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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와 종말론적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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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1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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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뉴스를 보기가 두렵다고 합니다. 흔히 현대사회를 ‘불안의 시대’라고들 하지만 두려움과 불안을 이렇게 몸으로 체감하는 것은 불안의 요인이 우리의 일상에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 주지사 앤드루 마크 쿠오모는 총기사고와 테러를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가지고 있는 테러리스터 감시정보를 뉴욕주가 공유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비밀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뉴욕은 그만큼 총기 사고와 테러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다는 뜻이고 연방정부로서는 테러를 막아야 하지만 비밀 정보를 뉴욕 주정부와 공유하는 것이 테러 예방을 위해 최선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테러 예방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현대 사회와 각 정부가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예산을 지출해야 하는가를 짐작하게 합니다. 총기 사고나 테러 같은 것은 질병도 아니고 자연재해도 아닙니다. 순전히 악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입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 엄청난 돈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입니다. 안 써도 될 돈과 사회적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쏟아 붓는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에 유럽 각국은 국방비를 대폭 인상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앞으로 4년 동안 국방비를 약 38억 유로 인상하기로 했고, 독일은 80억 유로, 영국은 120억 파운드를 인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재미를 보는 것은 군수업체들입니다. 이들 나라들이 증액하는 국방비가 대략 500억 달러 정도 되니까 군수업체들은 500억 달러를 횡재하는 것입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20조 8천억 원이나 됩니다. 이 돈은 순전히 두려움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추가로 쓰는 돈입니다. 국방비가 증액되고 군수업체가 호황을 누리는 것은 그만큼 시민의 불안이 증가되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연준(Federal Reserve Bank: Board of Governors)이 9년 만에 금리를 0.25%로 인상하였습니다. 금리는 단순한 하나의 숫자가 아닙니다.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미칩니다. 대출을 갚아야 하는 사람은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채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투자 수익이 바뀌기도 합니다. 기업들의 활동이 영향을 받고, 그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고, 더 나아가 환율이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 생활 주변의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습니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투자자나 대출자나, 금리의 향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됩니다. 미국 달러의 금리 변동은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고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한 동안 미 연준의 금리에 대한 태도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그것은 금리를 인상해야 할 이유와 현 상태로 유지해야 할 이유가 비등하게 존재하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환경 요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제가 활황일 때, 둘째는 공급 측의 원인으로 물가가 급등할 때입니다. 경제가 활황일 때는 금리가 올라도 전반적으로 수익성 높은 활동이나 투자가 많기 때문에 큰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침체되는데 물가가 뛰는 상황이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물가가 뛰기 시작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모든 사람들이 화폐를 버리고 실물시장으로 뛰어들기 때문에 물가가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것은 곧 화폐가치가 폭락하게 되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도 금리를 적정 수준까지 올리지 않으면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침에 1달러 하던 물건이 오후가 되면 2달러가 되고, 그 다음날 5달러가 되는 상황에서, 현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물건을 사려고 하겠지만,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팔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물가가 급등하게 되면서, 시장에서 물건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스토어 진열대가 비게 되고, 가정의 냉장고가 비게 되며, 사람들은 생필품마저도 구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만 합니다.

요즘 나와 아내는 쇼핑을 하러 마켓에 갈 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식품 값의 엄청난 인상을 체감하기 때문입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은 5%의 실업률과 2%의 경제성장에 고무된 결정이지만 식품 값 인상의 영향도 작용하였을 것입니다. 그나마 유가 하락이 식품 값의 가파른 상승의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시킨 것은 다행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금리가 인상되어 그 동안 한계상황에서 겨우 버텨 오던 세계경제가 조금씩 붕괴되기 시작하지 않을까 불안해합니다. 게다가 테러, 총기사고, 정치와 종교의 부패, 동성결혼, 저 출산, 환경오염, 전통적 가치 질서의 붕괴는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이외의 나라들은 미국보다 더 어려운 경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떠 안게 되었지만 미국도 상식적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0.25%의 금리 인상은 앞으로 일 년 안에 1.25%의 인상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140조 달러가 넘는데, 금리가 1%만 올라도 1.4조 달러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게 됩니다. 140조 달러면 대한민국 국민이 110년 정도 일을 해야 갚을 수 있는 돈입니다. 국가의 빚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의 국가 부채가 GDP를 감안할 때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일본과 대한민국 등 대부분의 나라들도 국가부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국가뿐 아니라 개인도 오른 금리에 따라 이자 부담이 늘어납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고, 저 출산, 이혼, 가족해체, 노숙자, 자살, 갈등 등이 심화 될 것입니다.

