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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럼프는 독재자 아닌 하나님이 보낸 전사"... 그들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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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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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PRRI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의 7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험한 독재자'가 아닌 '강력한 지도자'로 인식한다. 일반 대중의 54%가 독재자로 보는 것과 정반대다. 이들은 권위주의적 성향(RWAS)이 매우 높으며,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다. 신앙이 민주적 절차보다 특정 정치 지도자의 힘을 숭배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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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집회장과 부흥회장의 경계가 모호해진 미국의 현실을 풍자한 만평 (AI 그림)

"그분은 독재자가 아닙니다. 무너져가는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하나님이 보내신 '다윗'이자 '전사'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백인 복음주의 목회자의 고백은 거침이 없었다. 그에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친 언행이나 사법 리스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악(Evil)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거룩한 무례함'으로 해석됐다. 2026년 미국 교회의 일부는 지금, 민주주의라는 시스템보다 '기독교 입장을 대변하고 나를 지켜줄 강력한 힘'을 숭배하고 있다.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2025 아메리칸 밸류 아틀라스'는 이 현상을 차가운 숫자로 증명한다. 기독교 민족주의라는 렌즈를 끼면, 세상은 '선과 악의 전쟁터'로 보이고, 정치 지도자는 '메시아적 구원자'로 변모한다.

"독재자가 아니라 해결사다"

보고서에서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인식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다. 미국 전체 응답자의 54%는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독재자"라고 답했다. 그러나 기독교 민족주의 핵심 지지층(Adherents)의 시각은 180도 달랐다. 무려 73%가 그를 "미국의 위대함을 회복할 권력이 필요한 강력한 지도자"라고 옹호했다. 그를 독재자로 보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심지어 기독교 민족주의에 동조하는 그룹(Sympathizers)조차 68%가 트럼프를 강력한 지도자로 꼽았다. 반면, 이를 거부하는 그룹(Rejecters)의 85%는 그를 독재자로 규정했다. 이는 미국 사회가 단순히 정책의 차이로 갈라진 것이 아니라, 리더십과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세계관에서 쪼개졌음을 의미한다.

권위주의를 갈망하는 신앙

왜 자유를 핵심 가치로 여기는 기독교 신앙이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매료되었을까. PRRI는 이를 '우파 권위주의 성향(RWAS, Right-Wing Authoritarianism Scale)' 척도로 설명한다. 기존의 사회적 관습에 대한 복종, 일탈자에 대한 공격성 등을 측정하는 이 지수에서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의 79%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을 기록했다.

이는 기독교 민족주의가 신학적 확신이라기보다, 복잡하고 다원화된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심리적 방어 기제임을 시사한다.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민주적 불확실성을 견디기보다,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찍어 누르는 강력한 권위에 의탁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것. 그들에게 민주적 절차는 번거로운 장애물일 뿐, 하나님의 뜻(혹은 그들의 뜻)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무시될 수 있는 가치가 되어버렸다.

정치가 십자가를 덮을 때

이러한 신념은 실제 정치 지형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번 조사에서 각 주(State) 의회 내 공화당 의원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주 주민들의 기독교 민족주의 성향도 비례해서 높게 나타났다. 아칸소(공화당 81.5% 장악)와 오클라호마(79.9%)가 대표적이다.

미디어는 이 믿음을 콘크리트처럼 굳히는 양생제 역할을 한다. 극우 뉴스를 신뢰하는 사람의 65%, 폭스뉴스를 신뢰하는 사람의 55%가 기독교 민족주의 성향을 보였다. 교회 강단에서 "동성애와 낙태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설교를 듣고, 집에 돌아와 TV를 켜면 "민주당이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는 뉴스를 듣는다. 이 완벽한 에코 체임버(Echo Chamber) 안에서 신앙과 정치는 한 몸이 된다.

'우리 편'을 위한 하나님은 없다

문제는 이 '정치화된 신앙'이 필연적으로 타자를 향한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점이다. "나라가 궤도를 이탈했기 때문에 폭력을 써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위험한 주장에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의 30%가 동의했다. 예수님은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셨지만, 오늘의 어떤 신자들은 "기독교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독교 민족주의는 하나님을 '미국의 수호신'으로, 트럼프를 '대제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이 특정 국가나 정당의 손을 들어주신다는 구절은 없다. 신앙이 권력을 탐하고, 정치가 신앙을 이용할 때, 교회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잃고 정권의 하수인이 되고 만다. 지금 미국 교회가 걷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인가, 아니면 넓고 화려한 권력의 길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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