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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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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200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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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영웅(Hero)이란 위험이나 위기에 처한 사람 혹은 사람들을 구해 내거나 자유를 위해서 투쟁하는 인물을 말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그는 전설 같은 인물이죠.

그런데 나에게는 다른 종류의 한 영웅이 있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나의 아버지입니다. 그 분은 앞에서 언급한 일들을 직접 할 수 없고 또 전설의 인물이 아니지만, 나에게는 귀중한 아버지랍니다. 왜냐구요? 내가 자고 있는 중에 키스를 하는 등 사랑을 나타내 보이고 나를 항상 지지하며 후원해주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나의 아버지는 사랑과 도움을 많이 베푸시고 진실로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랍니다.

나의 영웅이 나에게 나타내는 사랑의 모습은 다음과 같아요. 비록 집에는 늦게 오시지만, 나를 위해서 기도를 해주시고 나와 함께 야구를 보실 시간을 낸답니다. 항상 나를 생각도 하구요. 사무실 책상 앞과 지갑 속에 나의 사진을 두고 있지요. 특히, 내가 화가 날 때에는 나를 기쁘게 만들어 주고요. 내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 그것들을 보여 주시지요. 나의 아버지는 내가 항상 같이 할 수 있는 참으로 훌륭한 사랑의 영웅이랍니다.

나의 아버지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시죠. 마약/알코올 재활 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환자들의 재활을 돕구요. 교회에서와 여러 곳에서 많은 이들을 돕는답니다. 특히, 돈을 벌어 와서 (어머니와 함께)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게 하지요. 그리고 세금을 잘 내고 재정적으로 저희 가족을 안정시켜 주지요. 물론, 나의 숙제도 도와주고요. 그래서 나의 아버지는 사람들을 돕는 영웅이랍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아버지는 참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시는 분이시죠. 병원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하시는 것 이외에 대학에서 강의도 하는 교수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기독교 상담학에 세 번째 대학원 공부를 하고 계시지요. 거의 모든 시간에 공부를 하며 글을 쓰고 있답니다. 그리고 나의 학업을 도와주며 내가 더 현명해지도록 많은 지혜를 보여 주시지요.

나는 우리에게 조국을 위하거나 전쟁에서의 영웅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우리를 매일 도와주며 사랑해주고, 그리고 돌보아 주는 영웅도 필요하게 여겨집니다.

그래서, 나의 아버지는 우리 친구들이 찬미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영웅들 중의 한 분이지요.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이구요. 그리고 열심히 일하며 많은 이에게 도움이 되구요. 나의 영웅은 날마다 나의 삶이 변화하도록 돕지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더 성숙하며 강해지게 말이에요. 그래서 나의 아버지는 저의 영감 그 자체입니다. 항상 나의 마음속에, 영웅으로, 전설로, 아빠로,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아 있을 거예요."

위의 글은, 필자의 아이가 아빠를 자기의 영웅으로 선택하여 쓴 글의 내용이다. 학교에서 7학년들을 대상으로, 각자에 의미 있는 일상 생활 속의 영웅을 한 사람씩 골라 그들을 학교에 초대해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아이가 영어로 쓴 내용의 번역이다.

4월 중순 한 오후,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에 했다. 우편물이 우편함에 그대로 있었다. 몇 통이 안 되는 가벼운 우편물들로 상업 선전 및 홍보 우편물을 제하고 나니, 한 통이 남았다. 아이의 학교에서 날아 온 우편물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아이에게 온 것인 줄 알고 식탁 위에 놓으며 아이에게 우편물이 왔다고 말해줬다.

5월초 한 월요일 저녁! 직장과 학교 강의 후 집에 도착하니, 9시 정도가 되었다. 식사 후, 아이와 집사람과 TV를 보며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를 나눈다. 갑자기 집사람이 "당신, 이삭이 학교에 가실 거예요? 가시려면 학교에 통보해야한다고 해요."라고 말한다. 나는 의아해하며, "무슨 이야기야?"라고 반응한다.

집사람은, "이삭이가 당신을 자기의 영웅으로 선택해 학교에서 다른 영웅들과 같이 기념식을 한다고 해요."라고 말한다. 아직도 감을 잡지 못한다. 그러자, "학교에서 온 편지와 이삭이가 쓴 글 읽어보지 않으셨어요?"라고 묻는다. 궁금해하며 편지를 달라고 한다. 참으로 기분 좋고 흐뭇한 편지는 바로 아무 생각 없이 책상 위에 던져 놓았던 그 편지였다. 아이도 자기 쓴 글을 아빠에게 알려 주지 않고 가만히 알도록 내버려 둔 것 같았다.

5월 20일, 영웅의 날 기념식! 몇몇 선택된 학생들의 자기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성숙해 가는 과정의 한 면을 보는 것 같았다. 글의 내용에 자기의 가치들이 반영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와는 사뭇 달리, 사려 깊은 생각과 의식들이 내용 속에 반영되면서 학교의 교육적인 의도와 효과가 잘 일치하는 것 같았다.

기념식 후, 여러 영웅들과 선생님들과 인사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참가자 모두가, 다과를 나누며, 참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 흥이 난 것처럼 보였다. 참 기분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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