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자들의 두 얼굴: 13%의 '전직 가톨릭'은 어디로 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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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1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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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성인의 13%에 달하는 '전직 가톨릭' 신자들의 이탈 원인을 분석했다. 퓨리서치센터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로 개종한 이들은 '영적 필요'를, 무종교인이 된 이들은 '교리에 대한 불신'과 '성직자 스캔들'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유년 시절의 종교적 경험이 성인기의 신앙 유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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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성당의 장의자, 떠나간 13%가 남긴 질문들 (AI사진)
미국 성인 100명 중 13명은 자신을 '전직 가톨릭'이라 부른다. 유아세례를 받고 성당 마당을 밟으며 자랐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미사 참례를 거부하거나 아예 신을 등진 사람들이다. 거대한 종교적 이동이다. 이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단순한 변심이 아닌, 채워지지 않는 영적 허기이거나 제도 종교가 보여준 환멸 탓이다.
퓨리서치센터가 2025년 발표한 조사 결과는 이 거대한 이탈의 지형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의 19%만이 가톨릭 신자이며, 가톨릭에서 성장했으나 지금은 떠난 비율은 13%에 달한다. 이들 중 4%는 개신교로 적을 옮겼고, 7%는 '종교 없음(Nones)'을 택했다. 떠난 자들의 목적지에 따라 이탈의 입장은 확연히 갈렸다.
영적 갈급함이 이끄는 개종, 실망이 낳은 무종교
가톨릭을 떠나 개신교인이 된 이들은 '더 나은 영적 공급'을 찾아 움직였다. 개신교로 전향한 전직 가톨릭 신자의 52%는 "기존 교회에서 영적 필요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49%는 "새로운 신앙으로의 부르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개신교에 머무는 이유로 '교리의 확신'(80%)과 '영적 필요 충족'(76%)을 꼽았다. 형식보다는 말씀과 영성에 대한 갈급함이 교파를 넘게 만든 동력이다.
반면 무종교인이 된 이들의 이탈 사유는 교리 자체에 대한 거부와 제도에 대한 실망이 압도적이었다. 이들은 가톨릭을 떠난 핵심 이유로 '종교적 가르침을 더 이상 믿지 않음'(46%)과 '성직자들의 스캔들'(39%)을 지목했다. 현재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81%가 "종교 없이도 도덕적일 수 있다"고 답했으며, 67%는 "종교적 가르침에 의문을 품는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교회는 더 이상 진리의 담지자가 아니었다.
유년의 뜰, 신앙의 뿌리가 되거나 걸림돌이 되거나
조사는 어린 시절의 종교적 경험이 성인기 신앙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임을 시사한다. 현재 가톨릭 신자로 남아있는 이들의 73%는 유년기 종교 경험을 긍정적으로 회상했다. 가톨릭에서 개신교로 옮긴 이들 역시 56%가 긍정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두 그룹 모두 어린 시절 주 1회 이상 미사에 참석하거나 가정 내 신앙 활동(기도, 성경 읽기 등)에 활발히 참여한 비율이 높았다.
무종교인이 된 전직 가톨릭 신자들의 기억은 달랐다. 이들 중 어린 시절 종교 경험이 긍정적이었다고 답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유년기 미사 참석 빈도나 가정 내 종교 활동 참여율 또한 현저히 낮았다. 억압적이거나 형식적인 종교 교육, 혹은 신앙의 기쁨을 경험하지 못한 유년의 기억이 결국 성인이 되어 교회를 등지게 만드는 문을 열었다.
데이터는 명확한 사실을 가리킨다. 신앙의 유산을 이어가게 하는 힘은 조직의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의 영적 필요를 채워주는 말씀과 긍정적인 신앙 경험이다. 제도가 도덕성을 잃거나 영혼의 갈급함을 외면할 때, 성도들은 새로운 영적 터전을 찾아 떠나거나 아예 신앙의 세계 밖으로 걸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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