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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목사 "믿음의 거인, 태산 같은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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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회ㆍ2019-03-16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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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복석 사모 환송예배가 3월 15일(금) 오후 7시 뉴저지 중앙장의사에서 열렸다. 장남과 차남이 소속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뉴욕동노회 목사들이 순서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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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생인 이 사모는 1940년 황병호 목사와 결혼하여 1961년부터 1995년까지 서울, 경기, 경북에 있는 9개 교회에서 사모로 섬겼다. 1996년 도미하여 장남이 목회했던 뉴저지안디옥교회, 둘째 아들이 목회하는 퀸즈제일교회를 섬겼으며 13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황병호 목사와 이복석 사모 사이에는 5남2녀를 두었는데 위로부터 세 아들이 황은영 목사, 황상하 목사, 황문영 목사이다. 장남 황은영 목사는 유족을 대표하여 인사를 했으며, 차남 황상하 목사는 조시를 읽었으며, 삼남 황문영 목사(메사추세츠주 앰허스트한인교회)는 반주를 했다.  

 

많은 장례식에 참가했지만 이런 어머니 상은 처음이었다. 고 이복석 사모는 전통적인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었다. 황상하 목사가 읽은 조시인 “믿음의 거인, 태산 같은 우리 엄마”라는 제목과 내용에 그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1

 

보릿고개 맨발로 걸어 넘으시고

대동아 전쟁 때

가난 피해 남편 따라 일본 가셨다가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탄 떨어지고 

해방되자 돌아온 조국에서

6.25 동란 

유난했던 가뭄 재난

아무도 피해갈 수 없었던

가난과 민족 분단과 교단 분열의 격랑 헤치며 

평범한 시골 아낙으로

7남매의 어머니로

목회자의 아내로

믿음의 거인으로 사셨던 

태산 같은 우리 엄마 

 

2

 

부드럽고 따뜻하기보다

강하고 올 곧은

폭풍 휘몰아칠 때 큰 바위 돋보이듯 

난세의 영웅이셨다

인민군이 물밀듯 파죽지세로 낙동강을 유린할 때

고향에 들이닥친 인민군

미처 피난 못간 사람들

예배당에 모아 놓고 

예수 믿는 사람 안 믿는 사람

갈라놓을 때

믿어도 안 믿는 척 공포에 질려

속마음 들킬까 

입도 눈도 여는 이 없었지만

당당히 예수 믿는다는 쪽 두 사람 중에 

있었던 여인

따발총 치켜세우며

"하나님은 누가 낳았나?" 물으며

꼬투리 잡아 총살시키려는 위협에

 

"하나님을 낳기는 누가 낳아여, 

하나님은 스스로 계신 분인데..."

엄마의 당돌한 대답에 당황한 인민군

"뭣한 사람 같으면 당장 총살이지만 

내일 숨어 있는 예수쟁이와

피난 가지 않은 아새끼들 다 찾아내어

한꺼번에 총살시키갓어!" 했는데 

그 내일 

후퇴 명령 떨어져 

총살 면하고

실격된 순교자 된

태산 같은 우리 엄마 

 

3

 

교단 분열이 한창이던 

어느 해 주일 아침

반대편 교단 집회 참석한 죄로

치리 당한 장로 해벌하라며

기라성 같은 문중 장로들이

담임목사 인질로 잡고 예배를 막고 있을 때

우리 엄마 목사 인질로 잡혀 있는 방문 확 열며

"예배 시간 늦었는데요."

제일 나이 많은 시숙 장로 

거역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오늘 이 문제 해결하기 전에는 예배 못 봅니다."

"아, 그래요? 예배 보기 전에 싸움부터 먼저 하자고요? 장로님, 저는 장로님께 그렇게 안 배웠는데... 예배를 먼저 보고 문제를 해결하든지 해야 되지 않습니까?"

 

추상같았던 노 장로

입맛 쭈욱 다시며 

"그럼 그렇게 하자!"

