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요약] 퓨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 정점 이후 미국의 이혼율은 꾸준히 감소했으나 50세 이상 ‘황혼 이혼’은 예외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인종, 학력, 출생지에 따라 이혼율 격차가 뚜렷했으며, 이혼은 남성의 고용률과 가계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감소세 속 이혼율, 그 이면의 모습 (AI사진)

미국의 이혼율이 1980년대 초반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50세 이상 인구의 ‘황혼 이혼’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변화하는 미국 가정의 모습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연방정부 데이터를 분석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기혼 여성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정제 이혼율(refined divorce rate)’은 14.4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이혼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0년의 22.6건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수치다. 보고서는 이러한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고학력 인구의 결혼 비중 증가를 꼽았다. 통계적으로 고학력자일수록 이혼율이 낮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혼율 감소의 예외, ‘황혼 이혼’

전체적인 이혼율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50세 이상 기혼자들의 이혼, 이른바 ‘황혼 이혼’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0년 기혼 여성 1,000명당 3.9건에 불과했던 50세 이상 이혼율은 2008년 11.0건으로 급증했으며, 2023년에도 10.3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젊은 세대의 이혼율이 감소하는 동안 중장년층의 가정 해체는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현상으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결혼 지속 기간별로 살펴보면, 2023년 이혼의 40%는 결혼 후 첫 10년 이내에 발생했다. 반면, 25년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하다 이혼한 경우도 22%에 달해, 오랜 기간 함께한 부부의 갈등 또한 적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혼에 이르는 평균 결혼 기간은 2008년 10년에서 2023년 12년으로 소폭 증가했다.

인종과 학력이 보여주는 이혼의 단면

이번 분석에서 이혼율은 인종과 학력, 출생지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결혼 경험이 있는 미국인 중 흑인은 41%가 이혼을 경험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아시아계는 16%로 가장 낮았다. 또한 미국 태생(36%)이 이민자(22%)보다 이혼 경험률이 높았으며, 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25%)는 고졸 이하(37%)나 일부 대학 교육 이수자(41%)보다 이혼율이 현저히 낮았다.

이혼은 경제적 상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혼 상태인 18~64세 남성의 고용률은 73%로, 초혼 남성(88%)보다 낮았다. 반면 이혼 여성의 고용률은 76%로 초혼 여성(71%)보다 오히려 높았다. 가계 소득 중간값 역시 이혼자는 84,900달러로, 초혼자(118,600달러)나 재혼자(114,600달러)보다 크게 낮아 이혼이 경제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한편, 이혼을 경험한 미국인 3명 중 2명(66%)은 재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경험이 있는 남성의 68%, 여성의 64%가 재혼했으며, 인종이나 학력에 따른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재혼 가정의 약 46%는 현재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자녀를 낳아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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