인간은 그 누구도 이 불안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가, 사회, 가정, 직장, 학교, 심지어 교회에서까지 불안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각종 불안을 없애고 줄이는 방법이 계발되고 그것을 가르치는 멘토링과 힐링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것도 불안에 대한 반작용입니다. 불안을 억제하는 항우울제 약품이 개발되고 그 약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약의 오용과 과다복용 또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치, 사회, 종교, 교육계의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가족 서로에 대한 신뢰도 점점 무너져 갑니다. 정치 경제 뉴스나 영화나 드라마까지 현대는 불안의 시대임을 날마다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레나타 살레츨(Renata Salecl)이 “불안들”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패닉 상태에 빠진 우리 문화의 이면과 불안한 현대인의 마음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하면서, 누구에게 그리고 무엇에 책임이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권위가 부재하기 때문인가, 너무 많기 때문인가? 각종 미디어는 불안을 보도하는가, 만들어 내는가? 약은 불안의 치료제인가, 원인인가? 진정한 내 모습을 찾지 못해 불안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처럼 되지 못해 불안한 것인가? 나아가 불안 자체에 대해서도, 불안은 진정 행복의 장애물인가? 라고 묻습니다. 그는 ‘X파일’같은 드라마와 ‘인생은 아름다워’같은 영화에서부터 전쟁에서 군인이 느끼는 불안을 없애기 위한 각종 처방들, 사랑을 할 때 겪을 수밖에 없는 불안, 자식을 죽인 어머니가 느끼는 불안 등 생생한 사례들을 들어 실제로 불안을 낳는 것은 그것을 없애려는 시도라고 주장합니다. 전쟁 속의 불안, 실패 속의 불안, 사랑 속의 불안, 모성의 불안, 나아가 불안이 극복될 수 있는 것인가를 묻습니다. 동료나 후학들에게 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마르크스주의적 라캉주의 계열의 철학자이지만 불안 자체를 상대화 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불안이란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조량이 줄어든 겨울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든가, 추위 때문에 사람이 뜸한 거리가 외로움의 원인이 되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지성을 마비시켜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미디어의 광고, 먹지 않으면 건강을 잃을 것 같은 건강식품, 먹으면 온갖 병을 고칠 것 같은 의약품, 사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스트레스를 피하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그는 불안을 느낀다는 것은 불행이 아니라 결여나 적대와 씨름하고 있다는 징후라고 보았습니다. 이를테면 불안이 없는 사회도 살기에 위험한 곳이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죄책감이나 불안이나 고통을 모르는 인간이야말로 진짜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불안의 긍정적인 측면을 일깨워 주기도 하지만 잉여 스펙이 불안의 요인이 되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불안의 요인이 아무것도 아니라고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국에 살고 있어 체감하지 못하지만 대한민국의 지정학적인 요인은 솔로몬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정치 경제 이념의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의 손을 놓지 말아야 하고, 뒷담 너머 힘 센 중국과도 사이 좋게 지내야 하고, 얄미운 앞집 부자 일본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정의하기 쉽지 않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고 처신하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이 시리아 안에서 활동하는 IS를 격퇴하기 위한 공조가 어떻게 가능할까요?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독교의 가치관으로 행동하는 것이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미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또는 이곳 미국에서 살고 있는 코리안 아메리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판단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따라 사는 것일까요?

과거도 그랬지만 현실은 더욱 혼돈과 불안과 두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모두 인간이 과거에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정치, 경제, 과학, 군사, 외교 등의 여러 분야에서 인류는 불안을 없애고 복지 세상을 만들어보려고 몸부림치지만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인하여 불안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관점과 차원에서 현실을 봅니다. 종말의 관점에서 현재를 해석하고 대처합니다. 그 날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그 때 우리의 생명이 완성되고 불완전 모든 것, 불안을 일으키는 모든 요인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 때 그 나라를 완성하실 하나님께서 지금 이곳에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당신의 나라를 세우시고 계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자들로서 이 불안이 가중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말에 완성될 그 나라를 바라보며 또한 지금 그 나라 일에 참여하며 혼돈과 불안과 두려움이 가중되는 현실에서도 항상 기뻐하며 살고 있습니다.

“시온의 딸아 노래할지어다 이스라엘아 기쁘게 부를지어다 예루살렘 딸아 전심으로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여호와가 네 형벌을 제거하였고 네 원수를 쫓아냈으며 이스라엘 왕 여호와가 네 가운데 계시니 네가 다시는 화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아니할 것이라.” 습 3: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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