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정유년 닭의 해라고 한다.

12년을 한 주기로 하는 ‘띠’는 12 동물로 구성되어 있다. 쥐띠·소띠·범띠·토끼띠·용띠·뱀띠·말띠·양띠·잔나비띠·닭띠·개띠·돼지띠 등 이다.

우리는 그해의 띠에 해당되는 동물들의 긍정적인 좋은 속성들을 찾아서 그해의 행운의 상징으로 삼는다. 동물의 띠 문화는 오래전 동물숭배의 유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띠의 동물 중에 날개를 가진 동물은 유일하게 닭이다. 즉 닭이 새들의 대표가 된 셈이다. 왜 높이 비상하는 새 중의 왕, 독수리는 없는 것일까? 혹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용을 비상의 상징으로 쓴 것일까?

성경에 닭은 새벽을 깨우는 새로 복음서에 나온다(마가 13:35). 또한 닭은 양심을 깨우는 역으로도 나온다. 예수께서 십자가 형을 받게 되는 그 주간(마가복음 14:30) 베드로에게 “오늘, 바로 이 밤에 닭이 두 번 울기 전 네가 나를 세번 부인 하리라”고 베드로의 배반을 예언 하신다. 베드로는 그 밤 예수를 배반하고 닭은 두 번 운다.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베드로는 슬피 울며 회개했다고 했다. 여기에 닭은 양심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누가 복음 13:34절에 고난 주간이 시작되는 때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보시며 한탄하시는 말 가운데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를 죽이며 보냄을 받은 자를 돌로 치는 도성아, 암 탉이 병아리를 그 날개아래 품듯 내가 얼마나 너희를 품으려고 했더냐. 그러나 너희는 원치 아니했구나!”라고 말씀 하시며 하나님이 배척하는 자까지도 품어 주시는 사랑을 암닭의 품에 비교 하셨다.

왜 독수리가 12 띠 가운데 들어가지 않았는가는 궁금한 일이다. 닭이 새를 대표한다면 금년은 ‘새의 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성경의 대표적인 새는 역시 ‘새 중의 왕’인 독수리다.

닭장에 갇힌 독수리의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닭을 치는 사람이 독수리 새끼를 산에서 발견하여 가지고 내려와 닭장에서 키웠다고 한다. 독수리 새끼는 닭들과 함께 먹이를 먹으며 자라가면서 자기도 닭인줄 알고 정체성을 잃고 살고 있었다. 하루는 한 동물학자가 우연히 그 집을지나가다 닭과 동화되어 닭 처럼 살고 있는 독수리를 보았다. 그는 주인에게 “독수리를 닭을 만들면 안되죠. 날려 보내세요”라고 말하자 주인이 “이젠 지가 닭인 줄 알고 나르는 법을 잊었는지 날 줄을 모릅니다.” 동물학자는 독수리를 지붕위로 가지고 가 날려 보았으나 역시 마당으로 내려와 닭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동물학자는 주인에게 양해를 얻어 독수리를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절벽위에서 독수리에게 말했다 “독수리야, 너는 닭이 아니야, 너는 독수리다. 자, 힘껏 날개를 펴고 날라라” 하며 독수리를 놓아 주었다. 처음에는 날개를 퍼덕거리며 떨어지더니 마침내 날개를 펴고 높이 높이 비상했다는 이야기다.

미국을 상징하는 새는 독수리다. 독수리는 높이 날며 멀리 보는 새 중의 왕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 양 같은 대통령 후임으로 독수리 같은 대통령이 나왔는가 싶다.

한편 우리나라의 새는 학이다. 선비 같은 ‘학’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새는 ‘제비’가 아닌가 한다. 제비는 “빨리, 빨리!”의 민족성을 대표 한다고 할까?

그래서 흥부와 놀부전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 이후 잘 나르던 대한민국 자유 민주주의의 날개가 꺾어지지 않았나 근심스럽다.

금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새 지도자는 흥부 같은 사람이기 바란다. 상처 입은 제비의 날개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 흥부처럼, 착하고, 자비롭고, 순수한 사랑의 소유자, 민족과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말이다. 놀부처럼, 멀쩡한 제비의 날개를 꺾고 대박을 노리는 그러한 욕심쟁이 말고 말이다.

성경의 새는 역시 독수리다. 이사야 40장에 나오는 독수리! 주전 5세기, 70년 바벨론포로 생활에 지친 이스라엘, 또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남은 자들, 실의에 찬 자기 민족에게 이사야 선지는 외친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다름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이사야 40:31).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그를 바라는 사람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의 날개를 얻는다는 약속이다. 걸어도 피곤치 않고 뛰어도 곤비치 않는 생. 지난 한해도 우리는 인생의 나그네 길, 멀고 험한 길을 많이 걸었다. 또 이민생활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힘들었던 지난해를 보내며 피곤하고 지친 우리들에게 새해에 주시는 희망의 약속이다. “주여 우리에게 독수리의 날개를 주시 옵소서.”

새벽을 깨우는 닭소리와 함께 밝아오는 2017년에 암탉의 품 같은 하나님의 품에서 위로 받고 안전하기 바라며 항상 우리의 양심을 일깨워 주는 닭의 울음소리를 듣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새해엔 우리 모두 독수리의 날개를 얻어 비상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해종(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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