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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손안에, 말씀은 어디에? 디지털 편의주의가 놓친 영적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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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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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스마트폰 덕분에 성경 접근성은 유래 없이 높아졌지만,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암송'의 가치는 희미해졌다. 디자이어링 갓(Desiring God)은 정보의 접근(Access)과 말씀의 체화(Embodiment)는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위급한 영적 전투와 일상의 순간, 검색할 시간조차 없을 때 우리를 지키는 것은 기기가 아닌 심비에 새겨진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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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은 정보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높였지만,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는 영적 근육은 오히려 퇴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사진)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성경적인' 시대가 아닌, 가장 '성경 접근성이 좋은' 시대를 살고 있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만 켜면 1초 만에 로마서 8장을 찾을 수 있고, 모르는 구절은 검색 엔진이 친절하게 찾아준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기억의 외주화'라고 부른다. 내 머리가 아닌 기기에 정보를 저장해두고 안심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성경이 손안에 있는데, 굳이 고통스럽게 말씀을 암기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의 복음주의 미디어 '디자이어링 갓(Desiring God)'은 최근 이 도발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핵심은 명료하다. '접근(Access)'과 '소유(Possession)'는 다르다는 것이다. 구글은 정보를 제공할 뿐, 그 정보가 내 인격이 되게 하지는 못한다. 정보 검색은 뇌의 영역이지만, 암송은 마음의 영역, 즉 존재의 변화를 이끄는 행위다.

 

검색은 묵상이 될 수 없다

 

스마트폰은 훌륭한 도구지만, 묵상의 동반자가 되기엔 너무 시끄럽다. 성경 앱을 켜는 순간 알림 배지가 눈에 들어오고, 곧바로 SNS나 뉴스로 이탈하고 싶은 유혹이 찾아온다. 디자이어링 갓은 "우리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많지만, 그것이 곧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암송된 말씀은 외부의 전원 없이도 작동한다. 운전 중이거나,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누군가와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스마트폰을 꺼내 성경 구절을 검색할 수 없는 그 '오프라인'의 순간, 우리 내면에서 즉각적으로 튀어 나와야 할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마음에 새겨진 말씀이다. 말씀이 내 안에 저장되어 있어야 성령께서 필요할 때 그 말씀을 '생각나게' 하실 수 있다.

 

광야에는 와이파이가 없다

 

영적 전투의 현장성을 고려할 때 암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사탄에게 시험받을 때를 상기해보자. 예수는 두루마리 성경을 찾거나, 회당으로 달려가 랍비에게 묻지 않았다. 그분은 즉각적으로 "기록되었으되"라며 신명기 말씀을 인용해 사탄을 물리쳤다.

 

현대인의 삶도 광야와 다르지 않다. 유혹과 시련은 예고 없이, 검색할 틈도 주지 않고 들이닥친다. 찰나의 순간 죄와 싸우기 위해서는 무기가 손이 아닌 심장에 장전되어 있어야 한다. 디자이어링 갓 필진은 "사탄은 우리가 성경 앱을 켤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음의 묵상은 곧 영혼의 면역체계와 같아서,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즉시 반응해야 효력이 있다.

 

정보 수집을 넘어선 '형질 변경'

 

결국 성경 암송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보 습득이 아닌 '닮음'이다. 바울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롬 12:2)라고 말했다. 여기서 '마음을 새롭게 함'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행위를 넘어, 말씀이 내면의 생각 회로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음식을 씹어 삼켜야 내 몸의 에너지가 되듯, 말씀도 암송이라는 '영적 저작운동'을 거쳐야 비로소 내 피와 살이 된다. 스마트폰은 성경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성경이 우리를 '읽게' 할 수는 없다. 편리함에 기댄 채 말씀의 저장을 기계에 맡겨버린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기기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우리 영혼의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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