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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가짜 논문의 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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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0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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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의 진위를 조사해온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맞춤형 줄기세포 복제에 관한 사이언스 논문의 데이터들은 단순 실수에 의한 오류가 아니라 2개의 줄기세포에서 얻은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중간 조사결과를 밝혔습니다. 그 어간에 황우석 교수는 그 논문이 고의적으로 조작되었다는 것을 시인했고 그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떠나겠다고 하였습니다.

황우석 교수 사건으로 온 세계가 놀라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황우석 교수에게 희망을 걸었었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것입니다. 외국에 나와서 살면서 또 한 번 낮 뜨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영예와 존경을 받던 지성인이 위선자요 거짓말쟁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대한민국의 지성의 요람인 일류대학 연구실에서 노름판이나 폭력조직에서나 있음직한 거짓과 속임수와 권위주의와 사기극 노름이 저질러졌습니다. 온 국민의 실망, 허망, 낙심, 포기, 좌절... 좌우지간 한국인들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사건 때문에 정신적 심리적 공황을 맞았습니다. 이 허무함과 황망함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올라간 만큼 떨어졌습니다. 아니 올라간 높이보다 떨어진 깊이가 더 깊습니다. 참으로 참담합니다.

그런데 나에게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은 밝혀지고 진실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의 충격으로 온 국민이 휘청거리고 국가적 자존심과 명예가 곤두박질쳤지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거짓이 환영받고 부정이 위대한 영예를 얻는, 윤리적으로 척박한 한국적 풍토에 개혁의 큰 삽질이 된 것 같아 한 편 아프면서도 대행이라 여깁니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맹목적이고 옥석을 분간 못하는 천치였던가를 조금이라도 깨닫는 계기가 된다면 그야말로 전화위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배아줄기 세포는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생명의 존엄성을 소홀히 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기독교에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배아 줄기 세포는 성체 줄기세포에 비해 예상할 수 없는 위험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실용단계에서 실제적으로 난치병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반면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그 가능성마저 증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 번 사건을 계기로 배아 줄기 세포 연구에 쏟던 노력을 성체 줄기 세포 연구에 쏟게 될 것을 기대하며 다행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이 번 사건은 학자들의 윤리성에 큰 도전이 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6일 황우석 교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데 줄기세포가 하나면 어떻고 세 개면 어떻다는 것이냐?”고 짜증스런 발언을 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결과주의나 목적론적 윤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에 속임과 거짓이 있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되지 않는냐는 식의 생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자체가 조작된 것이라면 원래 있던 줄기세포가 오염으로 죽었다든지, 누군가 바꿔치기 했다든지 하는 주장은 부질없는 주장입니다.

“나는 연구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하는 사람의 이름이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로 올라간 경위는 무엇인지,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수는 실제로 몇 개나 되는지, 난자에서 핵을 짜내는 세계적인 스퀴징 기술(squeezing method)을 개발했다는 연구원이 한 달에 겨우 몇 십만 원씩 받고 지냈다는 열악한 연구 환경의 진실은 무엇인지도 밝혀지고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이 번 거짓 논문의 고발은 과학을 비롯하여 모든 학문세계에서도 자성의 기회가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천연자원과 첨단기술과 인력자원뿐 아니라 냉혹한 국제적 경쟁에서 정직성이 더 없이 부가가치가 높은 경제력임을 배우게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 번 사건은 과거 군대에서나 있음직한 권위주의적 규율이 지성의 요람에도 암처럼 존재하고 있었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옛 안기부나 검찰이나 경찰 내부에는 군대같이 경직된 상하 관계에서 상명하복만이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습니다. 그런데 피츠버그대에 파견 가 있는 김선종 연구원은 PD수첩 인터뷰에서“나는 그레이드(지위)가 아직 안 돼 (조작이라는) 말도 하기 힘들었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연구팀 내의 이런 권위주의적 상하 관계가 연구 실적의 공정한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어렵게 만들고, 데이터 조작 같은 부정행위를 견제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서울대의 조사는 과학계의 이런 후진적 관행과 실상까지 남김없이 드러내고 수술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건이 사건이니 만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내키지 않지만 또 한 편 생각해 보면 빛으로 흑암에 오신 주님도 거짓과 위선과 온갖 죄를 드러내고 폭로하기 위해 오셨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과 복음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 요소요소와 저변에는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황우석 교수 사건이 잠재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성의 요람이 저렇다면 다른 곳이야 말해 뭣하겠습니까? 두려운 것은 교회 안에도 드러나지 않은 이런 사건들이 잠복해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일련의 사건들이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황우석 교수의 사건을 이렇게 보려고 합니다.“흑암에 빛이 비췄다. 대한민국은 크리스마스 선물 제대로 받았다.”줄기세포가 조작되었다는 것은 화가 나는 일이지만 진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는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줄기세포 가짜 논문도 나름대로 공헌(?)한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짓은 드러나야 합니다. 죄는 고발되어야 합니다. 주님은 죄를 고발하러 오셨습니다. 흑암에 빛으로 오셨다는 말씀이 그런 뜻입니다. 죄인이 죄인인 것을 숨기거나 혹은 스스로 죄인이 아니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이 비극입니다. 그것을 일깨우러 주님께서 빛으로 흑암에 오셨습니다.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취었도다.” - 마태복음 4: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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