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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에서 탄생한 ‘코리아 한복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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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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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미국에서 ‘한복의 날’이 생겨났다고 한다. 대단한 일이다.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게 아니다. 한국계 고등학생들이 주인공들이라고 한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있는 테너플라이는 매년 10월 21일을 ‘코리아 한복의 날(Korean Hankbok Day)’로 선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동부지역 한인 청소년단체인 ‘재미차세대협의회(AAYC)’가 이 일을 성사시켰다고 전해진다. 한복은 중국 전통의상이란 말이 온라인상에서 뜬금없이 떠돌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되어 우리의 청소년들이 벌떡 일어나 힘을 합친 결과라고 하니 우선 박수부터 쳐주자.

인종차별과 인종혐오 범죄를 극복하는 길은 이런 식으로 우리 문화를 이 나라에 부지런히 접목시켜서 당당하게 주인행세를 해도 꿀리지 않는 융화적 토양을 배양해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

미국엔 “무슨무슨 날”로 지키는 날들이 수두룩하다. 보통 내셔날 데이(National Day)라고 부르는 국경일을 말한다. 4월을 예로 들어보자.

4월 1일은 다 아는 대로 ‘만우절’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잘 먹는 ‘브리또의 날’이기도 하다. 2일은 자폐증 인식의 날, 피넛버터와 젤리의 날, 화해의 날, 3일은 세계 파티의 날, 우리 자녀 사랑의 날, 6일은 도서관 사서의 날, 학생체육인의 날, 7일은 맥주의 날, 세계 보건의 날, 걷는 날, 가정 일 안하는 날(National No Housework Day), 9일은 침묵의 날, 자신에게 새 이름 지어 부르는 날(National Name Yourself Day)도 있다. 그러니까 평생 사용해 온 내 이름을 감쪽같이 지워버리고 전혀 다른 이름이 지어 사용하는 날이라고 하니 도대체 바쁘고 힘든 세상에 이런 국경일도 있다고?

10일은 형제자매의 날, 11일은 애완동물의 날, 12일은 그릴드 치즈 샌드위치 데이, 13일은 토마스 제퍼슨 탄생일, 14일은 전 배우자의 날, 가드닝의 날도 있다. 15일은 세금의 날, 다미엔 신부의 날, 세계 예술의 날, 16일은 세계 보이스의 날, 17일은 남편에게 감사하는 날, 18일은 신문사에서 일하는 칼럼니스트들이 만들어 낸 ‘컬럼니스트의 날’, 19일은 애국자의 날, 21일은 샌 하신토 데이, 킨더가튼의 날, 22일 지구의 날, 오클라호마의 날, 23일은 피크닉의 날, 세계 책의 날이다.

숨이 막혀도 끝까지 가보자. 23일은 영어의 날, 스패니시 랭기지 데이, 25일은 세계 펭귄의 날, 25일은 전화의 날, 26일은 프레첼의 날, 28일은 국제 안내견의 날, 30일은 정직의 날이다. 4월 1일은 만우절이라 거짓말로 시작되었으니 마지막 날은 정직으로 마무리해야 된다고 하여 탄생된 ‘정직의 날’이란 국경일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4월 한달 동안에도 이렇게 수많은 국경일이 있다. 도배수준이다.

하도 이상해서 몇 개나 되나 찾아봤다. 이런 미국의 국경일은 무려 1,500개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미국사람들은 국경일에 밟혀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런데 이런 국경일 가운데 존재하는 우리 한인이민자들을 위한 국경일도 존재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바로 ‘미주한인의 날(The Korean American Day)’이다.

미국으로 이민한 선조들의 개척정신과 애국심을 선양해 상호 단결을 도모하고 미국사회에 대한 기여와 한미 간의 우호증진을 위해 1903년 1월 13일 하와이로 이민한 첫 도착일을 기점으로 미 연방의회가 법률로서 제정한 공식 기념일이 바로 이날이다. 그런데 이 미주한인의 날을 알고 넘어가는 한인들이 몇 분이나 계실까?

매년 3월이면 워싱턴DC에서는 벚꽃 축제가 열린다. 그 도시에 갔을 때 피어난 수많은 벚꽃천지를 보고 나도 감탄을 연발한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일본산이었다. 유끼오 오자키란 도쿄 시장이 1912년 우정의 상징으로 이 도시에 선물한 벚꽃이 만발하여 매년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름 하여 ‘벚꽃축제 국경일.’

일본인들은 벚 꽃 뿐만이 아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에 가면 일본정원이 따로 있다. 데스칸소 가든에도 있다. LA카운티 뮤지엄의 식물원에도 있다. 이런 식으로 미국에 있는 일본 정원은 수백 개에 달한다. 그런데 우리는 샌피드로에 서 있는 ‘우정의 종각’ 딸랑 하나.

이제 이민 역사가 깊어지면서 우리의 2세들이 일어나서 지방도시에 국한되긴 해도 ‘한복의 날’을 탄생시켰다니 기쁘고 기쁜 일이다. 이제 ‘김치의 날’도 출연하지 않을까? ‘태권도의 날’ ‘한국 무용의 날’도 탄생할 수 있다. 지금 LA에 있는 한국어진흥재단은 고등학교 AP과목으로 한국어를 채택하도록 권장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한국어를 수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머지않아 ‘한국어의 날’ 탄생도 예견되지 않는가? 세종대왕은 얼마나 기뻐할 것이며 코리아타운의 한글간판들은 또 얼마나 자랑스러워지겠는가?

최근 급증하는 아시안 혐오범죄에 너무 주눅 들지 말자. 경계는 하되 더 당당해 지자. 우리도 이 나라의 자랑스러운 한 일원임을 의연하고 꼿꼿하게 천명하는 길은 우리 고유의 것들을 ‘프라우드’하게 이 나라 곳곳에 계속 심고 가꾸어 가는 일이다.

영화 ‘미나리’가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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