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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인 도시, 비성경적인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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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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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c82eafeab4548f8cf1452afaa8d8b2_1487394874_13.jpg바나 리서치센터가 지난주 미국의 가장 ‘성경적인 도시’ 10개, 그리고 가장 비성경적인 도시 10개를 발표했다. 성경적인 도시? 성경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도시란 말인가? 아니다. 주민들이 성경을 얼마나 정기적으로 읽고 있는가? 그리고 성경의 무오성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이 두 가지를 표준삼아 조사한 결과라고 했다. 아메리카 성서학회와 공동으로 76,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성경적인 도시 1위는 테네시의 차타누카로 나타났다. 주민의 50% 이상이 ‘성경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알래바마의 버밍햄, 애니스톤, 투스칼루사가 2위, 3위는 버지니아의 린치버그, 로어노크, 그리고 테네시의 쓰리 시티스 주변이 4위, 5위는 루이지애나의 시리브포트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6위부터는 남부의 바이블 벨트지역 도시들, 즉 노스캐롤라이나 샬롯, 미주리의 스프링필드, 아칸소의 리틀락과 파인 블러프, 테네시의 낙스빌,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그린빌, 앤더슨, 스파턴버그, 그리고 노스 캐롤라이나의 애시빌 등으로 나타났다.

 

그럼 가장 비성경적인 도시는? 1위는 뉴욕의 주도 알바니, 그리고 2, 3위는 매사추세츠의 보스톤, 뉴햄프셔의 맨체스터 등이다. 로드 아일랜드의 프로비덴스, 매사추세츠의 뉴베드포드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니까 뉴잉글랜드 지역이 가장 비 성경적인 도시들로 조사되었다.

 

서부지역에선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솔트레익시티 등이 비성경적인 도시로 나타났다. 이런 비성경적인 도시들에겐 “제발 성경 좀 읽어주세요”라고 충고하고 싶지만 성경을 주기적으로 읽는다하여 꼭 성경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건 아니지 않는가? 조사하느라 돈들이며 고생은 했지만 한편으론 결국 통계자료일 뿐이란 생각도 든다.

 

예컨대 비성경적이라고 조사된 라스베가스의 경우 도박으로 먹고 사는 도시라서 ‘신 시티’란 별명을 얻긴 했지만 이 도시에도 새벽마다 울부짖어 기도하며 성경대로 살려고 애쓰는 충성스러운 한인 그리스도인들도 무지하게 많고 서부지역에서 부흥하는 교회로 주목받는 미국인 교회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상한 건 있다. 뉴잉글랜드지역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대서양을 건넜던 청교도들의 정착지가 아니던가?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비성경적인 지역으로 꼽혔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실 아이러니는 또 있다. 유럽의 종교개혁 발상지역을 순례하다보면 한때는 분명 성경적인 도시였으나 지금은 확실하게 비성경적인 도시로 변해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문예부흥이 종교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 바람에 문예부흥이 과부하 현상을 일으켜 문예부흥이 인본부흥, 세속부흥으로 변하는 바람에 교회부흥을 망치는 부메랑이 되었다고 볼 수 도 있다.

 

스위스 제네바는 칼빈의 숨결이 숨어 있는 도시다. 하나님의 율법이 지배하는 하나님의 도성을 제네바에 실현하고 싶어 했던 것이 칼빈의 꿈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는 장로교의 창시자로 알려진 존 낙스가 세인트 자일스교회당을 중심으로 장로교 목회를 시작한 곳이다. ‘아프리카의 아버지’ 선교사 데이빗 리빙스턴의 동상은 에딘버러가 한때 세계선교의 중심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독일의 비텐베르크에 가면 진리를 위해 몸부림치며 목숨 걸고 교회개혁을 시도했던 루터가 느껴지곤 한다. 교황청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변장한 채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던 바르트부르크 성에 가면 그에게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곤 한다. 루터가 파문당한 보름스에 가면 그가 만든 찬송 “내 주는 강한 성이요”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듯하다. 그는 강한 성되시는 주님 빽만 믿고 언제 목숨이 날아갈지 모르는 보름스 재판장으로 향하지 않았던가?

 

요한 웨슬리가 동생 찰스와 함께 ‘홀리클럽’을 결성하여 거룩하게 살기로 결심한 옥스퍼드는 영국 영혼의 산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때 이런 유럽의 도시들은 바나 리서치의 조사대상으로 따지면 매우 성경적인 도시였다. 개신교의 산파역할을 했던 이런 도시들이 그런데 지금은 맥을 못추고 비성경적인 도시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체코 프라하를 예로 들어보자. 이 도시 구 시청사 광장엔 얀 후스의 동상이 중앙에 우뚝 서 있다. 후스는 루터보다 100년 앞서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여 종교개혁을 외치다 화형으로 순교 당했다. 그는 체코 민족의 영웅이기도 했다. 그의 순교의 날은 현재 체코의 국가 공휴일로 지켜질 정도다. 그 정도로 존경받는 얀 후스의 도시 프라하엔 매 시간마다 종이 울리며 예수님의 12제자 인형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유명한 구 시청 시계탑도 있다. 종교개혁자 얀 후스의 도시이자 겉으로 보기엔 매우 성경적 도시 같지만 이 나라의 현재 개신교 인구는 1%정도다. 캐톨릭 인구 10%를 빼면 나머지는 모두 무종교인들이다. 이처럼 비성경적인 도시로 변해 버린 프라하.

 

이런 역사적 아이러니를 탓하며 성경적인 도시들로 이주할 수 도 없고 결국은 내가 사는 도시를 성경적인 도시로 만들어내기 위해 나부터라도 더 열심히 성경을 읽자.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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