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정의한 2025년의 크리스마스… "ISIS 공습은 기독교인을 위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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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2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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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25년 성탄절을 맞아 노골적인 기독교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ISIS 공습을 '성탄 선물'이라 칭했고, 국토안보부는 "우리는 구세주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비판 세력을 일축하며 신설된 종교 자유 위원회를 통해 '기독교 수호' 기조를 제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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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에 띄워진 국토안보부(DHS)의 논란이 된 트윗(AI사진)
"죽은 테러리스트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성탄절,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남긴 문장이다. 평화와 화해의 상징이어야 할 성탄절에 그는 나이지리아 내 ISIS 거점을 공습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를 "기독교인 학살에 대한 응징"이자 "성탄 선물"이라고 명명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무고한 기독교인의 희생을 끝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이 군사 작전이 종교적 동기에서 비롯되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번 성탄절을 기점으로 기독교적 색채를 국정 운영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거 모호한 '신(God)'을 언급하던 관행을 넘어, 행정부 부처들이 경쟁하듯 특정 종교의 교리를 공식 메시지로 채택하는 모양새다.
행정부 전체가 외치는 "오직 예수"
국토안보부(DHS)의 행보는 특히 파격적이다. DHS는 엑스(X, 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 성탄 트리와 예수 탄생 이미지를 게시하며 "미국은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구세주를 공유하는 축복을 받았다"고 적었다.
연방 정부 기관이 특정 종교의 구세주(Savior)를 전 국민이 공유한다고 명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동부 또한 "땅에는 평화, 왕이 오셨네(Let Earth Receive Her King)"라는 찬송가 가사를 인용했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성탄의 기쁨은 그리스도를 통한 영생의 소망"이라고 정의했다.
백악관은 이러한 기조에 대한 비판을 원천 봉쇄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반기독교적 편향을 가진 '가짜 뉴스'들이 트럼프 혐오 증후군(TDS)에 시달리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전국의 1억 6천만 기독교인과 함께 성탄을 축하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제도화되는 '기독교 우선주의'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수사가 아닌 제도로 굳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 내에 '신앙 사무소(White House Faith Office)'를 신설하고 자신의 오랜 영적 조언자인 폴라 화이트 케인 목사를 수장에 앉혔다.
5월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종교 자유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의 명분은 시민들의 자부심 고취와 종교적 자유 위협 식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독교적 가치를 국정 철학의 중심으로 복원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로저스 대변인은 지난 9월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이전 행정부가 연방 정부의 힘을 남용해 평화로운 신앙인, 특히 기독교인을 표적 삼았다"며 위원회 설립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장례식에서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두라"고 발언하며 공직자의 언어와 신앙 고백의 경계를 허물었다.
흔들리는 정교분리의 벽
워싱턴 정가와 시민사회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알렉스 나우라스테 케이토 연구소 부소장은 DHS의 게시물에 대해 "미국인은 하나의 종교를 공유하지 않으며, 우리의 국가는 세속적"이라고 지적했다.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를 거친 로라 케네디 전 관료 역시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국교를 금지한 법을 가진 미국의 자랑스러운 시민이기도 하다"며 "DHS 영상 속 구세주가 예수가 아닌 트럼프를 지칭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헌법 수정조항 제1조가 명시한 국교 금지 원칙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지지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 퓨리서치센터의 4월 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72%가 트럼프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며, 57%는 전임 대통령들보다 트럼프의 말을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성경 박물관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앙이 강해질 때 나라는 강해집니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우리는 '하나님 아래 하나의 국가(One Nation Under God)'라는 정체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2025년의 크리스마스는 미국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과 트럼프식 '신정(神政) 정치'의 실험이 가장 극명하게 충돌한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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