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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떠났어도 하나님은 믿는다" 미국 흑인 기독교의 기이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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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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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흑인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가장 종교적인 집단이지만, 기독교 인구는 2007년 85%에서 현재 73%로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종교가 없다고 답한 흑인(Nones) 중 83%가 여전히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백인이나 아시아계 무종교인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한편 흑인 남성의 탈종교화 현상이 여성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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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미국 흑인의 73%가 기독교인으로 나타났다. (AI사진)

 

미국 내 흑인 사회는 전통적으로 '가장 뜨거운 믿음'을 소유한 집단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데이터는 이 견고한 믿음의 지형이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독교인 비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영적인 갈급함과 절대자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타 인종을 압도한다. 교회라는 제도권 밖으로 나가는 이들은 늘었으나, 그들이 신앙 자체를 버린 것은 아니라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왔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최근 발표한 '2023-24 종교 지형 조사'에 따르면, 미국 흑인 성인의 73%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답했다. 이는 2007년 85%, 2014년 79%에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수치다. 그러나 이 수치만을 보고 흑인 교계의 위기를 논하기엔 이르다.

 

미국 전체 성인의 기독교인 비율(62%)과 비교하면 흑인 사회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종교성을 유지하고 있다. 신, 혹은 우주적 영의 존재를 믿느냐는 질문에 흑인의 95%가 "그렇다"고 답했고, 그중 74%는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응답했다.

 

'가나안 성도'와는 다른 흑인 무종교인(Nones)의 특징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일명 '넌스(Nones)'라 불리는 무종교층의 성향이다. 흑인 성인의 22%가 특정 종교가 없다고 답했으나, 이들의 내면은 무신론과 거리가 멀다. 종교가 없는 흑인 중 무려 83%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답했다. 이는 백인 무종교인(46%)이나 아시아계(42%)와 비교할 때 기형적일 만큼 높은 수치다. 또한 이들 중 61%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기도하며, 82%는 육체 외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즉, 흑인 사회의 탈종교화는 신앙의 포기가 아니라 '제도권 교회의 이탈'로 해석된다.

 

여전히 교회에 출석하는 흑인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공동체성을 고수한다. 연 몇 회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흑인의 61%는 지도자와 회중 대다수가 흑인인 '블랙 처치(Black Church)'에 출석한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흑인 교회는 단순한 예배 처소를 넘어 인종적 자부심을 고취하고 인권 운동과 투표 독려, 보건 문제 등을 해결하는 시민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흑인들에게 교회는 영적 안식처이자 사회적 생존을 위한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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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이탈, 그리고 세대 간의 영적 격차

 

데이터는 성별과 세대에 따른 균열도 명확히 보여준다. 흑인 남성은 여성보다 기독교를 떠날 확률이 높다. 남녀 모두 기독교 가정에서 양육된 비율은 비슷하지만(남 81%, 여 85%), 성인이 되어 기독교인으로 남은 비율은 남성이 67%로 여성(78%)보다 11% 포인트 낮았다. 반면 무종교인이 된 비율은 남성이 27%로 여성(18%)보다 높았다. 흑인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을 '매우 영적'이라고 생각하며, 매일 기도하거나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세대 간의 차이는 신앙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드러난다. 65세 이상 흑인의 39%가 자신을 "매우 종교적"이라고 답한 반면, 30세 미만은 21%에 그쳤다. 젊은 흑인들은 전통적인 교회 대신 자연이나 동물을 통해 영적 에너지를 찾는 경향을 보였다. 50세 미만의 흑인 성인은 묘지나 기념비(73%), 동물(67%)에서 영적 기운을 느낀다고 답해 기성세대의 신앙관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결국 이번 조사는 흑인 교계가 단순한 양적 감소를 넘어 질적인 재편기(Realignment)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제도는 약해졌으나 영성은 살아있다. 껍데기(Affiliation)는 줄었으나 알맹이(Belief)는 여전히 단단하다. 미국 흑인 기독교는 지금 '교회 없는 신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실험대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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