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12월 25일에 끝나지 않는다: 예배 기획자가 놓치는 10가지 디테일 > 아멘 매거진

본문 바로가기



 

아멘 매거진

성탄절은 12월 25일에 끝나지 않는다: 예배 기획자가 놓치는 10가지 디테일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12-12

본문

[기사요약] 성공회 대학교)의 마크 아드리-그레이브스 교수가 '리빙 처치'를 통해 성탄 예배 음악 기획을 위한 10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감상적 낭만보다는 정확한 신학적 메시지와 회중 참여가 우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예배의 본질인 '예수'와 '전례'에 집중하라는 것이 그의 골자다.

 

fab8ca36343fd1585c3671d6854c818c_1765539031_14.jpg
▲ 마크 아드리-그레이브스 교수는 성탄 음악이 단순한 장식이 아닌, 신학적 깊이와 회중의 참여를 이끄는 전례의 핵심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사진)

 

"아기 예수, 우는 법 없네(no crying he makes)." 우리가 매년 성탄절마다 별 생각 없이 부르는 찬송가 108장 '그 어린 주 예수(Away in a Manger)'의 2절 가사다. 갓 태어난 아기가 울지 않는다는 묘사는 언뜻 평화로워 보이지만, 이는 예수가 인간의 육체를 입었음을 부인하는 초기 기독교 이단 '가현설'의 그림자를 담고 있다. 성탄 찬양이 단순한 캐럴이 아니라 회중의 신학을 형성하는 교육 도구임을 상기할 때, 이토록 낭만적인 가사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

 

미국 성공회 대학교 교회음악과 조교수이자 오르가니스트인 마크 아드리-그레이브스박사는 12일(현지시간) 성공회 교단지 기고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성탄절을 앞두고 음악 목회자와 기획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성탄 음악 기획 10계명'을 제시하며, 관습적인 선곡과 퍼포먼스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전례의 본질을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감상주의를 넘어 '팩트'를 노래하라

 

아드리-그레이브스 교수는 찬양 선곡에 있어 '지나친 감상주의'를 경계했다. 예컨대 "눈 덮인 들판"을 묘사하는 빅토리아 시대풍 캐럴은 실제 베들레헴의 기후와 맞지 않을뿐더러, 아열대 기후권에 속한 교회의 현실과도 괴리감이 있다. 그는 팩트와 신학적 정합성이 떨어지는 가사가 오히려 성탄의 역사적 실체인 '육화'의 의미를 흐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성탄의 밝은 면만 조명하려는 경향도 꼬집었다. 마태복음이 기록한 헤롯의 유아 살해와 같은 어두운 서사 역시 성탄의 일부다. 그는 "천사들이 두려워 말라고 한 것은 그만큼 두려운 상황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성탄의 전체 스토리를 가감 없이 노래할 때 복음의 깊이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공연'이 아닌 '전례'가 핵심이다

 

한국 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가 성탄 전야에 칸타타나 특별 공연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다. 이에 대해 교수는 "주객이 전도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화려한 브라스 밴드와 성가대의 퍼포먼스가 예배 자체를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마틴 루터의 표현을 빌려 "음악은 예배의 시녀"임을 명확히 했다. 일 년 중 성탄절에만 교회를 찾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쇼가 아니라, 니케아 신경과 주기도문이 포함된 정통 전례와 예수 그리스도라는 메시지 그 자체다. 그는 "30분짜리 전주곡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대신, 회중이 직접 입을 열어 찬양하는(Carol-sing) 시간을 늘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12월 25일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상업주의에 물든 세상은 12월 26일이 되면 트리를 치우지만, 교회력에서 성탄은 12일간 지속되는 절기다. 아드리-그레이브스 교수는 "세상이 장식을 걷어낼 때 교회는 오히려 찬양의 볼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탄 당일뿐만 아니라 주현절까지 이어지는 절기 동안 성탄 찬양을 지속적으로 배치하여, 신앙의 호흡을 길게 가져갈 것을 권면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 애쓰지 말라"는 조언으로 글을 맺었다. 수 세기에 걸친 신앙 선배들이 이미 훌륭한 전례와 찬양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옛것(전통)과 새것(창작곡), 노년층의 기억과 청년층의 감각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것이 기획자의 몫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예수가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다는 그 '사실' 하나를 얼마나 명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 매거진 목록

Total 472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아멘넷의 시각게시물관리광고안내후원/연락ㆍ Copyright © USAamen.net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
Flushing, New York, USA
카톡 아이디 : usaamen / USAamen@gmail.com / (917) 684-0562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