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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판단: "I'm having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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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200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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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어느 날, 6학년에 재학 중인 어린이의 학교로부터 전화 한 통이 집으로 걸려 왔다. 어린이의 컴퓨터 담당 선생님이었다. 아이가 컴퓨터 사용 중 ‘I am having sex!’를 타이핑하다 발각 되어 교장실로 불려 갔고, 그 결과 컴퓨터실 출입을 한 주일 동안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필자는 선생님께 혹시 내용을 인쇄하여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아이가 다 지워서 인쇄된 것이 없다고 하였다.

웹사이트 만들려다…

그 날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터이었다. 그런데 아이의 학교로부터의 전화는 마음의 평강을 다 빼앗아 가버렸다. 불안하기도 하였고 궁금하기도 하여 마음에 안정을 취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신앙교육과 일치하지 않아서 마음이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결국 교장 선생님께 전화를 하였다. 학교에서 이런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등의 질문을 하며 아이의 문제에 관해서 의논을 하고 싶었다. 상담 이용에 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사실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아이는 집에서 샤워를 하고 나서 몸을 가리지 않고 다니다 지적을 받곤 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성에 대한 개념이 그다지 발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혹시나 부모가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의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아이가 오기 전까지 한나절은 무척이나 길었다.

오후에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집사람과 함께 아이에게 물어 보았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지 ”라고. “무슨 일이요 ”라고 반문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응을 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했다. 학교에서 전화가 온 내용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 때서야 아이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특수반의 아침 컴퓨터 시간에 자기 웹 페이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어느 웹 사이트의 도움을 받으려고 거기로 들어갔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웹 페이지를 만들 수 없다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자기는 몰랐고, 그리고 선생님이 접근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웹 사이트에서 나오려고 시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스크린에서 ‘I am having sex!’를 타이핑하고 ‘Exit’를 클릭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타이핑을 하였다는 것이다. 본인도 놀라고 당황했다는 것이다. 필자의 컴퓨터 지식으로 ‘가능성이 있는 상황’으로 간주되었다.

전후 상황 자세히 설명

그래서 아이에게 컴퓨터실 이용 수칙을 가져오라고 하여 읽어보았다. 웹 페이지에 관한 언급은 없었고 단지 원래 있던 상황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항목이 있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고 한편으로는 아이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아이가 아직 오염( )이 되질 않은 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아이에게 제안을 했다. 교장 선생님에게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편지를 쓸 것을 말이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편지의 끝에는 컴퓨터 선생님께서 자기를 지켜 준 점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표현도 쓴 것을 보고 내심 대견스러웠다.

필자도 두 페이지 이상의 편지를 썼다. 아이가 잘못 이해되어 피해 의식이 생길 것을 염려한 탓도 있지만, 그 날 있었던 필자의 심리상황을 교장 선생님께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컴퓨터의 수칙에서 아이가 이해하지 못한 점도 지적을 하였다. 그리고 여러 제안을 해준 점에 대하여 감사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는 표현도 포함하였다. 물론 아이는 한 주간 컴퓨터를 이용하지 못했다.

상처 없이, 성숙의 계기로

어린이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잘 이해되지 못해 마음을 상하거나 크게 상처를 받는 일들이 많다. 비교적 쉽게 우리의 기준으로 판단하여 사실의 정황이나 과정을 분석하기보다는 결과에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기가 쉽다. 필자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을 하게 되었다. 이 아이의 성 개념이 어느 정도(위험한지 아닌 지)이고 과정 분석 후에 학교에서 아이가 잘못 이해되지 않도록 하여, 학교를 싫어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었다.

약 한 달 후에 담임 선생님과 만남을 위해 학교를 방문하였다. 복도에서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친절하고 겸손한 교장 선생님은 필자의 편지를 기억하였고 감사하면서 정중히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아이도 다행히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학교 생활에 잘 적응을 하였고 한 주일 후에는 다시 컴퓨터 반으로 복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과의 관계도 더 성숙하게 변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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