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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74% "나도 울고 싶다"… '슈퍼맨 목회'의 종말과 '서로 돌봄'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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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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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요약] 한국교회의 돌봄 사역이 육체적 질병에는 능숙하지만, 심리적·영적 침체에는 취약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넘버즈 320호>에 따르면 성도들은 목회자 일방의 돌봄이 아닌 '서로 돌봄'을 원하고 있으며, 목회자의 74% 또한 돌봄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직적 목회 구조에서 수평적 동행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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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들은 육체적 질병보다 심리적, 영적 어려움에 대해 더 큰 돌봄 필요성을 느끼지만, 실제 교회의 지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사진)

 

성도가 입원하면 목회자는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간다. 그러나 성도가 우울증으로 잠 못 이룰 때, 교회는 침묵하거나 기도가 부족하다는 핀잔을 주기도 한다. 한국교회가 육체의 질병 앞에서는 기민하게 움직이지만, 마음과 영혼의 병 앞에서는 여전히 서툴다는 불편한 진실이 데이터로 입증됐다. 이제 돌봄은 목회자라는 '한 명의 영웅'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섰다.

 

육체는 '과잉', 마음은 '결핍'… 돌봄의 미스매치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6: 서로 돌봄 공동체' 조사 결과는 교회의 돌봄 사역이 어디서 엇박자를 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체적 질병을 앓는 성도에 대한 돌봄 실천율은 필요성 인식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병원 심방과 위로는 이미 충분하다는 뜻이다.

 

반면, '심리적 어려움'과 '영적 침체'를 겪는 성도들에 대한 돌봄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심리적 어려움은 -15%p, 영적 침체는 -12%p의 격차(돌봄 필요 인식 - 실제 실천)를 보였다. 이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적 고통이 교회 내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음에도, 교회의 대응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병원 심방' 방식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목회자 74% "나도 기댈 곳이 필요하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돌봄의 주체로만 여겨졌던 목회자들의 '속앓이'다. 목회자의 74%는 사역 과정에서 누군가로부터 돌봄을 받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강단에서는 강한 리더십을 보이지만, 강단 아래서는 그들 역시 위로가 필요한 한 명의 성도인 셈이다.

 

목회자들이 원하는 돌봄의 형태는 교회 규모에 따라 갈렸다. 교인 29명 이하 소형 교회 목회자의 59%는 목회적 코칭과 멘토링을 절실히 원했고, 500명 이상 대형 교회 목회자의 54%는 자기 성찰과 성장을 위한 상담을 필요로 했다. 이는 목회자 개인의 번아웃을 방지하고 건강한 목회를 지속하기 위해 '목회자를 위한 돌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슈퍼맨 목회'는 끝났다… 평신도가 움직인다

 

돌봄의 패러다임도 수직에서 수평으로 이동 중이다. 과거 교회 돌봄이 목회자 중심의 일방통행이었다면, 이제는 성도들이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서로 돌봄'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성도의 56%는 돌봄의 주체가 '모든 성도'여야 한다고 답해, 목회자(24%)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인식을 벗어났다.

 

고무적인 것은 평신도들의 준비 상태다. 성도 2명 중 1명 꼴인 47%가 "상담과 위로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신앙 연수가 깊고 소그룹 참여가 활발할수록 돌봄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다. 이들은 돌봄자의 역할을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가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겪어내는 '동행자'(41%)로 인식하고 있었다.

 

결론: 시스템이 아닌 '문화'로

 

목회자와 성도 모두 교회가 돌봄을 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서로 돌보는 문화 조성'을 1순위로 꼽았다. 이는 전문 상담사를 고용하거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옆자리에 앉은 지체의 표정을 살피는 따뜻한 관심이 더 본질적이라는 고백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건물과 프로그램으로 유지되던 시대를 지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로 지탱되는 시대로 진입했다. "목사님, 저 힘들어요"라는 말보다 "집사님, 요즘 얼굴이 어두워요"라고 먼저 묻는 평신도들이 늘어날 때, 교회는 비로소 진정한 '돌봄 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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