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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화해와 두려움-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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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200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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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환자와 직장 동료들을 위해서 작은 기도회로 모인다. 12월의 어느 하루는, 간호사 N과 둘이서 기도 모임을 가졌다. 기도 전, 삶의 이슈들을 논하는 시간이었다. 필자는, N에게 다른 간호사 W와 얼마나 오래 동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힘들지 않는지를 물었다. N은 12년 이상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I don't care(신경 쓰지 않아요)."라고 대답하였다. 사실 필자의 귀에는, 신경이 아주 쓰임으로 들렸다.

N은 W의 강한 성격에 자주 마음을 다쳤고 W에 대한 피해 의식과 경계심이 생긴 것 같았다. 둘 다 자마이카(Jamaica) 출신의 50대의 간호사이다. 사실, W는 필자의 마음도 아프게 한 적이 있다. 공개 회의 석상에서 목소리를 강하게 내며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할만한 여유가 없는 듯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필자와의 관계는 회복이 되어 서로 도움을 주고 자녀 문제를 논할 정도가 되었다.

다시, N에게, 서로 인사도 아예 아니하는 지를 물었다. 이에, N은 자기가 인사하면 W는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고 했다. N은 자기 마음이 상하게 되어서 인사도 포기하였다고 했다.

N은 직장에서 성격이 부드럽고 친절한 간호사로 알려져 있다. 아침마다 그녀의 기도문을 듣는 것은 나의 즐거움이다. 그녀의 기도는 한 편의 시편 같다. 그런 N도 W의 이야기가 나오면 경직되어졌다. N은 W와 오래 전에 같은 교회를 다녔다고도 한다.

N의 "I Don't Care."라는 대답에 필자는, "저의 귀에는 당신께서 신경이 많이 쓰임으로 들려요."라고 반응하였다. 갑자기의 N의 모습이 진지해졌다. 계속하여, "불편한 관계로 인해 그 동안 참 고통스러웠지요."라고 N의 진실한 심정을 대신 표현하였다. 그리고 직장 동료들을 위해서 기도해왔는데, W는 제외되는지에 관해 지적하며 질문하였다. N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관계 개선을 위한 시도를 해보려고 하였으나 용기가 없었다고 말하였다. 사실 두려움이 있었다고 하였다. 자기가 다시 더 상처받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N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필자에게 묻는다, 기도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W에게 다시 하나님께 인사하듯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인사를 하여도 받지 않음으로 섭섭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마음을 하나님께 맡겨 놓을 것을 제안하였다. 섭섭함과 고통은 결코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니고, 사탄이 자극함을 깨닫도록 하였다. N의 얼굴이 환하게 변함을 보았다. 희망을 본 것 같았다. 용기를 내어 한 번 W의 사무실을 방문할 것도 제안하였다. 다시 N은 긴장한 것 같았고 무슨 이야기를 할 지가 궁금한 듯 하였다. 필자는 오히려 N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를 물었다. 그러자 N은, 잠시 망설이더니, "그 동안 내가 W 당신을 무시해왔던 것에 사과하기를 원해요. 당신과 화해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으나 용기가 없었지요. 다시 저가 당신에게 인사를 시작한 것이 당신에 대한 마음이예요. 당신께서 어떠할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계속 인사하고 당신과 더 편하게 지내고 싶어함을 알아주시기 바래요."라고 말했다. 이에, 필자는 W의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으면 어떡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N은 자기는 계속 W가 긍정적으로 변화되도록 기도할 거라고 하였고 자기의 마음이 표현되면서 마음의 여유와 평강이 생길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N은 기도 후, 필자를 꼭 안으며 눈물로, "이렇게 도전 받는 날이 삶에서 몇 날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비록 쉽지는 않겠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W와의 관계 개선, 즉 사랑의 회복을 위해서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계속 기도하겠다고 반복 결단하며 필자의 사무실을 떠났다.

주변에 불편한 관계로 깊은 상처를 많이 볼 수 있다. 인간이 모이는 곳에 충돌이 없는 곳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해나가는 가가 중요한 것 같다. 관계 악화로 마음의 불편을 원하는 이는 없는 것 같다. 관계 회복으로 인한 마음 평강 찾기가 바로 목표이다.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는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사실,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용기 전에는 두려움(Fear)이 있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함이다. 문제는, 진정한 우리의 태도이다. 내가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면, 상대방의 태도보다도 나의 태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 같다는 의미이다. 평강 회복에 내 스스로가 저항하지는 않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남의 태도에 이유를 달지 말고 나의 내적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우월감이 없는 의식과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위의 이야기에서, N은 마음의 평강을 원하는 듯 하면서 모든 것을 "I Don't Care."라는 태도로 일관하여 본인이 이기는(우월감) 듯한 인상을 주었지만, 결코 진정한 내적, 성숙한 평화를 가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두려움(Fear)에 관한 이야기이다. 암흑한 숲 속을 걷는 한 청년이 있었다. 계속 뒤에서 무엇이 자기를 따라 오는 듯함을 느꼈다. 뒤를 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었다. 계속 앞을 보고 가다가 뒤에서 무언가 자기를 추적하는 듯한 느낌에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청년은 돌아서서 그 두려움을 향해 전진하였다. 그 때, 두려움은 멀리 도망을 가더라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두려움은 진실이 아니고 허상일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위의 이야기에서, N은 그 두려움(W가 자기를 더 무시할 지도 모른다는)의 허상을 인식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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