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회 (2) 멈춰선 하락세, 이것은 ‘반등’인가 ‘숨 고르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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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12-0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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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추락, 이것은 ‘반등’의 신호인가 ‘바닥’의 확인인가
거품은 다 빠졌다… 5년째 ‘횡보’하는 미국 교회의 속사정
떠날 사람은 다 떠나: ‘허수’ 사라진 자리에 남은 70% 진실
[기사 요약] 수십 년간 자유낙하 하던 미국 기독교 지표가 2020년을 기점으로 5년째 멈춰 섰다. 퓨리서치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기독교인 비율, 기도 빈도 등 주요 수치가 등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부흥의 전조라기보다, 종교적 색채가 옅은 ‘명목상 교인’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코어(Core) 신자’들만 남은 ‘하방 경직성’ 상태로 분석된다. 이제 교회는 성장이 아닌 ‘생존과 관리’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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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추락하던 미국 내 종교 지표가 2020년 이후 하락을 멈추고 횡보하고 있다. 이는 '회복'이 아닌 '바닥 다지기'로 해석된다. (AI사진)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자유낙하'가 멈췄다. 수십 년간 매년 최저치를 갱신하며 교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탈종교화 그래프가 2020년을 기점으로 기이한 '평행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것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준비를 마친 '반등'의 신호일까, 아니면 더 떨어질 곳이 없어 잠시 숨을 고르는 '정체'일까. 퓨리서치센터가 내놓은 데이터는 우리에게 "추락은 멈췄지만, 상승 동력은 아직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퓨리서치센터의 선임 연구원 그레고리 A. 스미스 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종교 정체성과 활동 지표는 지난 5년(2020~2025)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자신을 기독교인이라 밝힌 비율, 매일 기도한다는 응답, 종교가 삶에 중요하다고 답한 수치는 2020년의 데이터와 2025년의 데이터가 오차 범위 내에서 대동소이하다. 매년 1~2%포인트씩 살점을 떼어내듯 줄어들던 과거의 양상과는 분명 대조적인 현상이다.
'명목상 교인'의 완전한 퇴장
전문가들은 이 갑작스러운 '안정세'의 원인을 '거품의 붕괴'에서 찾는다. 지난 수십 년간의 하락세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도 관습적으로 "나는 기독교인"이라고 답했던 '무늬만 교인'들이 통계에서 이탈하는 과정이었다. 즉, 신앙의 밀도가 옅은 주변부 교인들이 '무종교(Nones)'로 정체성을 갈아타는 '정리 해고'의 시간이 끝났다는 분석이다.
이제 통계에 잡히는 70%의 종교 인구는 외부의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 즉 핵심 신자일 가능성이 높다. 2025년 NPORS(국가 여론 참조 조사) 결과가 2020년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파도조차 이 남은 자들의 신앙 습관을 무너뜨리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떠날 사람은 이미 다 떠났고, 남을 사람만 남았다는 뜻이다.
착시 현상을 경계하라: 안정은 성장이 아니다
하지만 이 '멈춤'을 두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위험하다. 보수적 교계 일각에서는 이 데이터를 두고 "세속화의 파도가 꺾였다"거나 "영적 대각성의 전조"라고 해석하려 든다. 그러나 데이터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비록 전체적인 수치는 방어해냈을지 몰라도, 세대별 교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고령의 독실한 신자들은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그 자리를 메워야 할 젊은 층의 유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의 평행선은 노년층의 견고한 신앙이 젊은 층의 이탈을 간신히 상쇄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균형'일 뿐이다. 인구통계학적 시한폭탄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았다.
미국 교회, '성장'에서 '관리'의 시대로
다른 데이터 소스인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종합사회조사(GSS) 역시 2022년과 2024년 사이 종교 지표에 큰 변화가 없음을 확인해 준다. 이는 현재의 보합세가 퓨리서치센터만의 조사 오류가 아닌, 미국 사회 전반의 뚜렷한 경향성임을 시사한다.
결국 지금의 데이터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미국 교회는 이제 '양적 팽창'의 시대를 지나 '질적 관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드라마틱한 숫자 하락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조차 버거운 싸움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다시 부흥하자"는 구호로 꺼진 불씨를 억지로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남은 이들을 어떻게 진짜 제자로 길러낼 것인가"를 고민하며, 작아진 덩치에 맞는 단단한 근육을 키우는 내실의 리더십이다. 5년째 멈춰선 그래프는 우리에게 '안도'가 아닌 '전열 재정비'를 명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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