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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정말 괜찮으신가요?" 5명 중 1명은 마음 둘 곳 없는 '고립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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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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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요약]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최신 설문(2026.2)에 따르면, 목회자 10명 중 7명은 개인적인 대화 상대를 갖고 있지만, 정기적인 소그룹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얻는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특히 20%는 대화 상대도, 소그룹도 없는 '완전 고립' 상태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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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 10명 중 7명은 개인적 대화 상대가 있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을 동료 그룹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사진)

 

"목사님, 요즘 마음이 어떠십니까?" 이 단순한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목회자가 얼마나 될까. 강단 위에서는 수백, 수천 명의 청중에게 위로를 건네지만, 정작 강단 아래로 내려오면 자신의 내면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 서성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영적 지도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외로운 직업인'일 뿐인 목회자의 현실이 숫자로 증명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2월 2일부터 이틀간 구독자 중 목회자 4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126차 넘버즈 Poll' 결과는 흥미로우면서도 뼈아픈 현실을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는 번아웃이 왔을 때 가족 외에 "개인적인 대화 상대가 있다"고 답했다. 겉보기에 이 수치는 긍정적이다. 대다수 목회자가 최소한의 소통 창구는 열어두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수치 뒤에 숨겨진 '공동체의 결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인적 만남은 OK, 동료 그룹은 글쎄?

 

주목해야 할 지점은 '소그룹'이다. 정기적으로 삶과 고민을 나누는 동료나 선후배 그룹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2%에 그쳤다. 개인적으로 만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실 친구는 있지만, 서로의 목회적 고민과 삶의 무게를 정기적으로 나누며 지지해 줄 '안전한 울타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는 목회자들이 일대일 관계에는 익숙하지만, 다수가 모인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데는 서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성도들에게는 "소그룹에 참여하라", "공동체 안에서 회복하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목회자 자신은 그 시스템 밖에서 맴돌고 있는 셈이다.

 

목회자라는 직분이 주는 무게감과 체면, 그리고 약점을 보였을 때 돌아올지도 모를 판단에 대한 두려움이 이들을 '개별적 만남'이라는 좁은 영역에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위험한 20%, 고립된 섬

 

더 심각한 문제는 '둘 다 없다'고 응답한 20%의 목회자들이다. 5명 중 1명은 가족 외에는 사적인 대화 상대도, 지지해 줄 그룹도 없는 '고립무원' 상태에 놓여 있다. 이들은 번아웃이나 우울감이 찾아왔을 때 이를 해소할 안전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위험군이다.

 

목회 상담 전문가들은 이 20%의 그룹이 겪는 고립감이 목회 중단이나 도덕적 일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박탈감은 결국 목회 동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단순히 "기도로 이겨내라"는 말로 덮기에는, 이들이 겪는 정서적 공백이 너무나 크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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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목회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교계 데이터 역시 비슷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AI 사진)

 

미국 목회자들도 겪는 '관계의 빈곤'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 목회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교계 데이터 역시 비슷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그룹이 발표한 '목회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목회자들의 정서적 고립감은 팬데믹 이후 더욱 심화되었다.

 

바나그룹의 데이터는 목회자들이 느끼는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 '관계의 질' 문제임을 지적한다. 많은 미국 목회자가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진정한 친구는 없다"고 토로한다. 특히 2022년 바나그룹의 충격적인 보고서에서는 목회자의 약 40%가 "번아웃으로 인해 사임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응답했는데, 이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깊이 있는 지원 그룹의 부재'였다. 한국의 데이터(소그룹 보유 32%)와 미국의 상황이 묘하게 겹치는 대목이다.

 

미국의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목회자 배우자의 69%는 "배우자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적다"고 응답했다. 이는 목회자가 겪는 고립이 가정 내 스트레스로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한국이나 미국이나, 목회자는 '주는 사람'이라는 역할에 갇혀 '받는 사람'이 되는 법을 잊어가고 있다.

 

건강한 목회는 건강한 관계에서 나온다. 72%라는 개인적 대화 상의 수치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텅 비어버린 32%의 공동체 지수, 그리고 방치된 20%의 고립된 이들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수다 상대가 아니라, 목회라는 거친 항해를 함께 버텨줄 '전우'들이 모인 작은 배 한 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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