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바이블 벨트" 미국 남부 개신교 지형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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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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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에서 가장 독실한 지역으로 꼽히는 남부(South)의 종교성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남부의 현재 종교 지표는 과거 종교적 색채가 옅었던 북동부와 서부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 지역에서 개신교인 비율은 줄고 무종교인은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해지며 미국 교계에 새로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국 신앙의 심장부로 불리는 '바이블 벨트(Bible Belt)'의 명성이 옛말이 되고 있다. 미국 남부 지역 거주자들의 종교성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실시한 '미국 종교 지형 연구'에 따르면, 남부 지역의 현재 신앙 지표는 약 15년 전 미국에서 가장 세속적이라 평가받던 북동부와 서부 지역의 수준으로 회귀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남부인들의 영적 습관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3-24년 조사 기준, 남부 성인의 51%만이 매일 기도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7년 당시 서부(53%)와 북동부(50%) 지역 사람들이 보여준 수치와 비슷하다.
"남부는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종교적인 동네"라는 사실은 변함없지만, 그 절대적인 수치가 급락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시선을 끈다. 2007년 86%에 달했던 남부의 종교인 비율은 현재 74%까지 내려앉았다.
사라지는 확신과 채워지는 무종교
변화의 핵심은 '확신의 상실'에 있다.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답한 남부인은 2007년 79%였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63%로 16%포인트나 급감했다. 서부 지역 역시 같은 기간 65%에서 47%로 떨어지며 과반 선이 무너졌다. 지역을 불문하고 '신은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미국인들이 망설이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기독교인 전체 비율의 감소는 더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다. 남부의 그리스도인 비율은 2007년 83%에서 현재 68%로 줄어들었다. 특히 남부 개신교의 기둥이었던 복음주의권은 37%에서 31%로 위축됐다. 북동부의 가톨릭 신자 비율 역시 37%에서 28%로 줄어들며 전통적인 교단들의 영향력이 전방위적으로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와 지역을 넘어선 거대한 이동
교회를 떠난 이들이 향한 곳은 '무종교(Unaffiliated)'라는 이름의 넓은 광장이다. 북동부와 중서부에서 무종교인 비율은 2007년 16%에서 최근 30%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이른바 '노즈(Nones)' 세대의 등장이 남부라는 견고한 성벽마저 허물고 있는 셈이다.
반면 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의 비율은 미세하게나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남부의 타 종교인 비율은 3%에서 6%로, 북동부는 7%에서 10%로 늘어났다. 이는 미국 사회의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종교 지형에도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미국 전역은 이제 '종교가 일상인 사회'에서 '종교를 선택해야 하는 사회'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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