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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의 40일 사순절, 재의 수요일부터 고난주간까지 어떻게 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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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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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이 사순절을 지키는 가운데, 미국 교회의 40일은 재의 수요일 예배와 거리 '애시 투 고' 사역부터 미디어 금식, 탄소 금식, 생선 튀김 교제 행사, 세족식, 테네브레 예배까지 10가지 활동으로 이어진다. 단순한 절제를 넘어 공동체·환경·이웃을 아우르는 실천으로 부활절을 준비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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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재의 수요일을 맞아 맨해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재를 발라주는 목회자. (AI사진)

"이마에 묻은 게 뭐죠?" 맨해튼 미드타운의 스타벅스 줄에서 낯선 이가 묻는다. 오늘만큼은 이 질문이 실례가 아니다. 회색빛 재(Ash)로 그린 십자가는 도심 속 크리스천을 식별하는 표식이다. 미국 교회의 사순절은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는 창세기의 선언과 함께 시작된다. 화려한 부활절 이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향해 40일간의 자기 부인이 선행되어야 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성인 4명 중 1명(26%)이 사순절을 지키며, 이 수치는 2016년 조사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사순절 준수 비율은 가톨릭(59%)이 가장 높고, 복음주의 개신교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개신교인 중 30%가 사순절을 지킨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사순절이 전통적으로 가톨릭과 성공회 같은 전례 교단의 문화로 여겨져 왔지만, 미국 복음주의 교회 안에서도 그 의미를 되새기려는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교계 흐름을 종합하면, 현대 미국 교회의 사순절 풍경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며 10가지 주요 활동으로 이어진다.

재(Ash)와 십자가, 거리로 나가는 교회

가장 먼저 ①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예배다. 전통적으로 전년도 성지주일(Palm Sunday)에 사용한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이마에 바른다. 이 의식의 기원은 8세기 유럽 초대 교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욥기(42:6)와 다니엘서(9:3)의 재를 통한 회개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애시 투 고(Ashes to Go)' 운동이다. 바쁜 직장인을 위해 목회자들이 지하철역이나 거리 등 공공장소로 나가 이마에 재를 발라주는 이 방식은 PBS 교회 문턱을 낮춘 대표적인 사역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지는 활동은 ② 금식과 절제(Give Up)다. 전통적으로 고기나 초콜릿, 커피를 끊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미디어 금식'이 대세다. 넷플릭스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40일간 끊고 그 시간을 기도로 채운다. 실제로 라이프웨이 조사에서 사순절을 지키는 이들 가운데 절반(50%)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료를 금하고, 37%는 나쁜 습관을 끊는다고 답했다.

비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③ 긍정적인 채움(Take Up)도 중요한 흐름이다. 평소 하지 않던 봉사활동을 하거나, 매일 감사 일기를 쓰는 등 영적인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여기에 ④ 사순절 묵상집(Devotional Reading) 읽기가 더해진다. 미국 주요 출판사와 교단은 매년 새로운 40일 묵상집을 출간하며 성도들의 영적 독서를 돕는다. 특히 개신교인이 가톨릭 신자보다 사순절 묵상집을 더 많이 읽는 경향(35% 대 12%)을 보인다는 점은, 개신교인들이 '말씀'을 중심으로 사순절을 채워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체의 식탁과 환경을 생각하는 금식

미국 중서부나 남부, 특히 가톨릭 전통이 강한 지역에서는 ⑤ 금요일 생선 튀김(Fish Fry) 행사가 열린다. 육류를 금하는 금요일에 교회가 주차장이나 식당에서 생선 튀김을 팔거나 나누며 지역 주민을 초청한다. 엄숙한 종교 의식을 넘어 지역 축제이자 교제의 장으로 자리 잡은 이 행사는, 교회가 담장을 넘어 동네와 연결되는 실천적 방식 중 하나다.

시대적 이슈를 반영한 ⑥ 탄소 금식(Carbon Fast)도 눈에 띈다. 2007년 영국 리버풀의 한 주교가 처음 시작하고, 2008년부터 영국 기독교 개발 단체 티어펀드(Tearfund)가 확산시킨 이 캠페인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실천으로 이어진다. 미국에서도 복음주의환경네트워크(EEN)가 이 운동에 참여하며 개신교 공동체 안으로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⑦ 구제(Almsgiving) 활동도 활발하다. '라이스 보울(Rice Bowl)'이라 불리는 작은 저금통에 금식하며 아낀 식비를 모아 빈곤층에게 기부하는 전통은 여전히 강력하며, 사순절 준수자 중 36%가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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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 라이스 보울(Rice Bowl)' 캠페인 (AI사진)

고난주간, 가장 낮은 곳으로

사순절의 절정인 고난주간(Holy Week)에 들어서면 교회는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들어간다. ⑧ 십자가의 길(Stations of the Cross) 기도가 대표적이다. 예수의 사형 선고부터 무덤에 묻히기까지 14개 지점을 묵상하며 걷는 이 기도는, 많은 미국 교회가 예배당 안이나 야외 정원에 코스를 마련해 성도들을 맞이한다.

목요일에는 ⑨ 세족식(Maundy Thursday)이 거행된다.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처럼, 목회자가 성도의 발을, 혹은 성도끼리 서로의 발을 씻긴다.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서로의 종이 되는 경험은 미국 개인주의 문화 속에서 여전히 강력한 울림을 준다.

마지막은 ⑩ 성금요일 테네브레(Tenebrae) 예배다. '어둠'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이 예배는 촛불을 하나씩 꺼가며 진행된다. 마지막 촛불이 꺼지고 예배당이 완전한 암흑에 잠길 때, 성도들은 십자가의 죽음을 감각적으로 체험한다. 침묵 속에 흩어진 이들은 그렇게 사흘 뒤 밝아올 부활의 아침을 기다릴 준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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