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가 매물로 나온 시대: 모스크가 된 교회들, 문명의 교체인가 영적 파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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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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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버팔로의 유서 깊은 성당이 헐값에 이슬람 단체로 넘어간 사건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다. 이는 복음의 야성을 잃어버린 서구 기독교의 현주소이자, 영적 공백을 이슬람이 채우고 있다는 명백한 경고다. 뼈아픈 현실 앞에 한인교회는 안전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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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해가는 웅장한 교회와 그 앞에 걸린 매매 표지판(AI사진)
주일 아침, 여전히 서구의 어느 마을엔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 소리는 더 이상 회중을 부르는 소명(Call)의 신호가 아니다. 한때 뜨거운 기도로 가득 찼던 성소는 텅 비었고, 찬송가는 멈췄으며, 그 적막을 깨는 것은 오직 건물을 실측하러 온 부동산업자의 차가운 발자국 소리뿐이다. 종소리는 여전하나, 그 소리에 응답할 성도는 사라졌다.
미국 보수주의 매체 '아메리칸 스펙테이터(The American Spectator)'가 최근 보도한 서구 교계의 현주소는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서늘한 슬픔과 묵직한 과제를 안긴다.
이러한 영적 쇠락의 단면을 가장 극적으로, 그리고 가장 비극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뉴욕주 버팔로다. 아메리칸 스펙테이터에 따르면, 버팔로 교구는 1886년에 완공된 고딕 양식의 걸작 '세인트 앤 교회(St. Ann’s Church)'를 버팔로 크레센트 홀딩스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도심 이슬람 센터와 연계된 곳이다. 매각 대금은 고작 25만 달러(약 3억 3천만 원).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구조 보수 비용을 감당할 능력을 상실한 기독교는 130년의 유산을 헐값에 포기했고, 그 빈자리는 이제 이슬람 센터가 채운다. 이 거래에는 어떠한 스캔들도 없었다. 단지 유지할 힘을 잃은 신앙이, 그 공간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타 종교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쓸쓸히 퇴장했을 뿐이다.
통계가 증명하는 '영적 파산'의 공포
이것은 비단 버팔로만의 특이 사례가 아니다.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의 유나이티드 회중교회는 17세기에 설립된 청교도 신앙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으나, 결국 브리지포트 이슬람 커뮤니티 센터에 성소를 넘겼다. 현재 이곳은 모스크이자 커뮤니티 허브로 다시 문을 열었다.
위스콘신의 세인트 아달버트 가톨릭 교회 역시 '마스지드 알 후다'라는 이름의 모스크로 변모해, 십자가 대신 아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개신교인으로서 십자가가 내려지고 그 자리에 다른 종교의 상징이 걸리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단순한 건물의 상실을 넘어 영적 영토의 상실을 목도하는 고통이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부인할 수 없는, 그리고 뼈아픈 인구 통계학적 현실이 자리한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4,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은 반면, 개척된 교회는 3,000개에 불과했다. 영적 출생보다 사망이 더 많은 '데드 크로스'가 이미 발생한 것이다. 반면 텅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이슬람이다.
ISPU와 하트포드 종교 연구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0년 1,209개였던 미국의 모스크는 2020년 2,769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교회가 떠난 자리에 피자헛이나 창고가 들어서기도 하지만, 롱아일랜드의 경우처럼 식당 자리가 '마스지드 알 바키'라는 모스크로 변하는 등 그들의 확장은 거침이 없다.
유럽과 캐나다, 가속화되는 '십자가의 철거'
대서양 건너 신앙의 본고장 유럽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네덜란드 일간지 트라우는 기독교 인구 급감으로 인해 최소 25개의 교회가 모스크로 전환되었다고 보도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루터교 교회가 모스크로 바뀌며 논란이 일었고, 프랑스의 한 무슬림 지도자는 아예 "사용되지 않는 가톨릭 교구들을 모스크로 전환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는 기독교의 쇠퇴와 무슬림 공동체의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자, 기독교인들에게는 굴욕적인 순간이다.
캐나다 역시 궤를 같이한다. 오타와의 세인트 마가렛 메리 교회는 2019년 문을 닫은 뒤 수피교 그룹에 인수되어 모스크로 재개발 중이다. 캐나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2030년까지 약 9,000개의 종교 건물이 문을 닫을 것으로 추산하는데, 그 대부분은 교회다. 이 공간들은 카페나 콘도가 되기도 하겠지만, 상승세를 탄 이슬람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변모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부동산 너머, 문명의 교체를 알리는 경고(?)
교회가 있던 자리에 모스크가 들어서는 것을 단순한 부동산 문제나 재정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아메리칸 스펙테이터는 이것이 '상징'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대성당이 오스만 제국의 정복 후 모스크가 되었듯, 코르도바의 대모스크가 기독교 바실리카 위에 세워졌듯, 종교 건축물의 주인이 바뀌는 것은 문명의 승패를 알리는 역사적 선언이라는 것. 지금 서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무력에 의한 정복이 아니라, 설득이 아닌 '존재'에 의한 대체라고 주장한다.
이 현상을 바라보는 개신교의 시각은 명확하다. 건물은 죄가 없다. 문제는 그 건물을 지탱하던 '신앙의 본질'이 증발했다는 점이다. 과거 이민자들은 호스트 문화인 기독교적 가치에 적응하려 했으나, 오늘날의 흐름은 다르다. 더 강력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은 동화되기보다 대체하기를 원한다. 교회가 모스크로 바뀌는 현상은 어느 문명이 쇠퇴하고 있고, 어느 문명이 전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버팔로에서 오타와까지, 암스테르담에서 함부르크까지 패턴은 명확하다. 성소의 주인이 바뀔 때 문명은 말한다. 이 건축적 변환은 서구 기독교 사회가 무엇을 포기했는지, 그리고 새로운 이웃이 무엇을 기꺼이 차지하려 하는지에 대한 냉정한 기록이다.
질문의 본질은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느냐가 아니다. 우리가 이 명백하고 아픈 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에 있다. 건물이 팔리기 전에, 우리는 이미 복음의 능력을 팔아버린 것은 아닌지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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