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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친구,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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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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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마트폰에는 정인교회와 작은 돌산의 추억이란 밴드를 가지고 있다. 이 밴드는 어린 시절 함께 지냈던 고향 같은 교회 친구들과 돌산으로 이루어진 동네의 친구, 선후배들이 함께하는 유일한 매개체이다.

처음 이 밴드가 만들어 질 때 나는 무척 흥분이 되었었다. 그 이유는 친구들, 선후배들과 거의 40여년 만에 만나게 되는 기쁨이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밴드에 어린 시절 겪었던 이야기들을 서로 떠올리면서 나누는 댓글에 푹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밴드를 들여다보고는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밴드에 올라오는 소식들이 거의 없다. 어쩌다 누가 소식을 올려도 댓글을 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 40여년이 지나는 동안 달라진 서로의 삶속에서 형성된 가치관의 차이와 현실적 삶에 쫒기다 보니 대화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았나 본다.

나에게는 두 종류의 친구들이 있다. 하나는 옛 친구들이다, 바로 정인교회와 작은 돌산의 추억에 담긴 친구들이다. 또 한 분류의 친구들은 목사가 되어서 만난 친구들이다. 옛 친구들은 사실 거의 만나지 못한다. 그냥 명절이나 새해에 카톡이나 밴드로 안부 인사나 하고 지내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현재 목사친구들은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친구들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난다. 하지만 현실성이 전혀 없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현재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같이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지만 인생을 진지하게 나눌 친구가 없다는 데는 옛 친구들이나 동일하다. 아니 인생을 논 할 친구는 둘째 치고, 내가 급할 때 연락하면 달려올 친구가 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몇 달 전 집에서 10여마일이나 떨어진 쇼핑센터에서 난감한 일을 당했다. 자동차 안에 키를 놔두고 차 문을 잠가버린 것이었다. 꼼짝없이 집으로 가서 엑스트라 키를 가져와야 할 입장인데 어찌할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선뜻 도움을 요청할 친구가 떠오르지 않는다. 카톡에는 800여명이나 되는 친구들이 들어와 있는데 막상 도움을 요청할 친구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비즈니스나 인생에 성공여부가 다 사람관계에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날 사람관계에 실패했다는 좌절감을 안고 참 많이 걸었다. 

더더욱 노년이 되면 주위에 친구들이 아파서 활동을 못하는 친구들도 생기고, 세상을 떠나는 친구도 많아진다. 게다가 한국으로 역이민을 가는 친구나 이사를 간 친구들로 인해 가까웠던 친구들이 사라진다. 그렇다고 새 친구를 만들 교제의 장도 없고, 목사라는 타이틀로 인해 일반인들이 모이는 단체에도 갈 일이 없다. 나는 비로소 나이가 들면 친구가 없어지고 외로워진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 알듯하다. 특히 목사는 더 그렇다. 친구가 없다. 그래서 목사들도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목사도 많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친구를 잘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그동안 어쩌면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 전혀 분별하지 못하고 그저 만나면 다 친구인줄만 알고 지낸 미련함이 나에게 있었다고 본다. 나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가 좋은 친구였고, 나의 말을 들어주는 친구가 좋은 친구, 뜬금없이 선물을 주는 친구가 좋은 친구로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런 친구들만을 친구로 여겼었다. 하지만 그런 친구가 좋은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 깨달았다.

내가 생각지 않았는데 선물을 주는 친구, 식사하러 가면 의례 자기가 돈을 내는 친구, 경조사가 생기면 먼저 찾아와 주는 친구가 좋은 친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먼저 다가오는 친구의 결말은 늘 “내가 자네한테 어떻게 해 주었는데 나한테 섭섭하게 하면 안 되지,..” 인간관계를 계산된 행동으로 하고 환심을 사려고 이해관계로 얽혀 놓고 필요치 않으면 배반하는 그런 친구도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진짜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뭔지 정립하는 삶이 되어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해 본다. 때로는 어려운 친구에게 말없이 뒷주머니에 돈이라도 넣어주는 친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되고, 지나가는 길에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잘 지내지 하는 친구, 함께 있으면 “야 더 늙기 전에 사진이라도 찍어 놓자”고 하는 친구, 자식자랑, 교회자랑, 돈자랑 안 하면서 잘난 체 안 하는 친구가 되어야 진짜 좋은 친구가 된다는 것을 되새겨 본다.

이제야 내가 왜 친구가 많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았다. 나는 친구들에게 내 똑똑함을 들어내는 모습으로 친구들에게 접근했다는 것이다, 많은 친구들은 나의 똑똑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친구들에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가, 얼마나 따듯한 사람인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마치 나도 따듯하고 아량이 넓은 친구를 좋아하면서 나는 정작 포근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서야 깨달았으니 말이다. 

남은 인생은 친구가 없는 게 아니라 친구가 되어주는 그런 친구가 되길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지는 요즘이다. 친구야! 친구, 내 친구야, 그렇게 부르면서 즐기고 웃을 수 있는 친구가 그리워진다.

“직접 만나든 간접적으로 만나든 친구는 만나야 한다. 만일 아무도 만나는 친구가 없다면 5-10년 후에도 당신을 만나 줄 사람은 없다.”(챨스 죤스)

한준희 목사(뉴욕성원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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