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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값 의존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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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0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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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속담에 “물건을 모르거든 값을 많이 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싼 물건이 품질이 좋다는 뜻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물건의 질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때는 비싼 값에 의존하여 물건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떤 백화점에서는 이런 고객의 심리를 악용하여 정가의 몇 배의 값을 붙여놓으면 불티나게 팔리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악덕 상인들이 밉기도 하지만 무조건 비싼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생각도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물건에 대하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 구입한 물건을 오래 쓰려면 비싼 값에 의존하여 물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때가 허다합니다.

저는 이것을 “비싼 값 의존증후군‘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순진한 소비자가 어떤 물건이 좋은지 몰라서 돈을 좀 더 주고라도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선택하였다고 하는 이야기가 덕담이 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비싼 값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 그것은 우리의 자세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누구나 경험하게 됩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고 강의를 듣는 것과 무료 강의를 듣는 것과는 우리의 자세가 달라지고 그 결과도 확실히 다릅니다. 좋아하기는 무료를 좋아하지만 무료로 하는 것에는 왠지 모르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요 자세입니다. 그래서 제대로 배우려는 마음이 있으면 좀 비싼 값을 지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싼 값 의존 증후군은 사람됨의 교훈을 받는대도 나타나고, 무엇보다 영적인 생활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별소리를 다 들어도 주의를 하지 않다가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습성을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없나봅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 인간의 그런 증후군을 충분히 감안하시고 우리를 다루시는 듯 합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도 “고난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야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고난이라는 비싼 값을 지불해야만 배우게 되는 비싼 값 의존 증후군을 어리석음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리를 다치고 보니”라는 글을 소개합니다.

“저는 얼마 전 다리를 다쳐 지금도 꼼짝 못하고 집에 있습니다. 괴롭기도 하지만 꼭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더군요. 다리를 다친 덕분에 귀중한 것을 하나 얻었으니까요. '남'이라는 게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입니다. 다리를 수술하고 보니 처음엔 대·소변도 침대에 누워 처리해야 했습니다.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람이 옹졸하여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분명히 폐가 될 것이라고 저 혼자 지레 짐작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귀찮아 할 거라는 저의 노파심과는 달리 다리가 불편한 저를 보는 분마다 등을 내밀어 업어 주고, 저를 위해 걸음을 멈추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알 게 되었습니다. '남'이 제게 무엇인지, 아니 '제'가 남에게 무엇인지를… 그런 생각을 하고 보니, 저는 제가 남에게 어떤 사람이었는가가 부끄러워집니다. 늦은 밤 버스를 타고 앉아서 갈 때 할머니가 제 앞에 계셨지만 저는 창 밖만 바라봤던 사람입니다. 그때 저보다 더 고단했을 장사꾼 아주머니가 자리를 양보하시는 것을 보고 부끄러워 울었습니다. 그런 제가 오늘 또 이렇게 업혀서 계단을 오르며 감사의 눈물을 감춥니다. 뉴스를 보면 금방이라도 세상이 망할 것처럼 혼란스러워도 오늘도 제가 안녕한 것은,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쁜 저 대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리를 다치지 않았으면 모를 일을 다리를 다쳐 알 게 되니 참 좋습니다.” 고난, 아픔, 사고 등등.... 이렇게 비싼 값을 지불해야 배우게 되는 우리의 “비싼 값 의존 증후군”을 고쳐볼 수는 없을까요?

“고난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 -시편 119:67,7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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