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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시민의식’이라는 ‘Wokeism’에서 깨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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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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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하지난 6월 16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CBS 방송의 ‘The Late Late Show’에 출연해 “나는 사실 우리가 계속해서 잘못된 결정을 한다면 수십 년 안에 우리의 헌정 민주주의를 완전히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중략)…나는 우리 민주적인 형태의 정부 구조에 대해 지금처럼 걱정한 적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THE HILL’에 의하면 CBS 방송 진행자가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매우 암울한 몇 년 동안을 어떻게 버텨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이에 대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답변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의미로 확대하려 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진행자의 의도를 읽었는지 그의 말을 받지 않고 지금의 정부가 비민주주의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지적을 한 것입니다. 바이든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년 반밖에 안 됐지만, 미국과 국제 사회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남부의 국경을 열어 놓아 불법 이민자들이 쏟아져 들어오게 하였고, 쉐일가스를 비롯하여 석유 생산을 막아 유가가 상승하고, 미국의 국가 부채가 10조5000억 달러나 늘었고, 1981년 이래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성소수자(LGBTQI) ‘무지개 문화’가 미국의 주류 가치관이 되었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항해 대리전쟁에 나서면서 냉전 이후 이어온 단극 세계가 다극 세계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정부와 딥스테이트와 언론과 기업들과 심지어 대학들까지 워키즘에 편승하여 보편적 가치 질서를 허물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에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CBS 방송 기자는 이러한 모든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리려고 하였지만, 클린턴이 우려하는 것은 트럼프가 아니라 그의 민주당 후임인 바이든이 ‘민주주의 형태의 정부 구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클린턴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이미 민의에서 벗어나 전문직 관료들이 국가를 관리하는 ‘행정국가(administrative state)’가 된 지 오래됐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클린턴의 이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이후 꾸준히 지적해온 ‘딥스테이트(Deep State·정부 내부의 정부, 일반 사람들은 모르는 정책 결정집단)’의 폐단입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클린턴이 우려하는 문제는 그 자신이 지적한 문제의 주도 세력인 딥스테이트와 그 자신이 깊이 연대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그 자신이 딥스테이트와 협력하여 세계화에 앞장섰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바이든 정부가 민주주의에 심각한 폐해를 가하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인프라를 구축한 장본인이면서 그러한 폐해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지금 상황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클린턴이 CBS 와 인터뷰를 하기 하루 전인 15일에 야후 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민주당원 55%, 공화당원 53%가 ‘미국이 언젠가는 민주국가가 아닐 수 있다고 믿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2020년 이전까지 미국이 표방한 정치 체제는 개인의 자유(특히 표현의 자유)와 법치에 기반한 헌정 민주주의였지만 최근 몇 년간 이 정치 체제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금의 미국 정치는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사상에 의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워키즘에 의해 지배되고 있습니다. 워키즘은 “정치적으로 깨어 있는”이라는 의미로 1960년대 미국 흑인운동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지난 1965년 6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미국 오하이오주의 오벨린 대학교에서 가진 대중연설에서 학생들에게 ‘깨어 있으라’라고 설파한 정신을 계승하여, 이를테면 불평등에 깨어 있고 행동하는 사상운동인데, 점점 극단적인 양상으로 변하여 지금은 많은 사람이 민주주의 자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흑인 인권운동에서 출발한 이 운동은 인종을 넘어 성 소수자를 보호하자는 것뿐만 아니라 대의명분 있는 온갖 정치 사회 문제들을 거의 선점하여 워키즘을 반대하는 어떤 생각이나 주장도 반인륜적인 것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비판적 인종이론, 잰더와 동성애, BLM, Me too 운동, 환경보호, 경제적 민주주의, 성의 구별 철폐, 국경 철폐, 역사 다시 쓰기, 캔슬 컬쳐 등이 모두 워키즘이 독점한 어젠다들입니다. 진보 정치인들과 진보 정당은 워키즘을 선점하여 정책에 반영하고 국민을 선동하고 있으며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반 대중은 워키즘이 인간을 위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워키즘의 이러한 변화와 막강한 영향력을 눈치챈 기업들은 워키즘을 수용하는 것으로 진보 정당과의 공생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진보 정당의 워키즘을 수용하여 일정 비율의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나 유색인종을 고용하고 환경 문제에 신경 쓰는 척 하는 것으로 진보정치에 협조하여 정치적 특혜를 얻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미국의 민주당과 딥스테이트와 주류 언론들과 굴지의 기업들이 워키즘을 통해 협력하므로 민주주의와 법치를 허물고 가치 질서를 파괴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점점 심각하게 되자 클린턴 같은 좌 편향적인 사람들까지 미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하여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국가 안에서 정치나 기업이나 언론이나 문화 예술이나 대학들이 워키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지하며 실천해 왔습니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 대부분은 위키즘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민주주의뿐만이 아니라 기독교도 워키즘에 의해 치명적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분 있는 어젠더들을 워키즘이 선점하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교회의 하나님 나라 역할을 침범한 것이기도 합니다. 워키즘이 진정 민주주의를 위하고 자유와 인권을 위한다면 그것이 누구에 의해 실현되더라도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워키즘을 선점한 이들은 거의 무신론자들이며 자신들의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 타인이나 국가를 이용하는 자들입니다. 교회 중에도 워키즘을 환영하고 지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교회가 워키즘을 수용하고 지지하는 것은 복음이나 교회 그리고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동성애 문제나 비판적 인종 이론이나 환경운동이나 문화 지우기 등 워키즘이 선점하여 주장하는 운동을 분별없이 환영하거나 참여하거나 침묵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의식이 깊이 잠들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워키즘 자체는 민주주의 정신이나 기독교의 가르침과 비슷하지만 그것은 지금 매우 교활하고 사악한 집단이 장악하여 이용하고 있어서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교회와 하나님 나라가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는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라는 워키즘으로부터 깨어나야 합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황상하 목사 (퀸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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