갈등보다 더 위험한 것은 영적 탈진이다. 유 목사는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 묵상으로 영적 우물을 다시 파야 한다"며, 목회자 스스로가 먼저 영적 생명력을 회복할 때 비로소 인내할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설교의 방점은 '때(Kairos)'에 찍혔다. 농부가 추수의 계절을 정할 수 없듯, 영적 열매를 거두는 시기 또한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우리가 육체를 위해 심지 않고 성령을 위해 심는다면, 그 열매는 필연적으로 영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대나무가 6주 만에 자란 것이 아닙니다. 5년 동안 땅속에서 치열하게 뿌리를 내렸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의 보상이 없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섬김은 하늘에 쌓이는 보화가 됩니다."
참석한 목회자들은 유 목사의 메시지에 깊은 침묵으로 공감했다. 팬데믹 이후 더욱 척박해진 선교 환경 속에서, '버티는 것' 자체가 사역이 된 현실을 위로받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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