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며 살아야 할 알고보면 괜찮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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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ㆍ2017-02-0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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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뉴욕연회 성직위원회 모임에 참석했을 때 별로 마음에 들지않던 70대 후반의 백인 한사람이 있었습니다. 마주쳐도 인사를 잘 하지않고 인상 쓰며 있기에 나는 그 사람이 인종차별적인 인간이라고 전제를 했었습니다. 어제 모인 성직위원회 모임에서 바로 내 옆자리에 앉게 되어 소그룹모임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시작해보니 보스톤에서 대학을 나오고 시카고 개렛감리교신학교에서 공부를 한 평신도 리더였습니다. 나는 시카고에서 대학을 나오고 보스톤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니 얼마나 말과 마음이 잘 통하는지 아주 오랜 친구처럼 웃고 떠들었습니다. 인상을 쓰고 있었던 것도 몸이 아파서 그랬다는 것 알게되니 사람 성급하게 판단한 것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요즘 QT말씀묵상 시간이 참 좋습니다. 알고 지내던 교인들이지만 말씀을 통해 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더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삶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람을 이해하게 되어 좋습니다. 권사님 한분이 일류대학 다니다가 군대를 갔습니다. 빽도 없고 줄도 없어 그 당시에는 고등학교도 나오지 못하는 남자들만 보내는 최전방에서 군대생활을 했는데 선임하사가 자기만 보면 “너는 정말 아무것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구나!” 구박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대를 하고도 수십년 지난 후 나이 60중반이 넘도록 자기는 정말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고 합니다. 자신만만하게 살 것 같은 그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깜짝 놀랬습니다.
다른 권사님 한 분은 한국에서 제대로 된 직장생활 잘 하다가 미국에 와서는 택시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처가집에서 사위가 택시 운전하는 것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 그 권사님이 처가 식구들 만날 때마다 기를 쓰고 식사값을 내고 처갓집 일가친척들 냉장고에 수퍼마켓에 가서는 먹을 것을 열심히 채워주었다고 합니다. 모두 신용카드로 긁은 것입니다. 부인의 말인 즉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처가식구들에게 잘 보이려 저럴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나는 그 권사님이 나의 아주 오랜 친구가 된 마음이었습니다.
얼마전에는 큰 사고를 친 아이 때문에 속이 상한 아버지가 제 전화를 받더니 아무 말을 못하고 그냥 꺼억꺼억 울기만 합니다. “괜찮아. 아이들 키우다 보면 그런 일 다 있어. 괜찮아.” 아무리 말을 해 줘도 대꾸를 못하고 울기만 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인색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는 천하없이 잘해주려고 희생하며 살았는데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것입니다. 정말 뼈빠지게 고생하면서 자식 잘 되는 것 보려고 살아온 황소처럼 울기만 하는 남자의 우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아니라 내 뼈가 아팠습니다.
오래전에 후배부부와 저녁을 한 일이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데 부인이 자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했더니 후배 부인이 따발총처럼 남편 잘못을 고자질 합니다.내가 후배를 야단을 쳤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부인이 우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이나 울더니 “내 편 들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니 속이 다 시원하다.”하며 웃습니다. 후배에게 “너 얼마나 잘못하기에 네 와이프가 저러냐?”했더니 “저 사람은 일년동안 형 올때 기다렸다가 저러는 거야.”합니다. 일년간 그렇게 참으면서 자기 편을 들어줄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사람들 알고 보면 많은 경우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가정도 그렇고 교회를 들여다 보아도 모두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서로 잘 알아가고 더욱 사랑하는 가정과 교회되기를 소원합니다.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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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C님의 댓글
KateC
모처럼 직장쉬는날이라
아침에 일어나서 목사님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사랑과 인간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