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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 목회의 종말, 강단과 일터라는 '두 개의 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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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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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성공회 연금 기금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직자는 더 이상 풀타임 사역자가 아니다. 제임스 M. 파웰의 신간 『담대하게 이중직을(Boldly Bi-Vocational)』은 이를 실패가 아닌 '두 개의 횃대'에 앉을 기회로 정의한다. 목회자이자 비영리단체 임원인 저자는 세상의 월급을 '이집트의 전리품'으로 해석하며 일터 사역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다만 타 종교나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배타적 시각은 논쟁의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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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횃대'를 상징하는 목회자의 이중적 모습 (AI사진)

 

성공회 연금 기금(Church Pension Group)의 데이터는 차가운 현실을 보여준다. 이제 대부분의 성공회 신부는 전통적인 전임 사역직을 갖고 있지 않으며, 대다수 교회는 그들에게 월급을 온전히 줄 여력이 없다. 신학교 졸업장이 보장하던 안정적인 목회 커리어는 옛이야기가 됐다. 그렇다면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는 목회자는 소명을 잃은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소명을 발견한 것인가.

 

제임스 M. 파웰은 그의 신간 『담대하게 이중직을(Boldly Bi-Vocational)』을 통해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테네시주 존슨 시티에서 미국 장로교(PCA) 목사로 사역 중인 파웰은 이중직을 단순한 재정적 방편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이를 '하나의 소명, 두 개의 횃대(One Calling, Dual Perches)'라고 정의한다. 목회자는 강단이라는 횃대와 일터라는 횃대, 두 곳을 오가며 양 떼를 돌보고 그리스도를 대변하는 대사라는 것이다.

 

'이집트인에게서 전리품을 취하라'

 

파웰의 주장은 그가 겪은 번아웃에서 시작된다. 전임 사역자로 교회를 개척하다 지친 그는 주택 건설 비영리단체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보너스를 포함한 급여로 8명의 가족을 부양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그가 비영리단체 일을 통해 얻은 재정적 자유로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고 목회한다는 사실이다. 파웰은 이를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9장에서 보여준 '자비량 사역'의 현대적 적용이라 설명한다.

 

책에서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부분은 직장 생활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이다. 파웰은 "세상의 자원을 주님을 위해 약탈(plunder)하라"고 말한다. 출애굽기 3장 22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날 때 물품을 취한 것처럼, 세속 기업에서 받는 월급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자원이라는 논리다.

 

그는 이사회의 한 멤버에게 "우리는 지금 이집트인들을 약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독교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기업주 밑에서 일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그만의 방식이다.

 

일터는 사역지인가, 약탈지인가

 

이 책은 로잔 운동이 주창한 '비즈니스 선교(Business as Mission)'의 연장선에 있다. 파웰은 동료를 격려하고, 멘토링을 하고, 실수를 기독교적 방식으로 책임지는 모든 과정이 목회라고 주장한다. "나는 풀타임 목사다. 다만 교회에서 월급을 받지 않을 뿐"이라는 그의 자기 인식은 이중직 목회자들에게 쪼개진 삶이 아닌 통합된 삶의 모델을 제시한다. 교회 밖 노동을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교회가 파송한 사역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파웰의 주장은 명확한 한계를 노출한다. 성공회 교단지 리빙처치의 리뷰가 지적했듯, 그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프로그램이나 비판적 인종 이론(CRT) 속에 기독교의 적이 숨어 있다고 본다. 또한 목회자를 오직 남성으로만 상정하며, 간호사나 예술가 같은 직업 자체를 독자적인 소명으로 인정하기보다 '목사직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격하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상의 직업을 '약탈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은 타인과의 진정한 공존보다는 정복주의적 태도로 흐를 위험이 있다.

 

이 책은 생계와 소명 사이에서 갈등하는 목회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두 개의 횃대'라는 개념은 분명 매력적인 생존 전략이다. 하지만 직장 상사를 '약탈당해야 할 이집트인'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과연 오늘날 다원화된 사회에서 얼마나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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