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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보다 무서운 ‘조례’… 2026년 기독교 박해, ‘보이지 않는 학살’로 진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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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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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CR)가 발표한 ‘2026 적색 목록’은 기독교 박해의 양상이 폭력에서 행정적 말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년간 1,972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당했고, 14,367건의 교회 공격이 발생했다. 특히 르완다의 대규모 교회 폐쇄와 중국의 디지털 감시는 ‘숨겨진 잔혹 행위’의 전형을 보여주며, 서구의 관심 증대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고통은 심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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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적 탄압으로 폐쇄된 르완다의 작은 교회. (AI사진)

 

교회가 사라지는 데는 반드시 폭탄이 필요하지 않다. 건축 법규라는 명분, 소음 규제라는 행정 명령, 그리고 성직 자격 요건 강화라는 관료주의적 절차만으로도 수천 개의 십자가를 내릴 수 있다. 2026년, 전 세계 기독교 박해의 트렌드는 물리적 타격을 넘어선 ‘구조적 질식’으로 진화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기구인 글로벌 크리스천 릴리프(GCR)가 12일 공개한 ‘2026 적색 목록(Red List)’은 이 같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23년 11월 1일부터 2025년 10월 31일까지 2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박해의 양상을 살해, 교회 공격, 체포, 강제 이주, 납치 등 5개 범주로 세분화했다.

 

피로 얼룩진 아프리카, 그리고 나이지리아

 

가장 충격적인 지표는 여전히 ‘죽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은 확인된 수만 1,972명에 달한다. 이 중 나이지리아에서만 590명이 목숨을 잃으며, 명불허전의 ‘기독교인 최대 살해국’이라는 오명을 유지했다.

 

나이지리아의 상황은 단순한 종교 갈등을 넘어선다. 보코하람과 ISWAP(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 등 극단주의 단체들은 기독교 공동체를 조직적으로 표적 삼아 살해와 납치를 자행하고 있다. GCR 현장 조사팀은 “공격자들이 북부에서 내려와 중부지대(Middle Belt)의 기독교 목사와 교회를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특정 종교 집단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는 시도다. 콩고민주공화국(447명)과 에티오피아(177명)가 그 뒤를 이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박해의 진앙지임을 재확인시켰다.

 

‘위생’을 빌미로 문 닫은 르완다 교회들

 

주목할 점은 ‘교회에 대한 폭력 및 위협’ 부문에서 르완다가 1위(7,700건)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르완다는 대량 학살이나 테러가 빈번한 국가가 아니다. 대신 정부가 주도하는 ‘인프라 규정 준수’가 박해의 도구가 됐다.

 

르완다 정부는 위생 및 안전 기준 미달을 이유로 수천 개의 교회를 폐쇄했다. 작은 개척교회나 가난한 공동체는 정부가 요구하는 건물 기준을 맞출 재정이 없고, 목회자들은 갑자기 강화된 학위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GCR은 이를 두고 “행정적 압박이 어떻게 평화로운 예배를 제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교회의 씨를 말리는 ‘숨겨진 잔혹 행위(Hidden Atrocities)’다.

 

디지털 감옥에 갇힌 중국, 그리고 서구의 역설

 

체포 및 형량 선고 부문에서는 중국이 709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중국 공산당은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 지도자들을 ‘정보 네트워크 불법 사용’ 혐의 등으로 구금하며 디지털 공간까지 통제력을 넓혔다. 시진핑 체제 하에서 신앙은 국가 이데올로기에 부합할 때만 허용되는 ‘조건부 자유’로 전락했다.

 

보고서는 2025년의 특이점으로 서구권, 특히 미국 행정부의 태도 변화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J.D. 밴스 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은 종교 자유 문제를 외교의 전면에 내세웠다. 심지어 보고서는 2025년 12월 25일 미군이 나이지리아 내 IS 거점을 공습한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이 박해 문제에 대해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했음을 기록했다.

 

그러나 GCR은 이를 ‘관심은 늘었지만 영향력은 줄어든 역설’로 정의했다. 서구의 정치적 수사가 강화될수록 현장의 박해자들은 더 교묘하게, 혹은 더 잔혹하게 기독교 공동체를 압박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실제적인 보호로 이어지지 못하는 ‘정책의 괴리’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남겨진 과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GCR의 브라이언 옴(Brian Orme) CEO는 “박해는 항상 극적인 방식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며 “때로는 법률로, 때로는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조용히 전개된다”고 말했다. 2026년의 적색 목록은 우리에게 묻는다. 뉴스에 보도되는 테러에만 분노할 것인가, 아니면 소리 없이 질식해가는 행정적 말살의 현장까지 직시할 것인가.

 

기독교 박해는 이제 단순한 종교 탄압을 넘어, 법과 제도를 악용한 구조적 인권 유린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교회와 국제사회가 감정적 동조를 넘어, 정교한 외교적·법적 대응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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