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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라는 거울 앞에 선 미국교회: 승리의 환호와 침묵의 기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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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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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군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은 독재 종식이라는 팩트(Fact)를 넘어 교계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보수 복음주의권은 "악의 축출"이라며 환영했지만, 진보 진영과 국제 교계는 "절차적 정의 실종"을 우려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갈라진 교회의 시선과, 환호 뒤에 가려진 현지의 생존 위기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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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에 대한 교계의 극명한 반응 대비 (AI사진)

 

거악(巨惡)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아멘’이 아니라 ‘물음표’였다. 지난 1월 3일, 미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27년간 베네수엘라를 옭아매던 독재 사슬이 끊어진 역사적 순간, 미국 교회의 반응은 마치 구약의 전쟁 서사와 신약의 평화주의 사이에서 길을 잃은 듯 복잡미묘하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사건을 넘어, ‘힘에 의한 정의 실현’을 성경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신학적 난제를 드러냈다.

 

작전은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졌으나, 그 파장은 교계의 분열로 이어졌다. 사건 직후 뱁티스트뉴스글로벌(BNG) 등 주요 매체가 타전한 교계의 목소리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을 ‘하나님의 도구’로 치켜세운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국제법을 무시한 ‘힘의 월권’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갈라진 강단: "현대판 고레스" vs "위험한 선례"

 

복음주의권, 특히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협의회(NHCLC)를 위시한 보수 진영의 입장은 명확했다.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는 이번 사건을 "어둠의 세력에 대한 영적 승리"로 규정했다. 이들에게 마두로의 체포는 기아와 탄압으로 고통받던 베네수엘라 국민을 구출한 현대판 ‘출애굽’ 사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고레스 왕처럼 쓰임 받은 결과다. "악을 제거하는 데 있어 무력 사용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가 이들의 환호를 뒷받침한다.

 

반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진보적 주류 교단(Mainline)은 냉랭했다. 그들은 독재 종식이라는 결과에는 동의하면서도, 타국 국가원수를 무력으로 납치한 방식이 가져올 파장에 주목했다. 감리교와 성공회 지도자들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기독교 윤리의 대원칙을 상기시키며, 이번 작전이 국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또 다른 폭력의 악순환을 부를 수 있음을 경고했다.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조차 정의로워야 한다는 목소리다.

 

바티칸의 침묵과 현지의 현실

 

미국 내의 논쟁이 뜨거운 것과 달리, 정작 당사자인 베네수엘라 현지와 바티칸의 반응은 무거운 침묵에 가깝다. 교황청은 공식 성명을 통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정치적 해석보다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현지 가톨릭 주교단 역시 신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가정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이는 마이애미 디아스포라의 축제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독재자가 사라진 권력 공백기, 카라카스의 골목에는 해방의 기쁨보다 보복과 약탈에 대한 공포가 더 짙게 깔려 있다. 현지 교회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누가 옳았는가'의 신학적 논쟁이 아니라, 당장 오늘 밤 신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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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에 대한 교계의 극명한 반응 대비 (AI사진)

 

팩트 너머의 통찰: 교회는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가

 

마두로 체포 사건은 미국 교회에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가 정치적 진영 논리에 따라 얼마나 쉽게 재단되는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응답받은 기도'인 사건이, 누군가에게는 '무법적 폭력'으로 읽히는 이 간극이야말로 분열된 교회의 현주소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시선을 현지로 돌려야 할 때다. 독재자는 떠났지만, 남겨진 베네수엘라는 폐허 위에 서 있다. 승리에 도취하거나 비판에 몰두하기보다, 혼란에 빠진 베네수엘라가 피 흘림 없이 민주적 질서를 회복하도록 '중보의 손'을 모으는 것. 그것이 지금 팩트 너머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진짜 몫이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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