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하나님께 감사" 아카데미 97년 역사에 새겨진 기독교인들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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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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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오스카 97년 역사에 깊이 새겨진 기독교적 일화들을 재조명한다. 수상 소감에서 예수를 고백한 배우들, 할리우드가 외면했으나 흥행으로 증명한 신앙 영화, 트로피보다 원칙을 택한 이들의 이야기가 세속의 무대 한가운데서 빛을 발한다.
전 세계 시청자 수천만 명이 지켜보는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어떤 배우들은 트로피 대신 십자가를 들었다. 조명이 가장 밝게 타오르는 그 순간, 그들은 가장 먼저 하나님을 불렀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3월 1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개최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력 후보작의 예술성을 분석하며 트로피 향방을 점치는 현지 언론의 시선과는 별개로, 본지는 97년 오스카 역사 속에서 조용하지만 뚜렷하게 남겨진 7가지 기독교적 장면들을 짚어본다.
할리우드가 문을 닫았을 때
2004년, 한 영화가 아카데미의 사실상 외면 속에서도 미국 극장가를 뒤집어 놓았다. 멜 깁슨 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다. 주요 배급사들이 줄줄이 거절하고, 아카데미는 촬영·분장·음악 등 기술 부문 후보에만 올렸지만, 전 세계 흥행 수익은 6억 1,200만 달러(약 8,400억 원)를 돌파했다. 깁슨 감독은 당시 "이 영화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성령이 이끄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카가 외면한 십자가가 흥행으로 응답받은 사건은 할리우드의 예측 공식을 통째로 흔들었다.
같은 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 역을 맡은 짐 캐비젤의 선택 역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캐비젤은 에이전트와 동료들로부터 "커리어를 망칠 것"이라는 경고를 들었다. 그는 경고를 무시하고 촬영을 강행했다. 실제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주요 배역 제안이 끊겼다. 수십 년이 지난 뒤 캐비젤은 공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배우로서의 성공보다 하나님 앞에서 옳은 선택을 해야 했다. 지금도 후회가 없다."
수상 소감, 신앙 고백의 자리가 되다
오스카 역사에서 가장 일관되게 하나님을 언급한 배우를 꼽으라면 덴젤 워싱턴이다.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한 워싱턴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같은 말로 시작한다. "가장 먼저 나의 주님이자 구원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드린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워싱턴은 무명 시절인 1975년 웨스트체스터의 한 수련회에서 성령을 체험한 뒤 신앙을 삶의 중심축으로 삼았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혀왔다. 후배 배우들에게는 "성공의 자리에서 마귀가 가장 강하게 찾아온다. 깨어 기도하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전한다.
2014년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매튜 맥커너히의 소감은 그해 시상식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트로피를 받은 맥커너히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분은 내 삶에 기회를 주셨고, 그것은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역대 최고 배우들이 연단에 올라 에이전트와 공동 제작자의 이름을 읊는 자리에서, 그 고백은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삶이었다
2010년 작품상 후보에 오른 '블라인드 사이드'는 기독교적 실천이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스크린에 옮겼다. 갈 곳 없는 흑인 소년 마이클 오어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리 앤 투오이의 결정은 충동적 동정심이 아니었다. 그 가정의 신앙 원칙, 곧 "우리가 받은 것을 나누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마이클 오어는 이후 NFL 프로 선수가 됐다. 산드라 블록은 이 역할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시상식 소감에서 "실제 리 앤 투오이를 만났을 때, 나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04년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의 실제 주인공 루이 잠페리니의 이야기는 오스카 트로피보다 무거운 무게를 지닌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극한의 고문을 겪은 잠페리니는 귀국 후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무너졌다. 1949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집회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한 뒤, 잠페리니는 자신을 고문했던 일본군 간수를 직접 찾아가 용서를 전했다. 그 용서의 여정이 영화화됐고, 할리우드는 그것을 스크린에 담는 것 외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상처를 사회적 언어로 바꾼 자리
2021년 시상식에서 진 허숄트 박애상을 수상한 타일러 페리 감독은 유년의 빈곤과 학대를 신앙으로 건너온 인물이다. 어머니로부터 배운 한 가지 원칙이 그의 삶을 바꿨다. "증오를 거절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페리 감독은 시상식 연단에서 흑백 갈등과 혐오가 깊어가는 미국 사회를 향해 화해를 호소했다. 쓴 뿌리가 용서의 언어로 전환되는 순간, 시상식장은 고요해졌다.
1981년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석권한 '불의 전차'는 오스카 역사에서 신앙과 원칙이 정면충돌한 가장 유명한 사례다. 올림픽 금메달 유망주 에릭 리델은 주일에 열리는 100미터 경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종목이 아닌 400미터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영화 속 그의 대사는 오늘도 인용된다. "하나님은 나를 빠르게 만드셨다. 내가 달릴 때, 나는 그분의 기쁨을 느낀다." 원칙이 기적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가장 잘 설명한 문장이었다.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3월 15일 밤, 다시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지 모른다. 97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그 고백은 언제나 예고 없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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