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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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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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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현인 씨가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는 6.25라는 동족상잔의 슬픔을 잘 표현한 노래입니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 ‘비 내리는 고모령’도 모두 동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국민가요입니다. “굳세어라 금순아!”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와 피난민들의 삶의 애환을 상징하는 부산 국제시장 등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현대사를 영화화 한 것이 바로“국제시장”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덕수라는 개인의 삶과 경험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배경은 파란만장한 우리의 현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온 덕수네 다섯 식구, 전쟁 통에 헤어지면서 어린 아들에게 ‘내가 없으면 네가 가장이니까 가족을 잘 지켜야 한다. 알았지?’라고 당부하신 아버지 말씀에 그러겠노라고 대답한 덕수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가족을 지켜냅니다. 그는 고모가 운영하는 부산 국제시장의 수입 잡화점 ‘꽃분이네’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갑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 남동생의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낮선 나라 독일에 광부로 떠난 덕수는 그곳에서 첫사랑이자 평생의 동반자가 된 파독 간호원 영자를 만납니다. 그는 가족의 삶의 터전인 ‘꽃분이네’ 가게를 지키기 위해 선장이 되고 싶었던 꿈을 접고 다시 한 번 전쟁이 한창이던 베트남으로 건너가 기술 근로자로 일하다가 부상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그 때는 이미 덕수의 머리에 백발이 성성한 그의 인생 끝자락이었습니다. 관객 모두가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눈물을 닦았습니다.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노래도 그렇지만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도 그 시대 상황이 두려움이라기보다 슬픔으로 특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슬픔을 만들어 내는 요인들은 두려움이며 아픔이었습니다. 그 때 그 역사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조차 두려움보다 슬픔에 지배를 받았습니다.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 시대를 지배했던 두려움과 공포를 견딜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1.4 후퇴의 역사는 그야말로 두려움과 공포 그 자체입니다. 그 역사적 상황을 개관한다면, 1.4 후퇴 직전에 북한은 멸망 직전에 몰려 있었고, 소련은 3차 대전으로 비화를 두려워하여 깊이 개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공의 모택동이 자기가 세운 신생 공산정권의 국내적 안정과 외교적인 입지를 높이기 위해 저돌적 인해전술로 개입하게 됩니다. 유엔군은 중국의 개입을 우려는 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당하였습니다. 유엔은 모택동이 개입해도 38선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모택동의 욕심은 한반도에서 모든 외국 군대를 몰아내려는 것이었습니다. 중공군은 제1차 공세로 상황을 파악한 후 제2차 공세를 펼쳐 청천강 전투에서 미군과 한국군을 격파하는 한편 미 해병대 제1사단을 포위하고 장진호 전투를 치렀습니다. 그 결과 12월 4일에 국군과 유엔군은 평양을 다시 내주면서 38선까지 대대적인 후퇴를 하게 되었고, 서부전선에서 이렇게 물러나는 동안 12월 14일부터 24일 사이에 동부 전선에서는 한국군 12만과 피난민 10만이 흥남 부두에서 배를 타고 해상으로 철수해야만 했습니다.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의 공격을 피해 간신히 빠져 나온 미 해병 1사단 역시 12월 24일에 흥남을 통해 후퇴했습니다. 1, 2차 공세에서 큰 피해를 입고 후퇴하게 된 유엔군을 보고 서방 국가들은 지레 겁을 먹고 중국과 협상하려 했으나 중국이 유엔 측의 휴전협상을 거부하고 유엔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내려는 제3차 공세를 시작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 때 미8군사령관인 매튜 B. 리지웨이 중장은 1월 3일에 서울을 포기하라는 명령을 미8군에 내립니다. 그래서 결국 1월 4일에는 수도 서울이 다시 공산군에 함락되었고, 국군과 유엔군은 대대적인 후퇴를 하게 되고 대한민국 정부는 다시 부산으로 이동했고, 미8군사령부도 대구로 후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1.4 후퇴입니다. 1.4 후퇴는 국군과 유엔군이 공포에 떨었던 사건입니다.

중공군의 2~3차 공세 동안 북한군과 중공군을 피해 피난민들의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졌고 그 대혼란 속에서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민간인 피난민들은 이 후퇴가 전략상 후퇴이며 다시 국군과 UN군이 전열을 정비하여 북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며칠 몸만 피하다 온다.”는 생각으로 가장과 몇몇 자식들만 간단하게 피난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는 피난하기 힘든 어린 자식들을 친가 또는 외가에 맡겨두고 피난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때의 이별이 평생의 이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설명은 역사를 개관한 것이기 때문에 공포보다는 슬픔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그 역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과 고통의 연속으로 엮여져 있습니다. 전쟁에 참가한 군인이나 민간인 할 것 없이 모두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습니다. 평생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혹독한 추위 속에 이름도 몰랐던 한국 땅에 파견되어 총도 없는 중공군에 포위되어 추위와 배고픔과 두려움 가운데서 죽어간 수많은 미군들과 유엔군들이 겪었던 공포와 두려움을 우리가 어떻게 짐작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두려움과 공포는 싸우는 군인들만 겪는 게 아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공포와 고통과 추위와 가난과 배고픔을 고스란히 몸으로 감당하며 지냈습니다. 누가 그런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 때는 눈물도 모자랐다고...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웬 나이 지긋한 외국 할머니 한 분도 눈시울을 적시며 나오는데 말을 거니까 자기는 Jewish라고 하며 동병상련이라고 하였습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백발이 된 주인공 덕수가 아버지 사진을 바라보며 가족을 지키라고 하신 약속을 지켰다고 하면서 아랫입술을 떨면서 “그런데 아버지, 너무 힘들었어요.”라고 하는 한 마디는 영화 전체의 의미를 함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6.25와 1.4 후퇴를 몸으로 겪은 분들 중에 신실한 기독교인들도 많았고 그들 중에는 하나님의 기적적인 도우심의 손길을 체험한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상황에서도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 잘 아는 사실이지만 공산주의자들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일차 제거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북쪽에서도 남쪽에서도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죽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전남 영광군 염산교회 교우들 77명을 몽둥이로 때려죽이고 돌을 목에 매달아 바다에 수장 시켰고,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야월교회 성도 67명을 교회 마당에 모이게 한 후 무차별 학살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음을 피할 수 없었던 성도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요? 예수님 믿는 것 때문에 기적적으로 살게 된 사람보다 예수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죽은 사람이 몇 백배 몇 천 배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전쟁 중에 기적적으로 살려주셨다는 간증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간증에 할렐루야 아멘 할 때 참 신앙을 버리지 못해 죽어간 수많은 성도들의 유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해야 할 때는 간증도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6.25라는 전쟁의 극단적 상황은 아니지만 삶이란 또 다른 차원의 전쟁과 같아서 내가 믿음 안에서 감사하고 기뻐할 때 나보다 신실한 믿음의 형제자매가 1.4후퇴의 처절함이나 파독 광부나 간호원들의 아픔 못지않은 상황을 겪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 롬 1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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