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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십자가를 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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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조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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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
중앙일보 본국판의 제목을 읽다보니 낯익은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사무장 관두고 59세 새내기 변호사 된 오세범씨”

“ 아니 이 친구 오세범 아냐 ? ” 이런 놀람의 말과 함께 필자의 마음은 시공을 거슬러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슬 시퍼런 유신 독재의 암울한 세태에서 전전긍긍하던 시절을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바가 아닌가 ?

이 친구의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신문은 이렇게 보도한다.
“ 오씨의 삶에는 곡절이 적잖았다. 1974년 서울대 언어학과에 입학할 때만 해도 전도가 유망했다. 하지만 4학년 때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출소 이후 보일러공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87년 6월 민주화항쟁 이후 일하던 직장에서 노동조합을 조직하다가 해고됐다.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소송을 하는 동안 2년여가 흘렀다.

90년 전환점이 찾아왔다. 김칠준 변호사의 법무법인 다산 사무실에 사무장으로 일하게 되면서다. 오씨는 “나를 옭아맸던 딱딱한 법이 어려운 사람들의 실생활 문제를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을 지켜보며 새로 도전할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97년부터 변호사 준비에 나선 그는 14전 15기 끝에 사시에 합격했다. 연수원 생활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젊은 동기들과의 체력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7시간씩 한자리에 앉아 시험을 칠 때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팔굽혀펴기 100개를 하고, 4㎞를 달리며 체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이 친구는 필자의 고등학교 동창생중 당시 가장 똑똑했고 모두의 기대를 받았던 친구였다. 그런데 서울대 재학중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혐의로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뒤틀어진 것이다.

이 친구의 이야기가 이것으로 끝나면 분명 일반적인 인간승리의 표본이요 당연히 신문 기사감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신앙인으로서도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행동을 보였기에 필자를 부끄럽게 만든 것이다.

당시 이 친구는 신앙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다. 그런데 남산인가 취조를 받으러 끌려 들어가면서 친구들에게 “ 예수님도 모든 사람들의 죄를 홀로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리셨는데 내가 어찌 친구들의 이름을 댈 수 있겠는가 ? 나 혼자 십자가를 지겠다.” 라며 들어갔고 신문과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친구들의 이름 대기를 거부했으며 그래서 수감 생활을 더 오래 했다고 한다.

당시에 독재에 저항한 목회자들도 있었지만 보수적인 대형교회의 상당수 목회자들은 체제에 순응하며 국가조찬 기도회라는 행사를 통하여 정치와 유착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권의 입장에서야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장도의 축복”을 마다할리 없었고 교회의 입장에서도 체제를 뒷받침해주고 협력함으로써 정권의 비호속에 안정적으로 교인을 늘릴 수 있다는 실리계산이 숨겨지지 않은 체 어우러졌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한 시대 상황속에서 고문과 살벌한 취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의 이 친구의 진실된 독백은 소위 모태신앙으로서 오래 믿었다는 필자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다

최근에 뉴욕에서 행해진 뉴욕목회자 말씀세미나에서 백석대 송병현 교수는 “ 한국교회는 이미 사사 시대에 접어들었다. 자신의 소견대로 옳다고 믿고 말씀이 없는 시대. 자격 없는 목회자가 넘치고, 종교를 사유화하고 윤리 도덕이 무너지는 시대. 희망은 하나님에게만 있다." 라고 통찰력있는 강의를 하여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실 현대판 사사 시대의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기현상에 암울해지고 낙담되어진 필자에게 (그래서 글쓰기가 힘들어진 필자에게) 송교수는 커다란 깨달음을 주었으며 이제 오세범 - 이 친구가 40년의 시공을 건너와서 필자의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 14전 15기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한 내가 있쟎냐 , 다시 일어서라 , 그리고 희망은 하나님에게만 있다고 말해라 !! ”

그런데
눈을 질끈감고 자신도 옥목사의 영적 아들이노라고 수염난 얼굴로 천연스럽게 버티다가 수천억원의 새로운 예배당을 보무도 당당하게 입성하고 자신을 반대하는 교인들의 구교회 예배당 기도 마당에 쓰레기를 부어서 기도회를 방해하며 거기서 더 나아가 예배당 출입을 못하게 철판을 용접하여 둘러쌓은 오정현 목사의 치졸한 모습은 이 친구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필자는 사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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