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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리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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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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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7003e241cb7d48a540f6fc61c153ab_1496834020_16.jpg요한복음 1장 23절에서 세례요한은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당시 세례요한은 많은 사람의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를 선생으로 여기고 따르던 무리도 있었다.

그런데 세례요한은 자신이 그저 소리에 불과하며 진짜 주인공은 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자신은 쇠하고 진짜 주인공인 예수님이 흥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모든 소리는 귀를 스쳐 지나가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어떤 소리는 울리는 꽹과리처럼 크고 요란하지만 별 의미 없이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어떤 소리는 조용하게 스쳐 지나가도 많은 사람의 마음에 남아 계속해서 깊은 울림을 준다.

세례요한의 삶이 2000년 기독교 신앙 속에 스며들어 지금도 우리의 믿음에 큰 감동과 도전을 주는 아름다운 소리로 울리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 조용하지만 아름다운 소리로 살다간 한 사람이 있다. 1938년 영국에서 증권 중개업에 종사하던 29살의 니콜라스 윈턴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체코 프라하의 유태인 난민 캠프를 방문했다.

그때는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나치 세력이 유태인들을 탄압하면서 유럽 각지에 유태인 난민 캠프가 생겨나고 있었다. 유태인 난민 캠프의 환경은 너무나 열악했다. 특히 수많은 어린아이가 굶주림과 질병에 방치돼 있었다. 윈턴은 그 처참한 광경을 보고 그 아이들을 구해야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혔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와 정부의 허가를 받고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금을 모으는 한편 아이들이 영국의 가정에 입양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모자란 비용은 자신의 재산을 쏟아 부어 충당했다. 그리고 7번의 기차 운행을 통해 669명의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1939년 3월, 8번째 기차가 운행되고 있었을 때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다. 안타깝게도 그 기차에 타고 있던 250명의 아이들은 나치에 붙잡혀 수용소로 보내지고 말았다.

니콜라스 윈턴은 8번째 기차에 타고 있던 250명의 아이들로 인해 큰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 뒤 자신이 한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평범한 사람으로 50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런데 50년이 지난 뒤 다락방을 청소하던 윈턴의 아내가 이상한 서류들을 발견했다. 그것은 남편이 50년 전 유태인 아이들의 구조를 위해 준비하던 서류였다. 서류에 대해서 묻는 아내에게 윈턴은 50년 전의 일을 이야기하며 별 것 아니니 서류들을 그냥 버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이 일이 그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일이니 꼭 세상에 알려야 한다며 남편을 설득했고, 방송국을 통해 윈턴이 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리고 1988년, 영국 BBC는 ‘That’s Life’라는 TV 쇼에서 그의 이야기를 방송했다.

그 방송을 통해 윈턴은 50년 전 자신이 구조했던 아이들과 감격적인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 윈턴이 구조한 669명의 아이들은 영국에 잘 정착했고 이후 가정을 이뤄 6,000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스스로 드러내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니콜라스 윈턴의 일생은 듣는 모든 이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소리였다.

우리는 모두 소리처럼 한번 울리고 사라지는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삶을 사느냐에 따라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소음이나,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인생은 절대 무의미하지 않다.

오늘 나의 삶이 어떠한 소리를 내고 있는지 늘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하나님께서 듣고 기뻐하시고 칭찬하시는 아름다운 찬송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가자.

이영훈 위임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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