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신앙 = LGBTQ 반대?’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복잡한 현실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09-04관련링크
본문
[기사요약] 종교와 LGBTQ 권리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RRI 분석에 따르면, 단순히 교회에 자주 출석하는 행위보다 ‘기독교 민족주의’ 이념 지지 여부가 LGBTQ 반대 입장을 더 강하게 예측했다. 특히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은 종교성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지지율이 낮아, 사안에 대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 신앙과 LGBTQ 권리, 이분법을 넘어선 이해 (AI사진)
동성 결혼, 종교적 신념에 따른 서비스 거부, 성전환 의료 서비스 등을 둘러싼 법적 논쟁은 종종 종교와 LGBTQ 포용을 서로 대립하는 가치로 설정한다. 이러한 구도는 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현실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크리스토퍼 뉴포트 대학교의 유세프 슈후드(Youssef Chouhoud) 정치학 부교수가 공공 종교 연구소(PRRI)의 2024년 미국 가치 아틀라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종교성이 높거나 신앙심이 깊다고 해서 LGBTQ 권리에 대한 반대가 일률적으로 증가한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분석은 미국인의 삶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역할을 두 가지 다른 척도로 측정했다. 첫째는 ‘교회 출석 빈도’로, 예배에 얼마나 자주 참석하는지를 기준으로 한 행동 지표다. 둘째는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한 지지도로, 기독교가 미국 공적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정치·신학적 세계관을 말한다.
PRRI는 “미국 정부가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선언해야 한다”와 같은 5개 문항에 대한 동의 수준에 따라 응답자를 ‘반대자’, ‘회의론자’, ‘동조자’, ‘신봉자’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분석은 이 두 척도가 다섯 가지 LGBTQ 관련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다른 인구통계학적 변수(나이, 학력, 성별, 인종 등)를 통제한 상태에서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종교의 역할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달라진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기독교 민족주의’에 대한 지지는 단순히 ‘교회 출석 빈도’보다 LGBTQ 포용 정책에 대한 반대를 훨씬 더 강력하게 예측하는 변수로 나타났다. 기독교 민족주의는 전반적으로 LGBTQ 정책에 대한 낮은 지지율을 예측했을 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문화적 변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정책에 대한 저항감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슈 따라 달라지는 지지... 트랜스젠더 권리는 가장 낮은 공감대
다섯 가지 정책 모두에서 기독교 민족주의 ‘신봉자’ 그룹은 ‘반대자’ 그룹보다 LGBTQ 포용적 견해를 표명할 가능성이 정책에 따라 12%p에서 최대 47%p까지 현저히 낮았다. 이러한 격차는 전통적인 기독교의 정체성과 도덕 규범에 도전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동성 결혼이나 트랜스젠더 권리처럼 상징성이 강한 문제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교회 출석 빈도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일관성이 덜한 관계를 보였다. 차별 금지 보호법이나 신분증 정책과 같은 일부 문제에서는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과 거의 참석하지 않는 사람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에도 그 폭은 7%p에서 27%p 사이로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 여부에 따른 격차보다 훨씬 작았다.
이러한 결과는 종교를 미국 공적 생활의 단일하고 일관된 힘으로 취급하는 일반적인 통념을 복잡하게 만든다. 또한 개인의 종교적 실천이 곧바로 LGBTQ 권리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을 반박한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많은 미국 기독교인들이 포용적인 정책을 지지하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기독교 민족주의 이념을 지지하는 기독교인들이 훨씬 더 큰 저항감을 표현했다.
주목할 점은 트랜스젠더 아동의 의료 서비스나 신분증 관련 법안처럼 트랜스젠더 권리와 관련된 정책들은 종교적 성향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트랜스젠더 이슈에 대한 상대적인 생소함이나 불편함이 종교적 신념이나 실천과 별개로 지지 여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LGBTQ 권리 논쟁을 ‘종교’ 대 ‘포용’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만 보는 것은 기독교 공동체 내부에 존재하는 의미 있는 다양성을 간과하게 만든다고 슈후드 교수는 설명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