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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YWCA 노인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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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200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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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잘 말을 듣지 않아요." 5월 21일, 플러싱의 키세나 공원에서 있었던, YWCA(Y)의, 제 6 회 노인 운동회에 참가한 한 할머니의 푸념이다. 여러 신체 활동 게임에 임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내년 참가를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것을 다짐하신다.

300여 남녀 노인들께서 참가하셨다. 할아버지들의 참가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 경로 사상의 실천으로 마련한 YWCA의 의도가 많은 의미를 주는 것 같았다. 이 날은 노인들의 "정신 건강의 날" 같았다. 한마디로, 스트레스 해소 잔치 같았다. 특히, '영혼과 심신의 조화'라는 Y의 이념 실천이 한층 돋보였다. 잘 준비되고 짜임새 있는 진행은 Y의 리더쉽을 십분 발휘하는 것 같았다. 물품 기증 등 여러 기관과 단체들의 관심과 협조도 돋보였다. 한국일보와 플러싱 제일교회의 후원이 있었고, 중앙일보 등 언론사의 취재도 있었다. 우리 한인 노인들에 대한 동포 사회의 통합된 관심이었다.

11시의 개회식! 한인회 회장의 격려의 인사도 있었다. 그리고, Y가 용천 폭발 사고의 기금을 전달할 때 모두들 큰 박수를 보냈다. 한민족의 정서와 동포애를 더 한층 느끼게 하는 듯 했다. Y의 늘푸른 합창단의 아름다운 찬양도 있었다. 나무 잎들이 춤을 추며 반응하는 것 같았다.

점심 시간! 군데군데서 점심을 드시는 모습은 참 차분하며 평화스러운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 그 자체이었다. 어느 새 아침의 일기 예보에 따른 소나기 가능성의 염려는 기우가 되고 말았다.

15분 정도의 준비 운동 후에, 바로 개인 경기 참가로 이어졌다. 연세와 신체 상태를 고려하여 게임들이 마련되었다. 링던지기(Ring Toss), 말발굽 던지기(Horse Shoe), 콩 주머니 던지기(Beanbag Throw), 스카이 콩콩(Sky Hopper), 젓가락으로 탁구공 운반하기, 숫가락으로 골프 공 운반하기,축구공 드리블, 타이어 굴리기, 미니 골프, 그림 조각 맞추기(Jig Saw Puzzle) 등 열 가지로 구성되었다.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게임부터 난이도가 조금씩 다른 신체 운동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80분 동안 모든 게임을 참가해야 한다.

게임에 임하시는 모습들이 사뭇 진지하기만 하다. 대부분 가급적 많은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서 분부하게 여기저기로 이동하신다. 줄을 서시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성숙한 질서 의식도 보이신다. 아무도 큰 소리를 내는 등 거친 행동을 보이는 분들이 없다. 두어 분은 열 게임에 참가를 다했는데 참가 확인 스티커는 아홉밖에 안 된다고 하면서 고개를 꺄우뚱하신다. 열 게임 참가와 일곱 게임이상 참가는 상품이 달랐다. 그래도 웃으시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훔쳐내신다. 1회 때부터 계속 출석해오신, 여든이 넘으신 한 분은 허리가 좋지 않아서 올해는 게임 참가를 못하지만 다른 이들이 즐기는 것을 보러 출석하셨다고 하신다.

단체 경기시간!. 릴레이 경기로, 엉덩이로 풍선 터뜨리기와 빙글빙글 게임으로 구성되었다. 조정력 등을 요구하는 난이도가 조금 높은 게임들이다. 엉덩이로 곳곳에서 풍선을 터뜨리는 소리가 "펑." "펑." 게임의 효과를 더해 주는 듯 하였다. 봉사자들이 힘들어 분 풍선 100 개가 다 터뜨려졌다. 스트레스가 터지는 소리인 양하였다.

약간 긴장되는 순간도 있었다. 야구 방망이를 머리에 대고 다섯 바퀴를 제자리에 도는 빙글빙글 게임! 한 자원 봉사자가 한 할아버지를 다섯 바퀴 이상을 돌게 하여 할아버지가 심하게 비틀비틀하시며 중심을 못 잡으신다. 그리고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신다. 웃음과 긴장감이 동시에 일어났다. 쓰러지지 안으시려고 애를 쓰시지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그래도 당신 팀이 이기게 하시려고 최선을 다 하신다. 결국 다음 차례부터는 세 바퀴로 줄여서 무사히 릴레이를 마쳤다. 봉사자들이 할아버지들께서 쓰러지시지 않도록 열심히 뛰어 다니며 몸을 부축해드린다.

시상식 시간! 상을 받으시는 분들 싱글벙글 하신다. 경품권 추첨에, "왜 이렇게 안 걸리지?"와 "나는 역시 안돼!"라고 푸념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모두들 마냥 즐거워하시는 것 같았다. 참가 기념품 증정은 흥을 더해준다. 많은 분들이 스탭들과 봉사자들의 수고를 치하했다. 헤어지기가 아쉬운 모양이시다. 내년을 다시 기약하면서 자리를 곧 떠나신다. 어어! 저기에 저 할머니는 이미 기념품을 받으셨는데... 가방에 넣고 다시 뒤에 슬그머니 줄을 서신다.

잠시 후에, 게임 장비 진열부터 안내와 진행에 애쓴 봉사자들과 스탭들의 마무리 정리하는 모습이 분주하다. 참가하신 노인들의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덩달아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피곤함이 봉사의 아름다운 정신으로 보상받는 것 같았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기억에 오래 남을 노인 운동회가 될 것 같다. 오후 4시, 아무 일도 없었던 양 키세나 공원은 다시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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