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한국교회 불신”…‘극우’ 인식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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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 2026-02-2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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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조사 결과, 사회적 불신 심화 속 정치 이념 이미지도 고착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8명은 한국 교회를 사회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1%는 한국 교회를 ‘극우’ 성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신뢰도 급락…국민 10명 중 8명 “한국교회 신뢰하지 않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5일부터 10일까지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75.4%로 집계됐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이는 2020년 동일 조사에서 ‘신뢰’ 31.8%, ‘불신’ 63.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수치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 가운데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43%,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32.4%를 기록했다.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에서는 ‘약간 신뢰한다’가 14.8%, ‘매우 신뢰한다’는 4.2%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6%였다. 기독교인 응답자 가운데서는 ‘신뢰한다’는 비율이 67.8%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한국 교회에 대한 불신 응답이 더욱 공고하게 관찰됐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항목에서는 천주교(가톨릭)가 25.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불교는 24.4%로 뒤를 이었다. 기독교(개신교)는 13.6%로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없음/모름/무응답’은 34%로 나타났다. 기독교(개신교)는 2023년 동일 조사에서 16.5%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극우로 인식” 47.1%…정치 이념 이미지 구조화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한국교회의 정치 이념 인식 구조와 신뢰에 관한 조사 부문이다. ‘한국교회 전반의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극우’라고 응답한 비율이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중도’ 30.1%, ‘극좌’ 8.3%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교회가 공공 영역에서 특정 정치 지형과 동일시되는 이미지가 상당 수준으로 구조화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인식은 12·3 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 등 최근 정치 이슈와 관련해 한국교회가 보인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비상계엄과 그 이후 한국교회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옹호 주장에 더 동의한다’는 응답이 26.6%, ‘반대 주장에 더 동의한다’는 응답은 14.4%로 조사됐다.
또한 한국교회가 ‘극우’로 인식되는 주요 요인으로는 ‘집회 및 시위’가 47.6%로 가장 높았으며, ‘언론 보도’가 40.5%로 뒤를 이었다.
목회자의 정치 참여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88.5%에 달했으며, 기독교인 내부에서도 83%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회의 공적 장면 노출 방식이 이념 이미지 형성에 중요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뢰 회복의 조건은? “공공성·윤리 실천·시민사회 역할”
조사 결과에는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개선 과제와 역할에 대한 인식도 담겼다.
‘한국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서는 ‘공공의 이익보다 교회의 이익을 앞세움’이 2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타 종교에 대한 태도’ 22.1%, ‘불투명한 재정 사용’ 18.9%, ‘교회 지도자(목사)들의 삶’ 16.9% 순으로 조사됐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사회적 활동’을 묻는 질문에서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58.6%로 가장 높았고, ‘봉사 및 구제 활동’은 19.4%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가 앞으로 이바지해야 할 영역’으로는 ‘사회윤리적 가치 형성’이 32.2%로 가장 높았으며, ‘정신적 위로 및 심리적 안정 제공’ 27.5%, ‘돌봄·복지 제공’ 18.8%로 나타났다.
“신뢰 하락은 구조적 국면…공론장 참여와 책임 형식 전환 필요”
2월 27일 서울 성락성결교회(담임목사 지형은)에서 열린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발제한 성석환 소장(도시공동체 연구소, 장신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와 같은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하락은 신뢰 하락이 단기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 재배열의 국면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성 소장은 “이러한 저점 고착은 단순한 부정 인식의 확장이라기보다, 교회의 공적 활동이 시민사회의 공론장과 현실 세계에서 ‘신뢰의 자산’으로 전환되는 경로가 약화됐음을 뜻한다.”며 “‘교회가 무엇을 했다고 주장하는가’보다 공론의 장에서 설득 가능한 방식으로 확인되고, 의심을 통과하며, 공동선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는지가 신뢰의 조건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낮은 신뢰 구간의 장기화는 큰 위험이며, 특히 신뢰 회복을 하지 못한 채 내부 결속 강화로만 전략이 수렴하는 경우는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는 프로그램의 추가보다는 공론장 참여와 책임 형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교회의 극단적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한 성찰과 공적 형식의 재정립으로의 전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일부 유명 인사나 지도자 중심의 의견 표출 방식에서 벗어나, 기독교 시민사회의 공적 역할을 중심으로 공론 형성의 경로를 강화할 것 ▲선교적 관점에서 청년 세대와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치 밀착은 신뢰 훼손 요인…공공성 회복 시급”
김상덕 교수(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회신뢰운동본부장, 한신대)는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다소 비관적인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 변화의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 하락은 그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며, 진지한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낮은 신뢰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락한 뒤 반등하지 못한 채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코로나19 시기 일부 교회의 방역 비협조와 집단감염 사례, 사회적 책임 논란은 신뢰 하락의 촉매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특정 정치 권력과의 밀착이나 헌정 질서에 대한 도전과 결합될 경우, 종교의 공공성은 심각하게 훼손된다.”며 “실제로 목회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사회적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은 이러한 행위가 신뢰 회복이 아니라 신뢰 훼손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지금의 전환기적 사회 구조와 변화를 차분하게 이해하고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광장의 진영 논리가 아니라 포용과 화해, 책임과 자기희생의 언어로 국민과 한국사회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희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2008년부터 3년마다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실시해 왔다. 해당 조사는 2026년까지 총 8차에 걸쳐 진행됐다. 조사에서는 한국교회와 목회자, 기독교인에 대한 신뢰도를 비롯해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 과제, 종교별 이미지와 선호도,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조사 시기 전후 한국 사회와 교계의 주요 현안과 관련한 한국교회의 인식과 태도에 대해서도 문항을 구성해 다각적·통합적 평가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기윤실 측은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준 시사점을 유념해 한국교회가 겸손하고 정직하게 자정과 회복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갈등과 위기에 대응하며, 화평과 희망의 주춧돌을 놓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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