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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배달된 법원 통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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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흥용 200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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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사무실로 어느 변호사 사무실로부터 발송된 우편물이 하나 배달되어 왔습니다. 괜한 두려움 으로 뭔가 해서 봉투를 열어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법원 통지문 사본 한장과 기관과 사람들의 이름들이 나열된 종이 한장이 같이 들어 있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한달 전쯤에 제가 장례를 집전했던 분의 유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유언안에는 저희 교회로 자신의 재산 일부를 남기셨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주일 예배후  관계자 회의를 소집해서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사실을 들은 모두가  고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추후 처리를 회계에게 일임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저희 교회에는 이 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약 30년 전에 출석하셨다가 건강상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셨던 까닭에  나이드신 몇 분들만이 그 분에 대해서 기억하고 계셨었습니다. 하지만 이 분께서는 저희 교회를 돌아가실 때 까지 잊지 않고 계셨습니다. 아니 자신의 죽음 후의 장례 집전을 저희 교회에게 특별히 부탁하실 정도로 특별하게 생각하고 계셨었습니다. 장례식때 이 분의 가족들과 이야기 하면서 이분의 저희 교회 사랑을 더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분의 기부 선행으로 그 동안 말로만 전해 듣던 자신의 유산을 교회에 기부하는 미국인들의 기부 문화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미국인들에게는 이주나 다른 사정상 교회에 더이상 출석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일지라도 자신이 출석했던  교회로 헌금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일은 그리 낮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도 이 유산 상속 통지분을 읽으면서 기부 사실을 알게된 그 때의 처음 순간에 느꼈던  묘한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기부란 액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면서 스쳐갔던생각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한인 이민교회라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십일조, 감사헌금, 기타 등등의 헌금 등으로 있을때는 잘하더라도  떠나버리면 남이 되어 버리기 쉬운곳이 한인 이민 교회들인데…  3-5년 주기로 교회를 옮기는 사람들이 숱하게 많은 곳이 한인 이민교회들인데… 아니 교회는 접어 놓고서라도 자신들의 자녀들을 챙기기에도 급급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죽을때를 생각해서 만드는 유언장에 자신이 과거에 출석했던  교회까지 챙길 생각의 여유가 있을  수 있을까?

기독인구가 많인 미국의 한인 이민 교회에도 이런 기부 문화가 아름답게 정착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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