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이중생활: 완벽한 남편, 고독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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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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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바나 그룹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목회자 90%는 부부 관계에 만족하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을 외부 친구는 턱없이 부족하다. 목회자의 관계 웰빙 점수는 67점으로 삶의 영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다수 목회자는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 채 리더십 개발에만 몰두하는 '관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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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조명 뒤 홀로 남겨진 목회자의 쓸쓸한 뒷모습 (AI사진)
매주 강단에서 수백, 수천 명의 성도를 향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갈등을 겪는 부부를 상담하고, 위기에 처한 가정을 심방한다. 그러나 예배당의 불이 꺼지고 군중이 빠져나간 뒤, 많은 목회자가 마주하는 현실은 지독한 적막이다. 영적 리더라는 중압감 속에 정작 자신은 마음 터놓을 친구 하나 없이 '군중 속의 고독'을 앓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바나 그룹이 발표한 '오늘날 목회자의 관계(The Relationships of Today’s Pastors)' 보고서에 따르면, 목회자들은 신앙, 소명, 재정 등 삶의 대부분 영역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유독 '관계(Relationships)' 항목에서만큼은 100점 만점에 67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일반 성도들의 평균치보다도 낮은 수치다.
배우자가 전부인 위험한 '관계 쏠림'
목회자들의 고독이 전적인 관계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 대상의 76%는 "배우자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이 배우자와 깊은 대화를 나눈다고 응답했다. 부부 관계는 그 어느 직군보다 견고하다.
문제는 배우자 외의 관계망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목회자 5명 중 2명은 상습적인 고립감을 호소했으며, 교회 밖에서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키너먼 바나 그룹 CEO는 "목회는 스트레스와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임에도 구조적으로 고립되기 쉽다"며 "자신이 이끄는 성도가 아닌, 교회 밖에서 신뢰할 수 있는 친구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리더십은 찾고 우정은 방치하는 '사각지대'
더욱 심각한 것은 목회자들 스스로가 이 결핍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자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57%가 '리더십 개발'을 꼽은 반면, '관계 증진'을 선택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이미 강점인 리더십과 영적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투자하면서, 정작 무너져가는 관계의 기초는 외면하는 셈이다. 키너먼 CEO는 이를 두고 "지속 가능한 사역을 위협하는 적신호"라고 경고했다. 우정과 취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관계는 사치품이 아니라, 영적 리더가 생존하기 위한 생명줄이라는 것이다.
목회자를 향한 진정한 존경은 그들을 '슈퍼히어로'로 추앙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역시 관계의 결핍을 느끼는 연약한 인간임을 '보는(Seeing)' 것에서 시작된다. 강단 위의 화려한 언변 뒤에 숨겨진, 친구가 필요한 한 사람의 존재를 직시할 때 비로소 건강한 목회 생태계가 싹틀 수 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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