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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오피니언

"약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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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조201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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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은 시간따라 나이따라 달라진다.

젊었을때 신혼때에는 서로의 고집과 기싸움으로 바람 잘날없지만
세월의 풍파와 질고에 시달리다 보면 마모되고 달아져서 부드럽게
변화됨을 어느날 깨닫는다.

문득 깨닫고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노라니 어느새 사반세기가 넘었다.
나이는 못속이는 법이라 젊었을때 없던 약병이 하나둘 식탁위에 나타나더니
하루의 중요한 일과중의 하나가 되었다.

아내에게는 갑상선 저하증이 있고 그래서 그에 대한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
그런데 어느날 보니 남은 약알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잊어먹고 다음 약을
약국에 신청을 안했단다.

부랴부랴 신청을 했건만 워낙 느린것이 미국의 일반적인 모습이라
몇주후에야 약이 왔고 그 사이에는 약을 못먹었다.
그 동안 혹시 갑상선에 이상이 생길까봐 조마조마하던 그저 평범한
남편은 그후 아내에 대한 아침 인사가 한가지 더 늘었다.

" 잘잤어 ? "
" 약 먹었어 ? "

그런데 신기한게 이 간단한 두마디를 할때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새록새록 더해옴을 느낀다.

비록 화려하고 감동적인 사랑 고백이 아닐찌라도
비록 마음이 덜컹 내려앉을 거액을 주고 명품 가방을 못사줄지언정

이제는 인생이라는 여행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버린 아내에게
매일 아침의 이 두마디는 오래된 간장이나 된장이 항아리에서
깊은 맛을 더하듯이 우리 부부의 깊은 맛을 더해 가는 느낌이 드는 요지음이다.

만약 이 글을 아내가 보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지도 나는 벌써 알고 있다.
"흥 ~ 돈 안드는 맆서비스는 항상 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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