 

그 한 마디에 인질이 풀려

예배당으로 나서며

또 다른 시숙 장로 왈

"제수씨가 선지자요 뭐요?"라며 비꼬자

"선지자가 따로 있습니까? 먼저 깨닫고 먼저 말하는 사람이 선지자지"라고 일갈하시던

태산 같은 우리 엄마 

 

4

 

교단 분열의 파고가 여전하던

어느 주일 아침 

엄마는 싸움이 보기 싫다며 교회를 안 나가고 있던 때

내가 주일학교 예배에 갔다가 

"너희 식구는 이 예배당에서 예배드릴 자격 없어!"라는 

장로님 말을 듣고 울며 집으로 돌아오자

 

사태를 파악한 엄마는 나를 데리고

단숨에 예배당으로 달려가

예배당 마당에 서성이고 있던 그 장로님에게

"자격증 받으러 왔니더"

 

당황해 하는 장로님께

"이 예배당에서 예배를 보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나는 오늘 장로님에게 꼭 자격증을 받아야겠습니다. 그러니 자격증 내 노이소"

무안하고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던 장로님

태산 같은 우리 엄마 

 

5

 

시골 교회 목회자의 아내

성미 모아 준 식량 아껴

서울로 유학 보낸 자식들 먹이러

억척같이 둘러메고 

수도 없이 중앙선 완행열차 타고 오르내리며 

역전 식당에

술꾼들이 남긴 돼지비계 힐끔힐끔 훔쳐보며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집 떠날 때부터 

온 종일 고픈 배 참으며 

자식들 자취방에 도착해서야 고픈 배 채우시던 

태산 같은 우리 엄마 

 

6

 

미국에 와서 오래 되지 않았던

어느 해 Holiday 

우리 가족은 물론 다른 형제 가족들도 모두

스케줄이 잡혀 있는데

우리 엄마 느닷없이 커넷티커트 막내아들 집에 가야한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나도 한 성질 하는 터라 강력하게 항의하며

"엄마, 다들 스케줄이 있어요. 벌써 몇 달 전부터 스케줄이 다 잡혀 있는데 도대체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엄마는 나를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엄히 나무라는 눈빛으로

"스케줄?"

주먹을 쑥 내 미시며 

"이게 스케줄이다!"

순간, 우리 모두는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웃고 말았다. 

태산 같은 우리 엄마 

 

7

 

엄마는 한소망 널싱홈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셨다. 

어느 날

죽는 게 낫다며 일체 식사를 거부하는 옆방 할머니

가족과 간호사와 상담원이 아무리 권해도

손톱도 안 들어가는 할머니를 방문 한 엄마

"왜 밥을 안 먹어여?"

"죽을라고 안 먹지... 살아서 뭣해"

"죽을라고 밥을 안 먹어여? 믿는 사람이 할 말, 안 할 말 따로 있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어? 누구 맘대로 죽어? 예수 믿는 사람은 자기가 죽고 싶다고 죽는기 아니라. 하나님이 불러야 죽어. 쓸데없는 잔소리 하지 말고 어서 일어나서 밥 먹어"

다음 날 그 할머니 엄마를 찾아와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요"라며 인사 했다 

태산 같은 우리 엄마 

 

8

 

아무리 배고파도 

참았지만 

말씀의 허기는 참지 않고

아흔이 넘도록 

어떤 해는 10독 어떤 해는 15독

성경을 읽으시고

가끔 나와 신앙논쟁을 하실 때

신학과 논리에 밀리시면 

대견하다는 듯 안타깝다는 듯 나를 바라보시며

"거기다가 성령 충만만 받으면 고만 기계에 기름 친 것처럼 술술 돌아갈텐데... 성령 충만 좀 받아라!"고 하셨다.

몇 권의 책으로도 모자랄

신앙체험 목회경험 그 많은 영적무용담

자식들 엄마 곁에 둘러앉을 때면

구슬을 꿰듯이 

엮어 풀어내실 때

엄마 앞에서 한 없이 작아졌던 목사아들들

살아서 재림 주님 만나기를 기도하셨던 

천국 먼저 간 남편

만나고

위로의 주님 만나 

한 없이 행복하실 믿음의 여인

벌써 그리워집니다. 

태산 같은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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