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착각, 성도는 ‘따뜻한 악수’보다 ‘강단의 무게’를 원했다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11-24관련링크
본문
[기사요약]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도들이 담임목사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교인 돌봄’이 아닌 ‘언행일치의 삶(18%)’과 ‘설교(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도들이 ‘돌봄과 상담’을 가장 원할 것이라 예상했던 목회자들의 인식(22%)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성도들의 요구는 특정 영역에 쏠리지 않고 다각화되는 추세다.
![]()
▲ 성도들은 목회자의 ‘돌봄’보다 ‘삶의 일치’를 더 원했다. (AI사진)
목회자는 종종 성도의 마음을 얻는 길이 '따뜻한 손길'에 있다고 믿는다. 잦은 심방, 깊은 상담, 친밀한 소통이 목회의 본질이라 여기며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나 정작 성도들의 시선은 목회자의 '손'이 아닌, 강단 위에서 선포되는 메시지와 강단 아래서의 '삶'에 고정되어 있었다. 목회자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성도가 실제로 갈급해하는 영역 사이에 명확한 인식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증명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구독자 중 성도를 대상으로 '담임목회자에게 가장 원하는 것'을 묻는 제120차 넘버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4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성도들은 '목회자로서 언행일치의 삶'(18%)을 1순위로 꼽았다. '설교를 더 잘하는 것'(17%)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이는 앞서 119차 조사에서 목회자들이 "성도들은 교인 돌봄과 상담(22%)을 가장 원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실제 성도들의 응답에서 '교인 돌봄, 상담, 소통'은 13%에 그치며 6순위로 밀려났다.
착각과 기대 사이, '동상이몽'의 목회 현장
이 결과는 한국 교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회자들은 양떼를 살피는 목자의 심정으로 '케어(Care)'에 집중하려 하지만, 현대의 성도들은 목회자를 개인적 친밀감의 대상보다는 영적 권위와 삶의 모델로 바라보고 있음을 방증한다. 목회자가 강단에서 내려와 성도의 삶 속으로 들어가려 노력할 때, 성도들은 오히려 목회자가 강단 위에서 선포한 말씀대로 살아내는 '등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성도들의 요구사항이 특정 항목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분포된 점도 주목해야 한다. 1, 2위를 차지한 언행일치와 설교 외에도 ▲젊은 층 전도(16%) ▲성도 교육 강화(15%) ▲영성생활 집중(14%) 등이 오차 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이는 과거처럼 설교 하나만 잘하거나, 인품만 훌륭하다고 해서 충족되는 시대가 저물었음을 의미한다. 현대 목회자는 설교가이자 행정가이며, 동시에 교육자이자 전도자여야 하는 복합적인 '멀티 플레이어'의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결국 이번 조사는 목회자들에게 '본질로의 회귀'를 요청한다. 성도들은 목회자가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감성적인 터치 이전에, 말씀과 삶이 일치하는 치열한 몸부림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뉴욕의 한 노 목회자가 남긴 "목회는 기술이 아니라 인격이다"라는 말이 다시금 묵직하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목회자들의 예상이 빗나간 지점, 바로 그곳에 한국 교회가 회복해야 할 신뢰의 열쇠가 놓여 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