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신뢰, 텅 빈 예배당…게이트웨이 교회 사태가 한인교회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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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7-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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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한때 미국을 대표하던 메가처치 게이트웨이 교회가 담임목사의 성추문 스캔들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신뢰를 잃은 성도들이 떠나며 헌금이 급감했고, 결국 재정난으로 예배와 사역을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리더십의 투명성과 교회의 재정 건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한때 영광스럽던 거대 교회가 텅 비어가는 모습 (AI 생성사진)
한때 텍사스 북부를 넘어 미국 복음주의권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꼽혔던 게이트웨이 교회가 설립자 로버트 모리스 목사의 성추문 스캔들 이후 1년 만에 깊은 수렁에 빠졌다. 사건은 2024년 6월, 한 기독교 블로그를 통해 한 여성이 11세였던 1982년부터 5년간 모리스 목사에게 성적으로 유린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폭로 나흘 만에 모리스 목사는 사임했지만, 이는 몰락의 서곡에 불과했다.
교회 장로들은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으나, 피해자는 이미 2005년에 교회 측에 사실을 알렸다고 반박하며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교회가 고용한 로펌의 조사 결과, 일부 장로들이 혐의를 인지하고도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리더십은 뿌리부터 흔들렸다.
성도들의 실망감은 즉각적인 ‘교회 이탈’과 ‘헌금 중단’으로 이어졌다. 1년도 채 안 돼 헌금은 35~40% 급감했고, 교인 약 4분의 1이 교회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재정 압박을 이기지 못한 교회는 직원을 해고하고, 9개 캠퍼스 중 8곳의 토요일 예배를 중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 모리스 목사가 오클라호마 법원에서 아동 대상 음란 행위 5건으로 기소되고, 동시에 교회에 수백만 달러의 퇴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한때 영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던 거대 교회가 리더 한 사람의 범죄와 리더십의 잘못된 대처로 인해 신뢰를 잃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의 많은 언론들은 게이트웨이 교회의 어려운 오늘을 조명하고 있다.
투명성과 견제, 위기관리의 첫걸음
이번 게이트웨이 교회 사태는 미주 한인교회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투명성의 부재’가 초래한 파국이다. 게이트웨이 교회 리더십은 초기 대응에서 ‘몰랐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이는 곧 거짓으로 드러나며 회복할 수 없는 신뢰의 추락을 불렀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특히 리더십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일수록 이를 덮거나 축소하려는 시도는 더 큰 화를 부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인교회 역시 담임목사나 장로 등 리더에게 제기되는 문제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다룰 수 있는 독립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돌아봐야 한다.
다음으로 ‘견제받지 않는 권위’의 위험성이다. 이번 사태는 설립자이자 담임목사였던 개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위가 어떻게 교회를 병들게 하는지를 드러냈다.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려던 계획과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이후에도 교회에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모습은 리더십이 사유화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폐해다.
많은 한인교회가 카리스마 있는 담임목사 개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재정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이 특정 개인이나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건강한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교회의 가장 큰 자산은 ‘성도들의 신뢰’라는 점이다. 게이트웨이 교회의 재정 붕괴와 사역 축소는 리더십에 대한 성도들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한 직접적인 결과였다. 성도들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리더십에 자신의 시간과 헌금을 맡기지 않았다.
교회의 영적 건강과 재정적 안정이 리더십의 도덕성과 진실성에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미주 한인교회들도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도들의 신뢰를 얻고 지켜나가는 정직한 리더십을 세우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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